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안개’에 출구 없는 LC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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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안개’에 출구 없는 LCC
  • 이경호 기자
  • 승인 2021.05.21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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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급여·항공기 수도 줄였지만 적자에 자본잠식까지
사진=펙셀즈
사진=펙셀즈

코로나19 사태 장기화 저비용항공사(LCC)들의 경영난이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직원 수를 줄이고 급여를 삭감해도 늘어나는 적자폭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부진 탈출을 위한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제주항공, 진에어, 티웨이항공, 에어부산 등 상장 LCC 4사가 올해 1분기에 기록한 영업이익이 -2379억원에 이르고 있다. 코로나 사태가 터진 지난해 1분기(-1556억원)보다도 적자 폭이 800억원이나 커졌다.

제주항공의 1분기 영업손실은 873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1분기 657억원 적자 대비 32.8% 늘어난 수치다. 제주항공의 1분기 매출은 418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2292억원)보다 무려 82%나 줄어들었다.

티웨이항공도 영업손실을 454억원 기록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손실이 무려 103.5% 불어났다. 매출도 76.4% 줄어든 353억원을 기록했다.

진에어는 1분기 영업손실이 601억원으로, 적자 규모가 지난해(313억원)에 비해 무려 2배나 커졌다. 매출액은 439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같은 기간(1439억원)에 비해 3분의 1토막이 났다.

에어부산은 다른 LCC사들보다는 양호한 편이지만 역시 적자를 면치는 못했다. 1분기 영업손실은 472억원으로, 전년(385억원)보다 22% 늘어나는데 그쳤다. 다만 매출액은 320억원을 기록하면서 전년(931억원) 대비 66% 가량 줄었다.

에어부산 측은 “직원들의 휴직 실시 등으로 비용을 줄인데다 국내 항공사 최초로 관광비행을 도입하는 등 다양한 상품 개발을 통해 영업손실을 줄이는 데 최선을 다했다”고 설명했다.

LCC 4사는 지난해 1분기에 비해 직원 수와 급여를 큰 폭으로 줄이면서 비용절감에 나서고 있으나 상황이 녹록지 않다. LCC 4사의 올해 1분기 직원 수는 총 8418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8957명)보다 539명(6%) 감소했다. LCC 4사의 급여 총액은 4400만원으로, 전년 5900만원보다 1500만원(25%)이나 줄어들었다.

이 와중에 정부가 항공사들에 지급해온 유급 휴직 고용유지지원금의 지급 기간이 다음 달 종료돼 무급 휴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LCC 4사는 항공기 리스료라도 줄이기 위해 비행기 숫자까지 줄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1월에 1대, 3월에 2대 등 총 3대를 반납해 비행기 수가 41대로 줄었다. 진에어도 올해 들어 5대를 반납해 23대로 감소했다. 티웨이과 에어부산도 지난해 하반기 각각 1대, 4대를 반납했다.

LCC 4사는 이런 자구노력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항공과 같은 대형 항공사들은 화물 전용기를 운영하면서 여객 사업 부진을 만회하고 있지만 여객 사업에만 매진해온 LCC 업계는 그렇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지난해부터 자본금을 까먹기 시작하면서 LCC 4사는 재무건전성에는 경고등이 켜졌다. 제주항공, 진에어, 에어부산이 부분자본잠식에 빠진 것이다. 이들의 부채비율은 각각 681.5%, 1793.4%, 1745.7%에 달한다. 티웨이항공은 그나마 지난달 8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해 당장 자본잠식은 면했다.

LCC 업체 관계자는 “LCC의 주력 사업인 국제선 수요가 회복되지 않는 한 생존 여부가 불투명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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