법정 최고금리 내렸는데… ‘대출 갈아타기’ 막막? [사자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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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 최고금리 내렸는데… ‘대출 갈아타기’ 막막? [사자경제]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1.07.07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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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경제] 각주구검(刻舟求劍). 강물에 빠뜨린 칼을 뱃전에 새겨 찾는다는 어리석고 융통성이 없음을 뜻하는 사자성어입니다. 경제는 타이밍입니다. 각주구검의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않게 경제 이슈마다 네 글자로 짚어봅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지난 1월 18일 정부서울청사 합동브리핑실에서 2021년 금융위원회 업무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금융위원회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지난 1월 18일 정부서울청사 합동브리핑실에서 2021년 금융위원회 업무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금융위원회

“낮은 금리의 대출로 보다 쉽게 갈아탈 수 있도록 하겠다.”

황금소의 해가 보름여 지난 1월 18일,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새해 업무계획>을 내놓습니다. 7월 7일부터 법정 최고금리가 내려가는 만큼 ‘대환대출’ 인프라도 함께 구축한다는 계획입니다. 여러 금융기관의 대출상품을 비교한 뒤 갈아타는 ‘비대면 원스톱 플랫폼’을 만든다는 것입니다. 금융소비자는 하나의 역에서 금리가 적힌 열차를 보고 마음에 들면 올라타기만 하면 됩니다.

‘대환대출’. 금융기관에서 새로 대출을 받은 뒤 이전의 대출금을 갚는 것을 일컫는 네 글자입니다. 금융위원회가 오는 10월 오픈을 목표로 추진 중인 ‘대환대출 플랫폼’에 일부 시중은행이 참여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들은 은행권의 독자적인 플랫폼 구축을 주장하지만 이마저도 불투명한 상황이어서 금융소비자들의 불만은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과 NH농협은행은 토스와 카카오페이, 뱅크샐러드 등에서 대출을 갈아탈 수 있는 플랫폼 서비스에 참여하지 않기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따라 이들 은행은 최근 진행된 플랫폼별 사전 참여 선호도 조사에서 토스나 카카오페이 등 어느 곳에도 참여 의사를 밝히지 않았습니다.

대환대출 플랫폼 개념도. /자료=금융위원회
대환대출 플랫폼 개념도. /자료=금융위원회

금융위가 ‘비대면 원스톱 대환대출 플랫폼’으로 가장 먼저 추진하는 방안은 토스 등의 금리비교 플랫폼을 금융결제원의 대환대출 인프라와 연결하는 방식입니다. 금융소비자는 더 낮은 금리의 대출을 손쉽게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지만 은행 입장은 다릅니다. 대출 갈아타기가 쉬워지면 ‘금리 무한경쟁’ 가능성이 큰 데다 플랫폼에 지불해야 하는 수수료도 부담입니다.

KB국민은행은 가계대출 잔액 등에서 현재 업계 상위권이라 굳이 갈아타기 플랫폼에 참여할 이유가 없습니다. NH농협은 대환대출 플랫폼 자체에 반대한다기보다 빅테크의 플랫폼에 들어갈 경우 수수료 등의 문제를 지적합니다. 은행연합회 등이 주도해서 플랫폼을 만든다면 참여할 의사가 있다는 것입니다. 빅테크 또는 핀테크로의 종속이 빨라질까 두려운 것입니다.

시중은행 입장에서는 플랫폼에 참여해봤자 금리 경쟁만 치열해질 뿐 얻는 것이 없다는 판단입니다. 수수료와 접속자 증가로 플랫폼을 운영하는 IT(정보통신) 기업의 배만 불려준다는 걱정이 앞서는 것입니다. 특히 대출액의 0.6∼2.0%에 이르는 플랫폼 수수료가 고객의 부담으로 이어질 경우 돌아오는 비난은 은행들 몫이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시중은행들은 지난달부터 ‘은행연합회 회원 금융기관 금리비교·대환대출 플랫폼 구축’을 논의하기 시작했습니다. 은행들끼리 따로 플랫폼을 만들어 낮은 수수료로 금리비교와 대환대출 서비스를 제공하자는 취지입니다. 다만 은행연합회 회원사라도 시중은행과 인터넷은행의 이해관계가 서로 달라 합의가 쉽게 이뤄질지는 미지수입니다.

