쉰 밑자리에 퇴직 내몰린 1973년생과 ‘억대 전별금’ [사자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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쉰 밑자리에 퇴직 내몰린 1973년생과 ‘억대 전별금’ [사자경제]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1.01.21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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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 5곳 희망퇴직자 2000명 넘을 듯… 대상 연령 낮아지고 특별퇴직금은 ‘억소리’

[사자경제] 각주구검(刻舟求劍). 강물에 빠뜨린 칼을 뱃전에 새겨 찾는다는 어리석고 융통성이 없음을 뜻하는 사자성어입니다. 경제는 타이밍입니다. 각주구검의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않게 경제 이슈마다 네 글자로 짚어봅니다.

하얀 소의 해인 2021년, 까만 소띠 1973년생은 우리 나이로 마흔여덟이 되었다. /사진=픽사베이
하얀 소의 해인 2021년, 까만 소띠 1973년생은 우리 나이로 마흔여덟이 되었다. /사진=픽사베이

‘개그우먼 송은이·박희진, 배우 박성웅·예지원·전도연·신은경·송윤아, 가수 이상민·김원준·김창열, 검사 서지현, 전 축구선수 이운재, 전 야구선수 박찬호…’

덴마크와 아일랜드, 영국이 유럽공동체(EU)에 가입하며 계축년 새해가 뜹니다. 그해 어린이날에는 서울 어린이대공원이 문을 엽니다. 한 달하고 일주일 뒤에는 만원권 지폐를 찍어냅니다. 갑인년을 이레 앞둔 날에는 유신 독재에 맞서 ‘개헌 청원 100만인 서명운동’이 펼쳐집니다. 하얀 소의 해인 2021년, 까만 소띠 1973년생은 우리 나이로 마흔여덟이 되었습니다.

1973년 8월 8일 발생한 김대중 납치사건은 같은 해 12월 24일 '개헌 청원 100만인 서명운동'의 도화선이 된다. 사진은 1971년 대통령선거 유세에 나선 김대중 후보. /사진=김대중평화센터
1973년 8월 8일 발생한 김대중 납치사건은 같은 해 12월 24일 '개헌 청원 100만인 서명운동'의 도화선이 된다. 사진은 1971년 대통령선거 유세에 나선 김대중 후보. /사진=김대중평화센터

‘희망퇴직’. 본인의 의사에 따라 퇴직하거나 사용자가 인원 감축을 위하여 종업원에게 퇴직 희망을 물어 해고하는 일을 일컫는 네 글자입니다.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 희망퇴직자가 시중은행 5곳에서만 2000명을 넘어설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일부 은행의 경우 1973년생을 넘어 1980년생까지 신청 대상을 확대해 갈수록 커지는 정년연장 목소리가 무색해지고 있습니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KB국민·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은 희망퇴직 신청을 받거나 진행하고 있습니다. 올해의 경우 신청 대상을 40대까지 늘리면서 ‘전별금’인 보상 규모도 키웠습니다. 따라서 업계에서는 8억원 이상 퇴직금을 받는 은행원이 많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앞서 2019년 KB국민·신한·우리·하나 등 4대 은행의 평균 명예퇴직 금액은 8억원이었습니다.

이들 은행의 당시 사업보고서를 보면 5억원 이상 보수를 받은 직원은 모두 17명입니다. 하나은행이 평균 11억8000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국민(8억6600만원), 신한(8억5400만원), 우리은행(7억9800만원) 순이었습니다. 이들이 수령한 평균 퇴직급여는 ▲하나 9억5600만원 ▲국민 8억800만원 ▲우리 7억6400만원 ▲신한은행 7억5400만원이었습니다.

KB국민은행은 올해 희망퇴직 대상자를 1965년생부터 1973년생까지로 확대했다. 사진은 서울 여의도에 자리한 KB국민은행 본점. /사진=KB국민은행
KB국민은행은 올해 희망퇴직 대상자를 1965년생부터 1973년생까지로 확대했다. 사진은 서울 여의도에 자리한 KB국민은행 본점. /사진=KB국민은행

먼저 오는 22일까지 희망퇴직 신청 접수를 받는 국민은행은 지난해 1964년~1967년생이던 대상자를 1965년~1973년생으로 확대했습니다. 이들에게는 23~35개월치의 특별퇴직금과 함께 학자금 또는 재취업지원금도 지급합니다. 재취업준비금은 최대 3400만원으로 1년 전보다 600만원 늘었습니다. 학자금은 학기당 350만원으로 최대 8학기까지 지원됩니다.

