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수연의 그래픽저널] 벚꽃엔딩 막는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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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연의 그래픽저널] 벚꽃엔딩 막는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
  • 조수연 편집위원(공정한금융투자연구소장)
  • 승인 2020.03.23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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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도 벌써 중반을 넘었으나 세계는 뉴욕증시의 반복되는 폭락-폭등 속에 걷잡을 수 없는 공포에 빠졌다. 모건스탠리 캐피탈 인덱스(MSCI)의 세계증시 지수(ACWI)는 전 고점 대비 베어마켓 기준을 한참 지나 마이너스 30%에 근접했다.

늘 반복되는 일이지만 시장전문가들은 이렇게 폭락하고 나서야 심각성을 인정하는 보고서를 쏟아낸다. 골드만삭스, S&P, JP모건, 블룸버그 등 영향력 있는 기관들이 미국경제와 일본, 유럽 등 글로벌경제가 코로나바이러스의 감염 확산 공포 영향으로 심각한 침체에 빠질 것으로 보고하고 있다.

한편 코로나19의 확산 범위와 그 영향을 추정하는 모델의 부재로 침체를 표시하는 구체적인 숫자는 편차가 크고 시간이 지날수록 확대되는 상황이다. 한마디로 불확실성이며 이것이 글로벌 금융시장이 동요하는 이유다. 코로나19 감염 공포의 확산 국면으로 아직은 위기라는 지적이 우세인 상황이다.

필자는 우왕좌왕할 금융소비자에게 한 조각 참고될 수 있기를 바라며, 금융위기보다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는 세계 경제와 금융시장을 진단하고 가능한 대처 방법을 고민해본다. 이미 지적한 것처럼 코로나19의 경제충격모델이 없는 만큼 구체적 숫자 인용은 피하겠다. 필자가 경제·금융 전문가이기보다는 금융소비자의 권익에 더 관심이 있는 것도 하나의 이유다.

◆ 지표가 가리키는 곳시장은 틀리지 않는다

지금 대부분 전문가는 경제에 대한 쇼크가 단기적이고 심각한 충격이 있으리라는 것에는 동의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지난주 초만 하더라도 단기 V형 경기 반등이 우세했으나 시간이 지나며 점차 U자형으로 변동되는 상황이다. 그러나 코로나19의 전염력은 만만하지 않다. 로버트 실러 예일대 교수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사람들 사이에 공포가 커지는 원인으로 '빠른 전염'을 지목하며 "코로나19의 팬더믹은 증폭될 것"이라고 했다.

나스닥의 경제전문가 마틴 틸러는 최근의 혼란스러운 시장을 분석하며 FX 매니저 시절 보스가 들려준 얘기를 소개했다. 시장은 틀리지 않는다(The Market can’t BE wrong). 뉴스에는 금융상품이나 서비스의 판매자, 구매자 입장에서 다양한 시장 분석이 난무한다. 대부분 뉴스는 판매자 입장에 치우치는 것이 현실이다.

또한 상당수 언론은 시장에 대한 경험과 이해 없이 자극 위주로 뉴스를 생산하기도 한다. 이런 이유로 뉴스를 골라 듣기를 권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공부가 조금은 필요하다. 지금처럼 혼란스러울 때 ‘시장은 틀리지 않는다’는 교훈은 정말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빙빙 돌리는 수많은 손끝을 보며 어려워하지 말고 가리키는 곳을 보자. 시장의 지표를 읽는 습관을 들이면 뉴스가 언급하는 내용의 진위도 보일 것이다. 속지 않을 수 있다.

이런 관점에서 주요 시장 지표의 추세를 확인해보겠다. 전적으로 믿지는 말고 의심을 갖고 참고점을 얻기를 바란다. 먼저 세계 금융시장의 최종 성적표인 뉴욕증시의 S&P500을 보자. 지난 주말까지 S&P500은 심리적인 저항선인 2018년 12월 저점을 밑돌았다. 2018년은 미·중 무역전쟁이 시작되고 글로벌 교역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며 9월부터 12월까지 뉴욕증시가 베어마켓에 빠졌다가 이후 2019년 30% 상승했다.

가장 최근의 아픈 기억은 떠올리기 싫은 심리적 저항선으로 작용한다. 이러한 심리적 저항의 붕괴는 그 자체로 심리적 충격을 더한다. 저항선의 붕괴로 뉴욕증시는 반등과 저가 매수보다는 추가적인 하락과 바닥의 가능성을 고민하는 시점이다. 최근 골드만삭스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S&P500이 2000까지 하락할 가능성도 지적했다. 한편 한국 증시 KOSPI도 전형적인 쌍봉 천정형을 보인 후 기술적 바닥선을 뚫고 내려간 상태다. 역시 뉴욕증시와 마찬가지로 반등보다는 추가 하락과 바닥의 가능성을 고민할 때다.

