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인맥’ 품은 신한 조용병, ‘채용비리’ 강 건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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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인맥’ 품은 신한 조용병, ‘채용비리’ 강 건널까
  • 김인수 기자
  • 승인 2022.03.21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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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심 재판에서 무혐의 받았지만 대법원 판결 남아 ‘살얼음판’
금융지주 회장 3연임에 정치권의 부정적 입장도 부담으로 작용
새 정부가 금융사 인사권에 관여한다면 더욱 강력한 반발 살 소지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이 영입한 충여회 멤버 조재민 대표의 역할에 이목이 쏠린다./사진=신한금융그룹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이 영입한 충여회 멤버 조재민 신한자산운용 대표의 역할에 이목이 쏠린다. /사진=신한금융그룹

사법 리스크에 3연임 발목이 잡힌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이 윤석열 인맥을 영입하면서 재집권 가도에 탄력을 받을지 주목됩니다. 조 회장은 지난해 ‘채용비리’ 혐의 2심 재판에서 무혐의 선고를 받았지만 아직 대법원 판결이 남아 있는데요. 올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금융 인맥으로 알려진 ‘충여회’ 멤버 조재민씨를 신한자산운용 전통자산 부문 대표로 앉히면서 든든한 뒷배(?)가 생긴 것입니다.

사실 지난해 12월 조재민 대표를 영입할 당시에도 뒷말이 나왔는데요. 일각에서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차기 정권에 줄을 대려는 ‘보험’으로 삼은 것 아니냐는 말이 흘러나온 것입니다. 경쟁사인 KB금융 회장의 두터운 신임을 받는 인사를 CEO로 영입하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인데다, 조 대표가 1962년생으로 금융권에서 불고 있는 ‘세대교체’ 바람과도 맞지 않기 때문입니다. 물러난 이창구 대표(1961년생)와도 비슷한 연배이기 때문입니다.

조 대표는 2009년부터 2013년에 이어 2017년부터 2020년까지 두 번에 걸쳐 KB자산운용 대표를 역임했습니다. 2009년 KB자산운용 대표로 영입된 그는 2013년 임영록 KB금융 회장이 취임하면서 물갈이 차원에서 물러나게 됩니다. 이후 KTB자산운용 대표로 갔다가 2017년 KB자산운용 대표로 재선임됐는데요. 당시 윤종규 KB금융 회장이 다시 그를 불러들인 것입니다.

조 대표가 처음 KB자산운용 대표로 재직하던 2009~2013년 당시 윤 회장은 KB금융지주 부행장으로 함께 근무했습니다. 이때부터 조 대표에 대해 높게 평가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처럼 경쟁사인 KB금융 회장의 두터운 신임을 받는 인사를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이 영입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 것입니다.

조 대표가 영입되면서 충여회에도 관심이 쏠렸습니다. 충여회는 2005년 여의도에 근무하는 서울 충암고등학교 동문들이 모임을 가지면서 자연스럽게 형성된 친목 모임인데요. 여기에는 현재 50여명이 참여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히 충여회는 윤 당선인의 대표적인 금융 인맥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윤 당선인이 충암고(8회)를 졸업했기 때문입니다.

조 대표는 충암고를 졸업(10회)하고 서울대학교 경영학과를 나와 금융권에 몸담은 충여회 멤버입니다. 특히 윤 당선인의 고등학교와 대학교까지 2년 후배인 것입니다. 조 대표가 신한금융에서 어떤 역할을 할지 기대되는 대목입니다.

한편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은 채용비리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2013년부터 2016년 신한은행장으로 재직할 당시 직원 채용 과정에서 외부 청탁 지원자와 신한은행 고위 임원 자녀의 점수를 조작해 특혜를 제공하고, 합격자 남녀 성비를 3대 1로 인위적으로 조정하는 등 모두 154명의 서류전형과 면접점수를 조작한 혐의입니다.

재판에 넘겨진 조 회장은 2020년 1월 1심에서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습니다. 법정 구속은 면하면서 회장직을 유지했습니다. 지난해 11월 항소심에서는 1심 판결을 깨고 무죄를 선고받으면서 사법 리스크에서 한숨 돌리긴 했지만 안심할 수 없다는 것이 금융권의 분위기입니다.

이보다 앞선 비슷한 판결 때문인데요. 채용비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광구 전 우리은행장이 2020년 3월 대법원 판결에서 징역 8개월을 선고한 원심이 확정됐습니다. 대법원 판결이 남아 있는 상황에서 안심하기 이르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만약 대법원에서 2심 결과에 대한 파기환송 결정이 내려지면 다시 재판을 받아야 합니다. 여기에 정치권, 특히 여당과 시민단체들이 금융지주 회장의 3연임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도 부담입니다. 현 정부가 야당이 되면서 더욱 강렬하게 반대 의사를 표할 가능성이 있고, 새 정부가 민간기업인 금융사의 인사권에 관여할 경우 더욱 강력한 반발을 살 소지가 있기 때문입니다.

금융정의연대는 2심 판결을 두고 “조용병 회장을 위한 맞춤형 판결”이라면서 “상위 학벌과 일정한 스펙을 갖추면 부정 통과자가 되지 않는 참으로 괴상한 논리”라고 비판했습니다.

윤 당선인의 금융 인맥으로 꼽히는 충여회 멤버를 품은 조용병 회장의 앞날이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지 궁금해집니다. 조 대표의 임기는 2023년 12월 31일까지이고, 조용병 회장의 임기는 2023년 3월까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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