하나은행은 이미 만 15년 이상 근무하고 만 40세 이상인 일반직 285명이 ‘준정년 특별퇴직’을 선택했습니다. 이들에게는 36개월치 평균 임금(관리자급은 27~33개월치)과 자녀 학자금(1인당 최대 2000만원), 의료비, 재취업·전직 지원금이 지급됐습니다. 신청 인원은 전년(92명)보다 3배 이상 늘었는데, 특히 1965년생과 1966년생은 226명이 특별 퇴직했습니다.

우리은행은 희망퇴직 인원을 468명으로 확정하고 이달 안에 퇴직 처리합니다. 1965년생에게는 24개월치, 1966년생부터는 36개월치의 급여를 지급하고 별도로 자녀 학자금(1인당 최대 2800만원) 등을 지원합니다. 이번의 경우 1974년생 책임자급으로까지 신청 대상이 확대되면서 희망퇴직 인원도 지난해(326명)보다 142명이 급증했습니다.

이밖에 신한은행은 오는 26일 정기인사에 맞춰 희망퇴직자를 확정하고 퇴직 처리하는데, 220여명이 신청서를 제출했습니다. 이들에게는 출생연도에 따라 최대 36개월치 임금과 자녀학자금 등을 지원합니다. 또 지난달 496명이 희망퇴직을 신청한 농협은행은 신청가능 연령이 1980년생으로 확대되고 39개월치 임금을 지급하면서 신청자가 140명 넘게 늘었습니다.

2010년대 후반 들면서 개업하는 치킨집보다 문을 닫는 가게가 더 많아지고 있다. 사진은 영화 '극한직업'의 한 장면.
2010년대 후반 들면서 개업하는 치킨집보다 문을 닫는 가게가 더 많아지고 있다. 사진은 영화 '극한직업'의 한 장면.

이 같은 소식에 누리꾼들은 부러움과 함께 앞으로의 진로에 대해 조언합니다. 아울러 금융권이 더 나은 서비스로 고객에게 다가올 것을 주문합니다.

“중소는 희퇴금 아낄려고 충성해온 임직원을 자존심 바닥까지 박박 긁고 진급 누락, 지방 발령 등 상황 곤란하게 만들어 자발 퇴사를 유도하는 데도 많은데, 역시 금융권을 다녀야 떠날 때도 대접 받는다” “부럽네요 역쉬 조은 회사 다녀야 돼요 성공했네” “목돈 챙겨서 좋겠다. 부럽다. 동학개미로 성공해 중소기업 사장으로 출세하길 바란다............문베충 주식쟁이 일동” “역쉬 창업이 최선이다” “치킨집 프랜차이즈 본사 돈 많이 벌겠구만”.

“거꾸로 은행이 돈을 얼마나 벌고 있는지 생각해봐야 한다. 반대로 그 이익에 상응하는 이용자에 대한 책임은 잘 이행되는지도”.

/자료=통계청
/자료=통계청

한편 지난 달 29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9년 기준 전국 사업체조사>에 따르면 전국 사업체는 417만5000개, 종사자는 2271만7000만명으로 전년보다 72만개, 48만명 늘었습니다. 특히 숙박·음식점업은 1년 새 1만9349개(2.5%) 급증했습니다. 60대 이상 은퇴자들이 비교적 진입 장벽이 낮은 커피·제과·일반음식점 등을 차리면서 크게 늘었다는 게 통계청의 설명입니다.

2019년 기준 '치킨집 개·폐업으로 보는 지역 특성'. /자료=국토연구원
2019년 기준 '치킨집 개·폐업으로 보는 지역 특성'. /자료=국토연구원

통계청 발표 다음날 국토연구원이 발간한 <치킨집 개·폐업으로 보는 지역별 특성 변화>를 보면, 2000년대 초반은 치킨집이 급증하는 팽창단계, 2000년대 중반에서 10년 동안은 개폐업의 수가 비슷한 정체단계, 2010년대 후반부터는 폐업의 수가 개업을 역전하는 쇠퇴단계로 나타났습니다. 억대의 종잣돈을 거머쥔 퇴직자들이 ‘인생 2막’을 위해 어떤 선택을 할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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