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로 버틴 국적항공사, 하반기 생존 ‘시계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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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로 버틴 국적항공사, 하반기 생존 ‘시계제로’
  • 김인수 기자
  • 승인 2020.08.06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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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전용기 직접 운영 대한항공·아시아나, 여객수요 감소분 메워 흑자 전환
국제선 정기편 운항 제주항공은 적자폭 키워… “턴어라운드 시점 예상 못해”
7월 국제선 여객 수 작년 대비 97.4% 급감… 최대 성수기인 3분기 ‘먹구름’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코로나19 여파로 하늘길이 끊기면서 항공업계가 고사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국제선 승객이 전무한 실정이어서 하며 실적이 곤두박질치고 있는 것입니다. 그나마 화물부문이 실적을 떠받치고 있어 대형항공사 중심으로 깜짝 실적을 낼 것이란 분석도 나오지만 우리나라 항공사의 특징이 빚은 반사이익일 뿐 하반기는 장담하기 어렵다는 지적입니다. 특히 저비용항공사(LCC)는 적자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합니다.

본지가 한국항공협회와 에어포탈 등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 2분기 국적 항공사의 국제선 여객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97.8% 급감했습니다. 이는 국제선 정기편을 운항하는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제주항공 기준이며 전세기를 제외한 수치입니다.

대한항공의 2분기 국제선 여객수는 19만458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6.2% 급감했습니다. 지난해 2분기 국제선 여객수는 504만4013명이었습니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지난해 2분기 348만9554명에서 올해 2분기에는 12만574명이 국제선을 이용했는데요. 비율로 따지면 96.5%가 줄었습니다. 제주항공의 경우는 2분기 국제선 여객수가 1만3127명에 머물렀는데요.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201만1633명에 비해 99.3% 급감한 것입니다.

대형사의 경우 그나마 화물부문 이익이 확대돼 실적을 견인할 것으로 보입니다. 금융정보 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대한항공의 올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 전망치는 82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986억원에서 흑자로 전환할 전망입니다. 지난 1분기 -566억원의 영업손실을 고려하면 하면 올 상반기 전체로도 흑자입니다. 하지만 매출은 2조2041억원으로, 지난해보다 29%가량 감소할 예정입니다. 2분기 매출 중 화물부문의 매출만 전체 매출의 절반이 넘는 1조2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며 호실적을 거둔 것입니다. 화물부문 매출은 코로나 이전에는 통상 전체 매출의 20%가량을 차지했습니다. 여객수가 줄어든 부분을 화물이 메우고 있는 셈입니다.

아시아나항공도 깜짝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화물부문이 의외의 반사수혜를 얻으며 2분기 영업이익은 555억원 흑자를 낼 것으로 예측됩니다. 지난 1분기에 -2082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것에 비하면 비약적인 실적입니다. 하지만 매출액은 47% 감소한 9198억원이 예상됩니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항공업종에서 2분기 영업흑자는 전세계적으로도 찾아보기 힘든 성과”라고 분석했습니다. 그러면서 “항공화물 시장은 유례없는 공급부족에 직면했는데 전세계 항공화물 물동량에서 여객기를 통해 운송되는 비중은 40%가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특히 우리나라 양대 국적사처럼 화물 전용기를 직접 운영하는 항공사가 많지 않아 아시아나항공의 화물 운임은 전년 동기 대비 102% 급등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진단했습니다.

반면 여객 중심인 제주항공은 코로나19 충격을 고스란히 받으면서 1분기보다 적자 폭을 키웠습니다. 제주항공의 점정실적에 따르면 올 2분기 영업손실이 847억원으로, 1분기(-638억원)보다 적자폭이 24.7% 커졌습니다. 2분기 영업손실 규모는 지난해 같은 기간(274억원)에 비해 무려 208.8% 늘어났습니다. 매출액은 360억원으로, 지난해 2분기(3130억원) 대비 88.5% 감소했으며 당기순손실은 832억원으로 182% 줄었습니다.

1분기에는 코로나19 영향을 부분적으로 받았지만 4~6월에는 국제선 운항이 대부분 멈추게 되면서 고스란히 충격을 받은 것입니다. 제주항공은 현재 국제선 76개 중 4개 노선만 운항 중입니다.

제주항공 측은 “코로나19로 대부분의 국제선 노선을 축소하고 여행수요가 급감한 것이 주요 원인”이라며 “현재로서는 턴어라운드 시점을 예상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습니다.

하반기에는 항공사들이 더 힘들어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합니다. 대형사의 경우 2분기에는 화물 운송이 뒷받침되면서 선방했지만 하반기에는 이것도 장담이 어렵다는 것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2분기에는 화물수요 쏠림현상으로 선방했지만 지속적인 흑자를 내기 위해서는 여객 수요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코로나19 장기화 여파로 1년 중 최대 성수기로 꼽히는 3분기도 정상적인 운항이 어려울 것이란 관측입니다. 실제로 국내선 수요는 다소 회복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국제선 수요는 여전히 꽉 막혀 있기 때문인데요.

지난 7월 한 달간 국내선 여객수는 492만9197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547만9100명)과 비교했을 때 10.04% 감소에 그쳤습니다. 운항편수도 3만3233편으로, 지난해(3만4106편) 대비 2.6% 줄었을 뿐입니다.

반면 국제선 여객수는 7월 13만9236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533만6032명) 대비 97.4%나 급감했습니다. 이는 코로나19 여파로 운항편수 및 여객수 감소세가 본격 반영된 지난 3월(-92%) 이후 5개월 연속 90% 이상 감소율입니다.

김유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가까운 시일에 코로나19 확산이 둔화하더라도 각국의 입국제한조치가 보수적으로 해제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기 때문에 온전한 회복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이라며 “항공사들은 현재 생존의 기로에 서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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