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동결, 1%대 주담대 좋아했더니 보험료 오른다고? [사자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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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동결, 1%대 주담대 좋아했더니 보험료 오른다고? [사자경제]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0.07.16 14: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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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경제] 각주구검(刻舟求劍). 강물에 빠뜨린 칼을 뱃전에 새겨 찾는다는 어리석고 융통성이 없음을 뜻하는 사자성어입니다. 경제는 타이밍입니다. 각주구검의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않게 경제 이슈마다 네 글자로 짚어봅니다.

1969년 7월 20일 아폴로 11호에 탑승해 닐 암스트롱 다음으로 달에 발을 디딘 버즈 올드린. 2011년에는 영화 '트랜스포머3'에 특별 출연했다. /사진=픽사베이
1969년 7월 20일 아폴로 11호에 탑승해 닐 암스트롱 다음으로 달에 발을 디딘 버즈 올드린. 2011년에는 영화 '트랜스포머3'에 특별 출연했다. /사진=픽사베이

“달나라 가기 전, 여기에 사인하게.”

1969년 7월,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인류 최초의 임무를 맡은 우주인들에게 엽서를 건넵니다. 출발 직전 모두가 서명한 ‘특별 우편엽서’는 일종의 보험입니다. 누군가 사망하면 가족들이 높은 가격에 팔도록 생각해낸 것입니다. 그러나 ‘엽서보험’은 이후 다섯번의 이륙까지 모두 가족 곁을 지킵니다. 오늘(7월 16일)은 아폴로 11호가 쏘아 올려진 날입니다.

2010년 최악의 기름 유출사고를 필름에 담은 영화 '딥워터 호라이즌' 스틸컷.
2010년 최악의 기름 유출사고를 필름에 담은 영화 '딥워터 호라이즌' 스틸컷.

“수심 1500m 바다에 구멍이 뚫렸다.”

2010년 4월 20일, 미국 루이지애나주 멕시코만에서 석유를 뽑아 올리는 시설이 폭발합니다. 시추작업을 하던 11명의 노동자가 목숨을 잃고 18명이 다칩니다. 10년 전 오늘은 ‘딥워터 호라이즌’ 폭발사고를 가까스로 수습한 날입니다. 석달 동안 바다를 뒤덮은 기름띠는 490만배럴, 사고로 인한 재물보험 청구액만 10억달러(약 1조2750억원)에 달했습니다.

‘기준금리’. 우리나라 중앙은행인 한국은행의 최고 결정기구 금융통화위원회에서 매달 회의를 통해서 결정하는 금리를 일컫는 네 글자입니다. 한국은행에서 기준금리를 발표하면 시중 은행을 포함한 금융기관들은 이를 기준으로 각자 나름의 금리를 책정합니다. 따라서 기준금리를 올리면 시중 금리도 높아지고 기준금리를 낮추면 시중 금리도 떨어집니다.

기준금리 추이. /자료 및 사진=한국은행
기준금리 추이. /자료 및 사진=한국은행

한국은행이 오늘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현행 0.50%의 기준금리를 동결했습니다. 코로나19 불확실성이 여전하지만 시장에 유동성이 급증하고 있다는 점을 우려한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경기 회복 지연, 미·중 무역분쟁 심화, 국내 부동산 가격 급등을 감안해 통화정책 여력을 남겨두는 동시에 최근 기준금리 인하 효과를 지켜보려는 의도도 담긴 것으로 풀이됩니다.

기준금리 동결 결정은 금융시장 전문가들의 예상과도 부합했습니다. 금융투자협회가 지난 2~8일 채권시장 종사자 200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응답자의 99%가 기준금리 동결을 예상했습니다. 이번 한은 금통위의 결정으로 시중금리 하향세는 이어져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떨어지는 반면 보험료는 오를 것으로 보입니다.

변동금리형 주택담보대출 금리의 기준이 되는 자금조달비용지수, 코픽스가 사상 처음 0%대에 진입했습니다. 은행연합회는 6월 중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0.89%로, 지난 5월보다 0.17%포인트 하락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오늘부터 농협은행의 변동금리형 주택담보대출 최저 금리가 1%대로 내려갔고,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도 각각 0.17%포인트씩 내렸습니다.

