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밍웨이·채만식과 올드랭사인… ‘임대주택 설움’ 털까 [사자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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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밍웨이·채만식과 올드랭사인… ‘임대주택 설움’ 털까 [사자경제]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0.07.21 14: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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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경제] 각주구검(刻舟求劍). 강물에 빠뜨린 칼을 뱃전에 새겨 찾는다는 어리석고 융통성이 없음을 뜻하는 사자성어입니다. 경제는 타이밍입니다. 각주구검의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않게 경제 이슈마다 네 글자로 짚어봅니다.

1939년 12월 미국 아이다호 선밸리에서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를 집필 중인 어니스트 헤밍웨이(흑백사진)와 라스베이거스 마담투소 박물관에 있는 밀랍인형. /사진=픽사베이
1939년 12월 미국 아이다호 선밸리에서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를 집필 중인 어니스트 헤밍웨이(흑백사진)와 라스베이거스 마담투소 박물관에 있는 밀랍인형. /사진=픽사베이

“한사람만으로는 아무리 발버둥 쳐도 소용없어.”

미국 플로리다 가장 아래의 섬 키웨스트까지 대공황이 엄습한 1930년대. 외팔이 어부 해리 모건은 그의 평생이 담긴 말을 뱉으며 숨을 거둡니다. 사회구조적 힘겨움의 상징인 해리는 곧, 작가의 자화상입니다. 그러나 그의 아내 마리는 해리 같은 남자를 ‘가진 여자’입니다. 오늘(7월 21일)은 <가진 자와 못 가진 자>의 작가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탄생 121주년입니다.

친일 작가로 평가 받는 채만식. 해방 이후 그는 ‘민족의 죄인’을 통해 친일의 과오를 인정하기도 했다.
친일 작가로 평가 받는 채만식. 해방 이후 그는 ‘민족의 죄인’을 통해 친일의 과오를 인정하기도 했다.

“레디메이드 인생이 비로소 겨우 임자를 만나 팔리었구나.”

아들 창선이를 인쇄소에 맡기고 나오는 P는 큰 숙제를 해결한 것처럼 혼자 중얼거립니다. 대학을 졸업한 인텔리이지만 실직자 처지인 자신처럼 살지 않기를 바랐기 때문입니다. 1930년대 식민지의 빈털터리 친구들과 법률서적 잡힌 돈으로 싸구려 술집을 전전하게 할 수는 더더욱 없었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레디메이드 인생>의 작가 채만식의 탄생 118주년입니다.

‘임대주택’. 임대 또는 임대한 뒤 분양전환을 목적으로 공급하는 주택을 일컫는 네 글자입니다. ‘공공주택 특별법’에 따른 공공임대주택과 ‘민간임대주택에 관한 특별법’에 따른 민간임대주택으로 구분합니다. 어제(20일) 문화방송은 LH(한국토지주택공사)의 간부가 국민임대 아파트 입주민 전 대표에게 욕설과 함께 비하하는 발언을 했다고 전했습니다.

지난 8일 대구의 국민임대 아파트를 총괄하는 LH 부장은 전 입주민 대표와 만나 욕설과 함께 모욕 발언을 했습니다. “세입자 데리고 놀라하니 힘들다”라며 “공부도 못하는 게, 못 사는 게 저 XX 한다니까…“ 등 학력 비하까지 한 걸로 전해졌습니다. 이에 대해 해당 부장은 화가 난 상태였다며 정확한 일은 술에 취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고 방송은 전했습니다.

/자료=경기주택도시공사
/자료=경기주택도시공사

한편 경기도시공사(GH)는 오늘 3기신도시 등 역세권 핵심요지에 30년 이상 거주 가능한 장기 임대주택 ‘경기도형 기본주택’ 건설을 제안했습니다. 이헌욱 경기주택도시공사(GH) 사장은 “앞으로의 주거서비스는 수돗물 공급과 같이, 복지를 넘어 누구나 누릴 수 있는 보편적 공공서비스로의 인식전환이 필요하다”라며 새로운 주거유형인 경기도형 기본주택을 설명했습니다.

그는 “경기도형 기본주택은 무주택자면 누구나, 역세권 등 좋은 위치에, 30년 이상 평생을 거주할 수 있는 새로운 주거 모델이며, 사업자 측면에서도 최소한의 원가를 보전할 수 있는 공급방식”이라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경기도 475만가구 중 임대주택 혜택을 받지 못하는 무주택 가구 36%를 대상으로 하는 최선의 주거서비스라고 강조했습니다.

