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벽두 구광모 회장 고모까지 소환한 ‘LG 불매운동’ [사자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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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벽두 구광모 회장 고모까지 소환한 ‘LG 불매운동’ [사자경제]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1.01.05 15: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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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단체, 청소노동자 집단 해고에 반발 캠페인… 용역회사는 구회장 고모들 소유

[사자경제] 각주구검(刻舟求劍). 강물에 빠뜨린 칼을 뱃전에 새겨 찾는다는 어리석고 융통성이 없음을 뜻하는 사자성어입니다. 경제는 타이밍입니다. 각주구검의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않게 경제 이슈마다 네 글자로 짚어봅니다.

1881년 1월 배니티페어에서 만화로 소개된 '불매운동'의 대명사 찰스 보이콧(왼쪽)과 이사도라 던컨. /출처=위키피디아
1881년 1월 배니티페어에서 만화로 소개된 '불매운동'의 대명사 찰스 보이콧(왼쪽)과 이사도라 던컨. /출처=위키피디아

“찰스 보이콧, 당신에겐 물건을 팔 수 없어.”

1870년대 아일랜드 메이요주, 한때 장군이었던 보이콧은 지역에서 악명이 높습니다. 백작의 땅을 관리하면서 소작료를 착취하고 농민들을 내쫓기 일쑤였습니다. 급기야 1880년 ‘토지연맹’을 만든 농민들은 소작을 거부하고, 상인들은 보이콧에게 물건조차 팔지 않습니다. 악덕 토지 관리인 보이콧(boycott), 그 이름은 그로부터 ‘불매운동’의 대명사가 됩니다.

“그 광경을 보지 않았더라면 나의 생애는 달라졌을 것이다.”

1905년 오늘(1월 5일), 스물여덟이었던 무용가는 러시아에서 본 장례식을 떠올립니다. 가족을 먹여 살릴 빵을 요구하다 학살당한 노동자들의 죽음. 미국의 파산한 은행가 딸이었던 그에게 가난은 남의 것이 아니었습니다. “끝없는 행렬이 지나는 동안 눈물이 흘러내렸고, 다시 뺨에서 얼어붙었다”. ‘그날’은 그를 평생 맨발로 자유롭게 춤을 추게 한 원동력이었습니다.

‘불매운동’. 어떤 특정한 상품을 사지 아니하는 일을 일컫는 네 글자입니다. 대개 그 상품의 제조국가나 제조업체에 대한 항의나 저항의 뜻을 표시하기 위해 이뤄집니다. 지난해 마지막 날 해고된 LG트윈타워 청소 노동자들과 공동대책위원회가 고용승계를 촉구하고 나섰습니다. 이들은 이와 함께 문제가 해결되기 전까지 LG 제품 불매운동을 선언했습니다.

공공운수노조 서울지부가 지난 1일 오전 LG트윈타워 앞에서 집단해고 강행 LG 규탄 및 청소노동자 투쟁 선언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공공운수노조 서울지부가 지난 1일 오전 LG트윈타워 앞에서 집단해고 강행 LG 규탄 및 청소노동자 투쟁 선언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사랑해요~'라는 광고문구를 '불매해요~'로 바꾼 LG 제품 불매운동 스티커. /출처=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사랑해요~'라는 광고문구를 '불매해요~'로 바꾼 LG 제품 불매운동 스티커. /출처=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공공운수노조, 노동인권실현을 위한 노무사모임 등으로 구성된 ‘LG트윈타워청소노동자집단해고해결을위한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는 어제(4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이 자리에서 공대위는 “LG는 이웃사랑 성금으로 120억원을 내면서도 10년 일한 청소노동자들은 쫓아냈다”라며 말문을 열었습니다.

공대위는 이어 “집단해고 사태를 해결하고자 공대위는 계속해서 LG 측과 공문 발송, 면담 요청 등 대화 시도를 해왔지만 LG는 어떠한 대화나 답변조차 거부했다”라며 “LG의 위선적인 행태를 멈출 방법은 불매운동을 포함한 사회적 압력밖에 없다는 것이 우리의 결론”이라고 밝혔습니다.

앞서 LG트윈타워 청소 노동자 80여명은 지난해 마지막 날 모두 고용계약이 해지됐습니다. 건물 관리를 맡은 LG가 100% 출자한 ‘에스앤아이코퍼레이션’이 청소용역업체 지수아이앤씨에 같은 날 계약 해지를 통보했기 때문입니다. 지수아이앤씨는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고모인 구훤미·구미정씨가 50%씩 지분을 소유하는 오너 특수관계인 회사입니다.

