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회피 논란’ 구글, 한국 유튜버에 미국세금 내라고? [사자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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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세회피 논란’ 구글, 한국 유튜버에 미국세금 내라고? [사자경제]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1.03.11 16: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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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미국 수익분’ 세금 원천 징수키로… 5월까지 수익 신고 안하면 총수입의 24% 공제

[사자경제] 각주구검(刻舟求劍). 강물에 빠뜨린 칼을 뱃전에 새겨 찾는다는 어리석고 융통성이 없음을 뜻하는 사자성어입니다. 경제는 타이밍입니다. 각주구검의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않게 경제 이슈마다 네 글자로 짚어봅니다.

유튜브 최초의 동영상인 18초짜리 분량의 'Me at the zoo'. /사진=유튜브 영상 갈무리
유튜브 최초의 동영상인 18초짜리 분량의 'Me at the zoo'. /사진=유튜브 영상 갈무리

“텔레비전에 내가 나왔으면 정말 좋겠네~ 정말 좋겠네~”

2005년 4월 23일, 18초짜리 동영상이 올라오자 세 창업자는 한숨을 내쉽니다. ‘당신(You)도 텔레비전(Tube)에 나올 수 있다’라는 구호가 그제서야 지켜졌기 때문입니다. 두 달 동안 첫 동영상이 업로드 안 돼 폐쇄를 고민하던 ‘당신의 텔레비전’은 1년 8개월 뒤 세계에서 가장 큰 검색서비스 회사에 팔립니다. 몸값이 16억5000만달러로 껑충 뛴 뒤입니다.

‘원천징수’. 소득 또는 수입 금액을 지급하는 자가 그 돈을 줄 때, 정부 대신 세금을 미리 떼고 지급하는 방식을 일컫는 네 글자입니다. 구글이 수익이 창출되는 유튜브 크리에이터인 유튜브 파트너 프로그램(YPP)에 가입한 이들에게 미국 세금을 원천징수하기로 하면서, 국내 유튜버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습니다.

거주자 및 내국법인의 원천징수 세율. /자료=국세청
거주자 및 내국법인의 원천징수 세율. /자료=국세청

구글은 어제(10일) “미국 시청자로부터 얻은 수입에 대해 이르면 2021년 6월부터 구글이 미국 세금을 원천 징수할 수 있다”라며 “최대한 빨리 애드센스에서 미국 세금 정보를 제출해 주시기 바란다”라고 알렸습니다. 그러면서 5월 31일까지 세금 정보를 제출하지 않으면 전 세계 총수입의 최대 24%를 공제할 수 있다고 구글은 덧붙였습니다.

우리나라 유튜버들이 미국 시청자에게 얻은 수입에 대해서는 미국 정부에 세금을 내야 한다는 것입니다. 수입에 대해 징수하는 세금은 10%로, 미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우리 유튜버들이 내지 않던 세금을 내야 한다는 것입니다. 구글의 이 같은 원천징수 방침이 알려지자 우리 정부는 사실 관계 파악에 나섰습니다.

기획재정부는 비거주자 외국인에 대한 미국의 세금 원천징수 목적과 앞으로 어떤 변화가 발생할지 등을 먼저 분석하고 대응 방안을 마련한다는 방침입니다. 기재부 관계자는 “미국이 어떤 취지로 과세하는 것인지 파악하고 있다”라며 “미국 원천징수분에 대해서는 세액공제를 통해 이중 과세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구글이 과세할 경우 우리나라 유튜버들은 10%의 세율을 적용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 정부가 미국과 맺은 조세조약에 따라 최고 15% 세율을 적용받지만, 유튜브 콘텐츠는 영화를 포함한 문예 부문에 해당돼 예외적으로 10% 세율로 제한되기 때문입니다. 구글의 이 같은 공지에 유튜버들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구글이 우리나라 유튜버들에게 미국 세금을 원천징수하기로 하면서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구글이 우리나라 유튜버들에게 미국 세금을 원천징수하기로 하면서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다만 우리나라가 영어 문화권에 속하지 않기 때문에 과세로 이어지더라도 타격은 덜할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 콘텐츠를 소비하는 미국 시청자가 비교적 많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기 때문입니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누리꾼들은 구글의 과세 방침에 비난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반면 소득 있는 곳에 과세는 당연하다며 고소득 유튜버에 대한 상대적 박탈감을 토로하는 목소리도 많습니다.

“우리나라에서 광고 수익 얻는 구글에게 세금 걷고 망 사용료 얻을 명분이 생겼네” “유튜브 대체할 만한 국산 동영상 플랫폼을 만들자” “돈 버는 유튜버가 대한민국 사람이고 대한민국에서 돈 버는데 왜 미국에 세금을 갖다 바치냐. 지들이 힘세다고 횡포를 부리는 구나” “웃기네 이제 전세계를 상대로 세금을 걷겠다고? 니들 수수료는 왜 가져가는데?” “어이없네 구글은 국내사용자한테 번 돈 우리나라에 세금 내냐??” “유툽 접고 단걸루 가장”.

“억대 유튜버들 걱정을 왜함?????” “뭐가 큰일 납니까? 겨우 10%인데” “돈 있는 곳에 세금 있는 게 당연하지” “잘됐다 한 50프로 먹여라” “세상에 쓸데없는 걱정 억대 연봉자 세금 걱정” “10억 버는데 1억 세금 더 낸다고 문짝에 기스나 날까” “유튜브 관련해서 큰일 날 일은 유튜브가 갑자기 먹통되는 거랑 망해버리는 거 빼고는 없음” “한국이 세금이 얼마나 적은 나라인지 직접 느껴라 미국 세금 장난 아니다” “나도 세금 1억 내고 싶다”.

동해를 ‘일본해’, 독도를 ‘리앙쿠르암초’로 표기한 구글 어스 지도.
동해를 ‘일본해’, 독도를 ‘리앙쿠르암초’로 표기한 구글 어스 지도.

“해당 지역의 법적 의무를 최대한 지킨다”. 어제 구글은 미국 유튜버들이 한국에서 벌어들이는 수익에 대해서도 똑같이 한국에 세금을 내게 할 것이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습니다. 앞서 지난해 10월 22일 국정감사에서 구글은 ‘조세 회피, 망 사용료 회피, 일본해 표기’로 집중 포화를 맞았습니다. 그날 한 의원이 구글코리아 관계자에게 했던 말입니다.

“구글의 창업 모토가 ‘Don’t be evil’(사악해지지 말자)이 아닌 ‘Must be evil’(사악해져야 한다)이 되고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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