공사는 경기도형 기본주택의 월 임대료는 임대주택단지 관리운영비를 충당하는 수준으로 하되 기준 중위소득의 20%를 상한으로 하고, 임대보증금은 월 임대료의 50배(1~2인) 또는 100배(3인 이상)로 책정할 예정입니다. 또 경기도 3기 신도시 지역 내 주택공급 물량의 50% 이상을 기본주택으로 공급할 수 있도록 중앙부처와 협의해 나갈 예정입니다.

경기도형 기본주택 이해도. /자료=경기도시주택공사
경기도형 기본주택 이해도. /자료=경기도시주택공사

‘LH 간부 갑질’ 소식에 누리꾼들은 해고하라는 목소리까지 쏟아냅니다.

“자기집 임대하는 것도 아니고 나랏돈으로 지은 임대용 주택 가지고” “못사는 놈 임대비 받아서 월급 받는 놈이 가지가지 한다. 할 말 없으면 꼭 술 처먹어서 기억이 없다네 ㅋㅋㅋ” “누가 들으면 지 돈으로 임대아파트 지은 줄 알겠네” “이러니 힘들어도 집사지...이러니 힘들어도 공기업, 공무원하지” “LH 수준이 이것밖에 안 되는 공기업인지 참 수준 이하다!ㅇ 당장 인사위원회 징계 내려라” “공무원이나 공기업 부장급들은 다 저렇다고 보면 되고 걸리면 가차 없이 잘라야 합니다. 국민의 세금을 저들에게 주는 것을 국민이 원하지 않습니다” “해고됐다는 기사 부탁드려요”.

‘경기도형 임대주택 공급’ 소식에는 기대와 함께 집 없는 설움을 비꼬기도 합니다.

“장기임대 좋네. 소득수준 따라 임대료도 책정해서 가면 완전 최고일 듯” “꼭 실현되길 바랍니다. 각론의 문제점은 여러 사람의 지혜를 모아 대안을 마련하면 될 듯하네요” “대출받아 집사서 대출이자와 원금 갚아나가고 10년 후 집값 오름 내 자산 되는데.. 저 월세 주고 30년 살고 나서 내 자식한텐 무엇을 물려줄 텐가? 여전히 무주택자에 가난은 대물림” “서민들 좀 살게 영구임대 평수 다양하게 많이 지어라 어차피 집 남아돌아도 돈 없는 서민은 집 못 산다” “30년 뒤엔 그 집에서 쫓겨나면 갈 데 없다”.

'올드랭사인'을 쓴 스코틀랜드 국민시인 로버트 번스의 동상. /사진=픽사베이
'올드랭사인'을 쓴 스코틀랜드 국민시인 로버트 번스의 동상. /사진=픽사베이

오늘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서울 노원구 상계주공7단지 전용 43㎡ 아파트는 지난달 27일 4억8900만원에 실거래됐지만 현재 매매물건은 호가 6억원짜리 1건만 나와 있습니다. 한달이 채 안돼 호가 1억1100만원이 올랐습니다. 도봉구 쌍문삼익(전용43㎡) 아파트는 현재 호가 3억5000만원에 매물이 나와 있습니다. 이곳은 한달 전만 해도 2억6000만원 수준이었습니다.

임병철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9억원 이상 고가주택에 대한 대출규제와 세금부담이 동시에 커지면서 상대적으로 투자금이나 실거주 부담이 낮은 중저가 아파트 가격이 큰 폭 오른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습니다. 고가 아파트와 반대로 서민 아파트인 중저가 시장은 여전히 ‘매도자 우위’ 분위기가 읽혀지고 있습니다.

1786년 스코틀랜드, 17세 소년은 뱃삯을 벌기 위해 틈만 나면 시를 씁니다. 가난 때문에 자메이카로 떠나야 합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국민시인이 됩니다. 대서양을 건너지 않고도 평생 시를 쓸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오늘은 <올드랭 사인>의 로버트 번스가 세상을 떠난 지 224주기입니다. 그의 번안 동요 <들놀이>를 부르던 시절, 꿈꿨던 세상을 되돌아봅니다.

“나가자 동무들아, 어깨를 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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