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전기그룹과 미심쩍은 기업금융 거래를 했다는 의심을 받는 메리츠증권의 최희문 대표이사 부회장이 국정감사장에서 위증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국회 정무위원회의 금융감독원 국감장에서 메리츠증권의 사모사채 거래를 질문하던 이용우 의원은 지난 27일 최희문 부회장을 위증 혐의로 고발해야 한다고 정무위원장에게 강력하게 요청했다.
이화전기그룹 주식은 김영준 회장의 배임·횡령 혐의가 드러나 지난 5월 10일 거래 정지됐다. 메리츠증권은 2021년부터 취득한 이화전기그룹 신주인수권부 사채 등을 거래정지 직전까지 처분해 거래상 지위와 미공개정보를 이용한 거래를 했다는 의혹을 샀다.
이에 지난 17일 정무위 소속 이용우 의원이 금융감독원이 제출한 자료를 바탕으로 관련 혐의를 추궁하자 최희문 부회장은 거래정지 사실을 사전에 알 수 없었다는 세 가지 근거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 증언 장면은 국회 홈페이지 이용우 의원 의정활동을 기록한 영상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영상 속 최희문 부회장은 자기를 궁지에 몬 이용우 의원에 반격하듯 자신에 찬 목소리로 항변한다. “근거의 첫 번째는 메리츠증권은 거래정지 3주 전에 주식 전환 신청을 했다. 주식 전환 시에 담보권을 상실하므로 거래정지를 알았다면 주식 전환 신청을 했을 리 없다. 둘째는 거래정지 6일 전 메리츠증권은 이화전기그룹 채권 279억원을 추가 인수했고, 셋째는 거래정지 당일 오전 이화전기는 메리츠증권에 300억원 채권을 프리미엄을 주고 매수했는데 거래정지를 인지했으면 이러한 거래를 할 수 없었다.”
이 답변에 대해 이용우 의원은 5월 4일의 거래가 신규라면 현금거래였는지 확인해달라고 추궁했고, 최희문 부회장은 “현금거래로 기억한다”고 답변했다. 이용우 의원은 27일 별도 보도자료에서 메리츠증권은 이화전기와 이아이디와의 삼각 거래를 통해 거래정지될 이아이디 신주인수권부 사채(BW)를 다른 그룹회사인 이큐셀 주식으로 교환할 수 있는 교환사채(EB)로 교체했다고 주장했다. 사실상 담보 교체를 한 것이데, 최희문 부회장은 마치 신규 투자를 한 것처럼 위증했다는 것이 이용우 의원의 주장이다.
이용우 의원은 동원증권부터 한국투자증권그룹까지 금융투자업계에서 15년 이상 근무한 경력이 있어 증권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정보력도 가진 정치인이다. 결국 결기에 찬 최희문 부회장의 섣부른 변명이 자신에게 독배로 돌아갈 수 있는 위기를 부른 셈이다.
한편 국감에서는 감독원이 적발한 메리츠증권의 불법 사모CB 거래, 과도한 임원 성과급 등이 문제로 지적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