/자료=한국은행
/자료=한국은행

구체적으로 보면 농협은행 신규취급액기준 코픽스 연동 주택담보대출이 2.13~3.74%에서 1.96~3.57%로 조정돼, 사상 처음 1%대 주택담보대출 시대가 열린 것입니다. 다만 이들 은행과 달리 신한·하나은행은 금융채 가격을 기준으로 금리를 산정하기 때문에 이번 코픽스 인하가 반영되지 않습니다.

이처럼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최저 1%대로 떨어진 반면 보험료는 줄줄이 오를 것으로 보입니다. 금리가 낮아지면 보험사들이 보험료를 운용해서 얻을 수 있는 수익률, 즉 예정이율이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예정이율을 내린다는 건 보험료를 운용해 얻을 수 있는 수익률이 낮아진다는 것이고, 예정이율이 낮아질수록 고객이 내야 하는 보험료는 오르게 됩니다.

한화생명이 지난 4월에 이어 석달 만에 예정이율을 더 낮췄습니다. 한화생명은 주력상품인 종신보험 예정이율을 지난 4월 2.25%로 0.25%포인트 인하한데 이어 이달 2.0%로 또 내렸습니다. 통상 예정이율을 0.25%포인트 낮추면 보험료는 5~10% 정도 오릅니다. 한화에 이어 다른 생보사들도 인하 대열에 동참하면 소비자들의 보험료 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입니다.

확정이율형 종신보험 기준. /그래픽=뉴스웰(이미지 픽사베이)
확정이율형 종신보험 기준. /그래픽=뉴스웰(이미지 픽사베이)

‘기준금리 동결’ 소식에 누리꾼들은 집값 폭등 주범이라며 금리를 올리라고 촉구하고 있습니다.

“서울 아파트 폭등 일등 공신” “금리 아무리 내려봐라. 대한민국 경제가 좋아지나..금리 대폭 올리는 것이 대한민국 재생의 유일한 해결책이다. 모든 돈이 부동산에 다 꼬라박은 가계에서 무슨 소비가 되고, 돈이 돌겠냐” “정말 속터지네 즉각 금리 인상하라. 최소한 인상시그널이라도 던져라. 부동산 몰빵으로 나라 망한다” “집값 상승의 주범 중 하나가 한국은행......경기 부양한다고 금리를 지속 내려도 경기 부양됐다는 소리는 없다....싼 이자 빌린 돈으로 땅 투기, 집 투기들만 해서 집 없는 서민들에게는 절망만 안겨 주는데....도대체 한국은행이 하는 일이 뭐냐?”.

‘주담대 1%대 금리’ 소식에는 대출규제에 현실성 없는 뉴스라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신용 아무리 좋아도 백이면 백 가보면 3% 진짜 잘해야 2%후반. 하지만 1% 누리는 사람들이 있긴 있을 거다. 1% 혜택을 누리는 사람들은 재력과 권력을 이미 가진 인간들이겠지...” “대체 어디 은행이 1프로라는 거야?” “그럼 뭐해요.. 대출 못 받는데” “가산금리 더하면2.5~3이던데 눈 가리고 아옹이야ㅡㅡ글구 대출도 안해주면서 대출 금리 떨어지면 뭐~” “변동금리인데 지금 3% 이자 내고 있다. 낮아져도 거의 영향이 없다. 얼마나 은행이 처먹는 거야?”.

‘보험료 인상 전망’ 소식에는 가입회사 갈아타기와 불매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한화생명 또 보험료 올린다고? 나쁜 X들... 보험 해지하고 OO.OO생명으로 옮겨 탑시다” “보험회사 많다” “허어...” “해지할 생각인데”.

1953년작 '타이타닉의 최후'에 출연한 바버라 스탠윅. /사진=위키피디아
1953년작 '타이타닉의 최후'에 출연한 바버라 스탠윅. /사진=위키피디아

“미안합니다, 더 튼튼한 배를 만들지 못해서”. 1912년 4월 15일, 영국 사우샘프턴을 떠난 여객선은 거대한 북대서양 빙산과 충돌합니다. 1500명 이상이 숨지거나 다친 최악의 해난사고에 지급한 보험금은 우리 돈으로 1430억원이었습니다. 오늘은 1953년 개봉한 영화 <타이타닉의 최후> 주인공 바버라 스탠윅의 탄생 113주년입니다.

“탑승권은 내 인생 최고의 행운이었어. 당신을 만났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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