/일러스트=조수연 편집위원
/일러스트=조수연 편집위원

◆ 금값도 기름값도 ‘뚝뚝’…  과도한 ‘현금숭배’

다음 유의할 것은 증시의 공포 상황을 보여주는 뉴욕시장 VIX(정확하게는 CBOE S&P500 옵션의 VIX)다. 뉴욕시장 VIX는 금융위기 이후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다. 이 지수가 상승하는 것은 좋지 않다. 더욱 눈여겨볼 것은 VIX의 상승 속도가 2008년보다 급속하다는 것이다. 코로나19 위기 국면은 2008년보다 증시의 냉각 속도가 높다는 차이점이 있다.

특히 주목할 것은 시장의 이상 징후다. 이것은 국채와 금 시장에서 확인 가능하다. 국채는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금융시장이 불안해지면 사자가 몰리며 국채가격이 상승하고 금리는 하락하는 것이 전통적 투자론의 교리다. 그러나 최근 뉴욕시장을 비롯한 글로벌증시의 폭락에도 미국과 독일 국채금리는 상승하는 이례적 현상이 관찰되고 있다. 이것은 주식과 같이 국채도 매도세가 우위인 상황을 보여 주는 것인데 특히 연방준비위원회(FED)가 금리를 두 차례에 걸쳐 전례 없이 1.5%를 인하했음에도 금리는 상승한 것이 이례적이다.

이를 놓고 극단적인 시장 심리의 붕괴로 국채도 위험하고 오로지 현금을 확보하는 현금숭배 현상을 지적한다. 이것이 심각해지면 뱅크런, 펀드런도 발생한다. 또한 코로나19 위기를 막기 위한 정부의 대규모 재정 확장 정책이 단기적으로 위기 해소에 도움이 될 것이나 앞으로 침체 국면에 들어갈 글로벌 경제에는 과다한 부채 발생이 장기적으로는 독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시장의 이상 징후는 주식시장 폭락 후의 국제 금값의 하락에서도 확인된다. 통상 국제 금값은 마지막 안전 자산으로 주식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극단적인 공포 심리에 따른 현금 비중 확보 현상은 미국 금리 하락에도 달러 가격이 상승하며 심증이 강화된다. 달러 가치 상승은 신흥국 금융시장의 자금 이탈을 촉발하며 신흥국의 달러 부족 상황을 만들 수 있다. 이것이 심해지면 외환 위기다. 이에 따라 FED가 한국을 비롯한 각국 중앙은행와 달러공급 스와프계약을 지난 주말 긴급하게 확대하기도 했다.

여기에 글로벌 경기 전망을 보여주는 국제 유가도 금융위기 수준까지 하락 중인 것이 문제다. 2008년 금융위기는 금리 인하, 무제한 통화공급 및 재정정책 등 '헬리콥터 머니'로 해결 가능했다. 그러나 2020년 코로나19 위기는 실물경제 위기로 돈으로 해결하기에는 한계가 있어 보인다. 이미 금융시장은 과다 통화공급으로 버블 상태가 의심되었다.

그러나 현재는 공장에서 생산하고 서비스산업을 담당할 인력이 묶이고 감염 공포 및 침체 예상에 따른 수요 축소로 경제의 공급-수요 모두 위축되는 실물 경제의 위기 국면이다. 돈의 힘에 기댄 경제적 수단으로 과연 경제활동을 부활시킬지 의문이다. 게다가 공급 부족에 의한 가격 상승 시 스태그플레이션도 발생하면 상황은 아주 심각해질 수 있다.

◆ 시장 반등 시 우선 고려할 곳은?

그러나 전염병 대유행은 정점을 반드시 맞을 것이다. 전 세계적인 위기 인식 확산과 총력적인 백신 개발 등으로 대유행의 끝은 올 것이다. 느슨한 선진국 공중보건 시스템의 신뢰가 회복되고 금융시장의 버블 인식이 해소되는 시점이 금융시장 회복의 전환점일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미국 국채 금리가 2% 가까이 2018년 말 수준으로 회복하고, WTI 기준 국제유가가 40~50달러 선까지 회복하며, 공포지수 VIX도 20 내외로 하향 안정되는 것이 필요하다. 대략 이때 즈음 주요 국제기관의 글로벌 경제성장 추정이 반전될 것이다.

금융지표가 안정되면 저금리, 통화, 재정 확장 정책의 지연 효과로 금융시장은 급속한 반전이 올 것이다. 시장 회복 국면에는 국가 시스템에 대한 국제적 신뢰를 얻은 한국 시장으로 외국인 자금이 빠르게 유입될 것으로도 예상된다. 시장반등 전망 시에 신규 포지션으로 우선 고려할 곳으로 ‘코리아’가 기대된다.

다만 현시점에서 이미 포지션을 가지고 있는 투자자는 당초 예상보다 회복 시점은 길어질 수 있으나 사망률이 높지 않고 전염 공포가 강한 특성을 고려해 경기심리 회복 가능성이 크므로 어렵더라도 뇌동 매도는 자제하자. 버텨야 한다. 솔로몬의 지혜를 빌려야 할 때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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