여러 금융기관의 대출상품을 비교한 뒤 낮은 금리로 한번에 갈아타는 ‘비대면 원스톱 플랫폼’ 구축 사업에 일부 시중은행들이 참여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픽사베이
여러 금융기관의 대출상품을 비교한 뒤 낮은 금리로 한번에 갈아타는 ‘비대면 원스톱 플랫폼’ 구축 사업에 일부 시중은행들이 참여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픽사베이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누리꾼들은 금융소비자를 위한 흐름에 시중은행들도 동참하라고 재촉합니다. 아울러 시대에 뒤처진 은행들의 잘못된 관행들을 꾸짖고 있습니다. 반면 관치 논란과 함께 되레 소비자 부담만 키울 것이라는 지적도 이어집니다.

“어차피 인터넷은행에 잠식당하고 있는 상황인데, 시대 흐름에 역행하지 말고 차라리 빨리 동참해라. 기업 망하는 거 순식간이다” “돈놀이 불로소득의 끝판왕!!! 은행들, 은행마진 떨어질까봐 벌벌 기네, 철퇴를 맞아야한다” “은행들아 징징대지 좀 마.... 코로나 때문에 국민들 등골 뽑아 먹은 게 얼만데” “좀 그냥 잘 마련해서 빨리 쓸 수 있게 해주소” “수수료부담은 빌리는 사람 몫이 되겠죠. 수수료 없는 플랫폼으로 정부가 만들고 모든 금융사가 강제 참여토록 해주세요” “국민은행, 농협 쓰지 말아야 정신 차리지!”.

“은행 쓸데없는 서류에 사람 오라가라 금리도 높고... 대출해주고 번 돈으로 성과급 몇억대 타고 ㅎㅎㅎ 그러니 반발 XX이지?? 누가 모르남?” “모기지론 리먼사태 생각난다. 서로 채권 사고팔고 ㅋㅋ” “돈잔치 5대은행 막아라” “저 이기적인 은행의 모습.. 그동안 부자들은 쥐꼬리만 한 것에 신경을 쓰지도 않았을 것이고, 저 속성으로 아둥바둥 사는 서민들을 우려먹었겠지” “은행원들 그동안 많이 묵었잖어 연봉이 어마어마했제” “은행들 아직 정신 못차렸네요” “저것들 정신차리게 저금리정책 좀 계속 유지해라”.

“은행주가 왜 떨어지나 했는데 관치 때문이었어......언제까지 관치할 거야” “생색은 금융위가 내고 돈은 은행에서 내나?” “결국 대출 소비자 부담만 증가시키는 제도군요. 핀테크에 수수료 지급요율이 1.6%~2.0%. 대출금 금리와 그다지 차이가 없네 . 은행은 이와 같이 핀테크에 지급하는 수수료만큼 대출 소비자에게 부담을 지울 수밖에 없는데. 참 누구의 발상인지 한심한 발상이군요. 핀테크 12업체는 이 수수료 수입으료 운영하는 거고”.

고금리 대출 이용자 상황별 유의사항. /자료=금융위원회
고금리 대출 이용자 상황별 유의사항. /자료=금융위원회
/자료=금융위원회
/자료=금융위원회

한편 오늘(7일)부터 법정 최고금리가 24%에서 20%로 내려간 가운데 신용카드회사들도 발 빠르게 금리를 낮췄습니다, 비씨와 우리카드는 이날 현금서비스 최고금리를 23.28%에서 19.90%로 4.38%포인트 내렸습니다. 하나카드는 이보다 앞서 지난 1일 현금서비스와 카드론의 최고금리를 19.90%로 인하했습니다.

금융위는 이날 “최고금리 인하는 기존 대출에 소급 적용되지 않지만 이번에 카드사, 저축은행 등은 최고금리 인하 취지에 동참해 기존 대출에도 자율적으로 적용하기로 했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대환대출인 안전망 대출Ⅱ 등 정책금융상품의 이용이 어려운 경우라도 채무 부담이 과중한 경우 신용회복위원회 채무조정을 통해 감면을 지원받을 수 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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