지난달 16일부터 고용승계 농성을 벌여온 청소 노동자들은 “사측이 노조 가입을 했다는 괘씸죄로 해고했다”라는 주장을 펼치고 있습니다. 공대위는 “청소 노동자들이 지난 한 달 간 사용자를 만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했다”라며 “그러나 출입문을 틀어막고 밥과 전기와 난방을 끊어가며 노동자들을 내모는 것이 LG측의 유일한 대답”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공대위는 그러면서 LG 제품 불매 운동을 선언했습니다. 공대위는 “LG에 대한 사회적 압력 없이 문제 해결이 불가능하다고 보고 불매 운동을 시작한다”라며 “고용승계라는 한 마디면 충분하다. 우리는 LG가 스스로 공언한 ‘인간 존중 경영’의 자리로 돌아오도록 불매운동의 수위를 높여갈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한편 대일 무역적자가 다시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일본 무역 적자는 208억4000만달러로 2019년의 191억6000만달러보다 16억8000만달러 늘었습니다. 코로나19로 우리의 수출이 부진한 탓도 있지만 불매운동이 느슨해지면서 일본산 맥주와 자동차 수요가 서서히 회복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불매 운동이 다소 느슨해지면서 일본산 맥주류와 자동차 수요가 서서히 회복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사진=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불매 운동이 다소 느슨해지면서 일본산 맥주류와 자동차 수요가 서서히 회복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사진=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LG 제품 불매운동’ 소식에 누리꾼들은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고모들까지 소환하면서 ‘하청구조’의 잘못된 점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사실을 알고 제대로 비판들 하시길. LG그룹사의 빌딩들은 건물관리를 100프로 외주업체에 줍니다. 대부분이 종합관리 및 임대관리는 LG계열사나 마찬가지인 우리나라 건물관리업체중 제일 큰 "서브원"이 맡습니다. 그 외 미화부분은 외주사의 재하청으로 이뤄지는 게 대부분입니다. LG타워가 미화부분만 재하청 없이 직접 외주를 줬다해도 근로자는 LG와 근로계약한 것이 아니고 해당 외주업체와 근로 계약한 것입니다. 외주사와 계약종료로 고용승계를 주장할 법적근거는 없습니다. 외주용역사의 근로계약이 1년, 2년 단기계약을 법적으로 규제하는 게 우선입니다”.

“그 외주 용역사가 회장 고모들이 소유한 것이니 사실상 엘지에 압박을 넣는 것이죠” “님의 의견처럼 외주용역사의 근로계약이 1년, 2년 단기계약을 법적으로 규제하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해당 건물의 관리는 lg계열사에서 하고 있고 그 계열사에서 청소용역을 구광모회장 고모 소유의 하청업체에 하고 있다고 돼있네요. 그 하청업체를 바꾸다가 생긴 일이고요. 사실관계파악 잘하시고 댓글 다는 게 좋을 거 같아요” “난독증인가? 고모들 거라는 거 안보임? 결국 지들 가족용역 만들어서 빼먹고 버리는 거 아님?”.

“하청노동은 없애야한다” “이 나라는 하청 용역부터 없애는 게 우선이다. 1년에 한번 재계약 할 때마다 업체와 용역회사 근로자들한테 어찌나 갑질하던지? 협박에 시달리는 근로자 꽤 많다. 왜 아직 용역을 없애지 못하고? 근무자가 회사 눈치봐가며 일을 해야 하는지?? 국회 법안 만들 수 없는지?? 용역으로 뒷주머니 챙기고 또한 용역회사에 윗 본사 직원 및 국회들 뒷주머니 챙길 수 있으니까. 절대로 없애지 못하겠니? 하청 용역 모두 없애고. 자회사로 뽑으면 좋겠다”.

‘대일 무역적자 확대’에는 다시 일본제품 불매운동에 나서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에서는 바그너의 음악이 연주되지 않는다. 가장 유명한 지휘자였던 카랴얀의 음반도 판매되지 않는다. 용서는 하되 잊지는 말자. 이스라엘이 나치를 대하는 태도이다. 과거를 잊은 민족에게는 미래가 없다. 아직도 일본맥주를 마시고 2020년식 일본 차를 타는 이 들을 보면 과연 무슨 생각을 하며 사는가 의아할 때가 많다” “넷플릭스 진격의 거인이 top10에 올라온 거 보고 경악했다. 진격의거인 작가가 혐한인데 그걸 왜 봐. 친일파 청산 못한 게 한이고 그건 이승만의 업적이지” “그래도 난 계속 한다”.

/그래픽=뉴스웰
/그래픽=뉴스웰

오늘(5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기업들의 거액예금 규모가 빠르게 불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해 6월 말 기준 10억원 초과 기업자유예금 잔액이 180조7680억원으로, 5년 전인 2015년 6월 말(110조1590억원)보다 64% 급증했습니다. 초저금리와 코로나19 사태가 맞물리면서 불확실성이 커지자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제 기업이 잘되어야 국민도 덕 본다는 낙수효과라는 말이 한갓 헛소리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국민들은 알고 있다”. 2015년 5월 12일, 장하성은 칼럼을 통해 기업은 생산과 투자의 주체라고 강조합니다. 애덤 스미스의 말처럼 ‘따뜻한 손’은 불매가 아닌 구매 욕구를 불러일으키는 기업의 투자입니다.

“생산자의 이익은 소비자의 이익을 증진시키는 데 필요한 한에서만 고려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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