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 발목 잡을 ‘K’와 ‘B’의 저주 [조수연의 그래픽저널]
상태바
세계 경제 발목 잡을 ‘K’와 ‘B’의 저주 [조수연의 그래픽저널]
  • 조수연 편집위원(공정한금융투자연구소장)
  • 승인 2020.12.07 11:5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일러스트=조수연 편집위원
/일러스트=조수연 편집위원

◆ 지구촌 곳곳 이상 증세, ‘K’의 저주

세계 경제의 이상 증상이 계속되고 있다. 사람들은 증시의 고가 행진에 취해 허황한 미소를 연신 띠고 있고, 경제전문가는 코로나19의 재확산이 가져올 경제의 충격에 공포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 다사다난한 2020년, 코로나 백신 개발의 희망에도 연말 코로나19의 확산세는 좀처럼 수그러들 것 같지 않다. 백신이 사회적 면역력을 갖추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상반기 겨우 꺼진 코로나19의 1차 충격은 하반기 거침없는 2차 확산세로 도화선은 다시 불이 댕겨질 전망이다.

3월 코로나19의 발발을 전 세계가 같이 인식할 때 대공황 이후 구경할 수 없던 수치까지 성장률은 위축했고 실업률은 치솟았다. 날이 추워지면서 코로나 재창궐과 백신 개발이 힘을 겨루는 모습이다. 바라지는 않지만, 만에 하나 코로나가 이기는 경우 그 한 가운데 K와 B의 저주가 있다.

필자의 그림에 미국 대선 기간 내내 유보된 코로나19 추가 구제지원 법안 위에서 공화당 상징인 코끼리와 민주당 상징 포니가 다투고 있다. 미국 대선과 상원의회 선거가 미완으로 아직 진행 중인 가운데, 지난주 가까스로 양당은 9080억달러의 구제 지원 법안 합의에 가까워졌다는 소식이다. 그러나 최종 합의 시간은 미정이다. 내년 1월 20일 바이든 대통령 취임 후로 미뤄질 가능성도 있다.

이달 26일 코로나19 1차 구제기금에 의한 실업 지원이 종료될 예정이다. 미국뿐 아니라 유럽 등은 코로나19의 재확산으로 감염자와 사망자가 폭증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 노동부가 발표한 11월 고용지표는 내용 면에서 미국 경제의 재추락을 경고하는 것이었다.

신규 고용자가 증가하고 있으나 증가세가 감소 중이고 전문가 예측에도 미달하는 수치였다. 특히 일자리를 포기한 사람이 늘면서 지난달 전체 노동력이 줄었고, 2월 일시 해고된 사람들의 영구 실업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노동력의 감소는 경제의 생산능력을 훼손한다. 잠재 경제 성장률이 저하한다는 뜻이다.

노동력의 구조도 악화하고 있다. 고소득 일자리보다 서비스업 등 저소득 일자리 상실 규모가 커졌다. 또한, 백인보다 흑인과 히스패닉, 남자보다 여자 실업이 현저히 증가하면서 코로나19의 충격은 사회·경제적 약자에게 더욱 큰 것으로 나타난다.

세계에서 가장 큰 경제인 미국의 사례에서 보듯이 코로나19 충격 후 경기가 회복되더라도 경제 회복의 모습은 부자와 빈자 간 경제적 격차를 벌리는 ‘K’자형 회복이 될 것으로 우려된다. K로 요약되는 저주가 시작될지 주목해야 한다.

/일러스트=조수연 편집위원
/일러스트=조수연 편집위원

◆ 공포로 다가오는 ‘B’(브렉시트)의 결승점

영국은 올해 1월 31일 EU 공식 탈퇴 후 이달 31일까지 탈퇴를 위한 이행 준비 협상 기간 중이고, 이번 주가 마감 4주 전이다. 영국과 EU는 어업, 정부 보조, 분쟁 해결 3가지 안건에서 충돌 중이다. 현 상황에서 협상을 담당하는 EU 관료는 마라톤의 40㎞ 구간을 지나 마지막 결승점 앞까지 왔다고 비유했다고 외신은 전한다.

그림에서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EU를 약 올리며 결승점으로 뛰어가고 있다. 한편 영국은 EU와의 지난 1월 탈퇴 시 합의까지 깨는 법안을 의회에서 추진 중이기도 하다. 극적인 상황 전개가 없으면 영국은 노딜 브렉시트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물론 외교는 변화의 가능성이 커 예단은 무모할 수 있다. 그러나 위험을 인식하고 대비하는 예측과 전망은 결과의 파괴력이 클 경우 가치가 크다. 이달 28일 EU 정상회의에서 브렉시트 관련 내용을 결의할 예정인데, 영국과 EU의 마지막 재협상은 순탄치 않다. 2021년 노딜 브렉시트로  영국 경제가 시작할 경우 1709년 이래, 300년 만의 최악의 경기 후퇴가 예상된다고 영국 재정감시기구 OBR(office for budget responsibility)가 추정했다.

영국과 EU의 교역은 약 9000억달러로 코로나19보다 노딜 브렉시트의 영향이 더 클 수 있음을 경고하기도 했다. 영국 런던은 역외 달러가 집중적으로 거래되는 국제금융의 중심도시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에도 런던 도매 자금 시장의 경색은 세계 금융시장에 큰 충격을 준 기억이 있고, 노딜 브렉시트와 결합한 코로나19 재확산의 충격은 국제 금융시장에 어떠한 영향을 줄 것인지 두려워할 만하다. 이는 그림에서 결승점 뒤 상어가 먹잇감을 기다리는 것으로 확인할 수 있다.

그렇지 않아도 세계 경제는 예외 없이 정상 경로에서 이탈하는 충격이 예상된다. 취약한 상황에서는 약간의 무게를 더해도 버티기 어려워진다. K와 B의 저주를 눈여겨 봐야 하는 상황이다. 독자가 거북해도 필자가 지겹게 위험에 관한 얘기를 반복하는 이유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