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 꽉 막힌 하늘길… 항공업계, 날개 접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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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에 꽉 막힌 하늘길… 항공업계, 날개 접을까
  • 김인수 기자
  • 승인 2020.05.20 13: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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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 항공사 체제 이후 '모두 마이너스 영업실적' 기록은 처음
아시아나가 전체의 절반 차지… 순손실은 사상 첫 -1조원대
“항공사들은 생존의 기로에 서 있는 상황” 재편 가능성 제기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국내 항공사들이 올해 1분기 사상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들었습니다. 국내 6개 항공사 체제(상장사 기준)를 갖추게 된 2008년 이후 전체 항공사가 영업손실을 낸 첫해로 기록된 것인데요. 코로나19의 여파로 인한 여객 수요가 급감한 것이 주 원인으로 꼽힙니다.

코로나19 피해가 전 세계적으로 3월부터 본격화한 점을 감안하면 2분기 실적은 더 참담할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본지가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분석한 결과 6개 항공사 영업이익이 모두 적자로 전환됐는데요. 적자규모가 무려 4204억원에 이릅니다. 전년도 1분기에는 3778억원의 흑자를 냈었습니다. 분기순이익은 전년도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2개 대형항공사만이 적자였으나 올해에는 모든 항공사가 적자로 돌아섰습니다. 6개 항공사 분기순손실은 지난해 -775억원에서 올해에는 -1조4824억원으로, 1조원대 순손실을 기록했습니다.

6개 항공사의 매출액은 전년보다 26.5% 감소한 4조959억원을 기록했습니다. 가장 큰 매출 감소 폭을 나타낸 곳은 진에어로 전년보다 50.4%나 줄어든 1439억원으로 반토막 났습니다. 이어 진에어(46.5%), 제주항공(41.7%), 티웨이항공(38.1%), 대한항공(22.66%), 아시아나항공(21.5%) 순으로 감소 폭을 보였습니다. 단, 대한항공(2조3523억원)과 아시아나항공(1조1295억원)이 조단위 매출은 유지했습니다.

최대 영업손실을 기록한 항공사는 아시아나항공(-2082억원)으로 전년(-118억원)보다 무려 17.6배 늘어났습니다. 전체 항공사 적자의 절반입니다. 아시아나항공은 전년도에 이어 2년 연속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분기순손실도 지난해(-834억원)보다 6.5배 늘어난 -5490억원으로 사상 최악을 기록했습니다.

아시아나항공 측은 코로나19로 국제선 운항 편수가 기존 계획보다 92% 감소한 것이 실적 악화의 주요 원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대한항공 실적 역시 적자 늪을 헤맸는데요. 영업이익은 전년도 2384억원에서 올해에는 -566억원으로 적자 전환했습니다. 분기순손실 또한 지난해(-894억원)에 비해 7.7배나 증가한 -6920억원으로 불어났습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다음 달부터 미주와 유럽, 동남아 노선의 국제선 운항을 일부 재개할 예정이지만 회복기에 들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여객 수요보다는 항공화물 공급량을 확대하려는 조치이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그것입니다. 김유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12일 기준 186개국의 한국발 입국제한 조치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에 5월 국제선 여객수요도 4월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습니다.

저비용항공사(LCC)의 경우는 더 심각한데요. 국제선은 중국, 일본, 동남아 등 단거리 노선 위주인 데다 여행 수요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LCC 항공사들은 국제선 복항 계획조차 내놓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대형항공사와 달리 LCC는 지난해 모두 영업이익을 기록했으나 올해는 일제히 영업손실로 돌아섰습니다.

가장 큰 폭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곳은 LCC의 맏형 격인 제주항공입니다. 영업이익이 지난해 578억원에서 올해에는 -638억원으로 크게 뒷걸음 쳤습니다. 분기순이익 역시 지난해 426억원에서 -995억원으로 큰 폭으로 떨어졌습니다. 매출액도 전년(3913억원) 대비 41.7% 감소한 2281억원에 그쳤습니다.

진에어 또한 적자로 돌아섰는데요. 매출액은 전년(2900억원)보다 무려 50.4%나 감소한 1439억원으로 전체 항공사 중 가장 큰 폭의 하락입이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509억원의 흑자에서 올해에는 -313억원을 기록해 적자 전환했습니다. 분기순이익 역시 지난해 318억원에서 -458억원으로 적자로 돌아섰습니다.

티웨항공은 그나마 적자 폭이 가장 적었습니다. 매출액은 지난해보다 38.1% 줄어든 1492억원을 기록했으며, 영업이익은 전년 370억원 흑자에서 -220억원을 기록해 적자를 냈습니다. 분기순이익도 지난해 198억원에서 올해에는 -343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에어부산의 매출액은 전년보다 46.5% 줄어든 931억원을 기록해 유일하게 1000억원 문턱을 넘지 못했습니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55억원에서 올해에는 -385억원으로 적자 폭이 컸습니다. 분기순이익 역시 19억원 흑자에서 올해에는 -618억원으로 큰 폭으로 떨어졌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2분기에도 코로나19로 인해 여행 수요 회복 시점을 예측하기 어려워 힘든 영업환경이 예상된다”며 걱정을 쏟아냈습니다.

코로나19가 장기화할 것이란 관측 속에 어려운 영업환경을 지속하며 한계상황까지 몰린 항공업계의 재편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습니다.

김유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가까운 시일에 코로나19 확산이 둔화하더라도 각 국가들의 입국제한조치가 보수적으로 해제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기 때문에 온전한 회복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이라며 “항공사들은 현재 생존의 기로에 서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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