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주먹밥과 미래 먹을거리 ‘소부장’ [사자경제]
상태바
5·18 주먹밥과 미래 먹을거리 ‘소부장’ [사자경제]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0.05.18 13:5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자경제] 각주구검(刻舟求劍). 강물에 빠뜨린 칼을 뱃전에 새겨 찾는다는 어리석고 융통성이 없음을 뜻하는 사자성어입니다. 경제는 타이밍입니다. 각주구검의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않게 경제 이슈마다 네 글자로 짚어봅니다.

주먹밥. /사진=픽사베이
주먹밥. /사진=픽사베이

“전라도 음식이 최고라더니… 별 거 안 넣었구만.”

40년 전 5월 21일 광주. 전두환의 계엄군이 지역을 봉쇄하자 먹을 게 떨어집니다. 보다 못한 시장 상인들과 주부들은 골목에 커다란 솥을 걸고 밥을 안치기 시작합니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하얀 쌀밥은 이내 소금과 손맛으로 어우러져 동그란 먹을거리로 탄생합니다. 시민군에게 건네진 최고의 끼니, 쌀나무가 꽃피는 오월이면 간절한 주먹밥입니다.

영화 '택시운전사' 영상 갈무리.
영화 '택시운전사' 영상 갈무리.

‘기술자립’. 과학 이론을 실제로 적용하여 사물을 인간 생활에 유용하도록 가공하는 수단, 즉 기술이 다른 나라에 예속되거나 의지하지 아니하고 스스로 일어섬을 뜻하는 네 글자입니다. 정부가 일본 등 해외에 의존해 공급받던 반도체 소재 등 100대 소재·부품·장비(소부장)의 ‘기술자립’에 박차를 가하기로 했습니다. 미래 먹을거리 확보에 속도를 내겠다는 것입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어제 반도체, 디스플레이, 자동차 등 주력산업 분야 핵심소재 공급안정화를 위한 소재혁신선도프로젝트 수행과제와 기관을 확정하고 9개 산학연 융합 연구단을 출범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고투시성 이미징 초격자 반도체 소재, 초고해상도·초유연성을 갖춘 디스플레이 구현을 위한 반도체 소재 등이 순수 우리 기술로 개발됩니다.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왼쪽)이 지난 14일 대전 국립중앙과학관을 방문해 전시관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왼쪽)이 지난 14일 대전 국립중앙과학관을 방문해 전시관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

이른바 ‘소재혁신선도프로젝트’에는 일본의 수출규제에 따라 정부가 설정한 100대 핵심품목의 기술자립을 목표로 5년간 2066억원이 투입됩니다. 전국 11개 공공 연구기관, 35개 대학과 40개 기업이 한데 뭉쳐 지난해 일본 수출 규제로 급부상한 소부장, 즉 소재·부품·장비의 기술자립에 나선 것입니다.

정부는 핵심기술 융합을 통해 소재 설계·구현, 개발된 소재의 부품화를 위한 공정확보, 시스템 구현 및 검증으로 이어지는 소재·공정·시스템을 패키지로 지원합니다. 이 같은 과정을 통해 개발된 기술은 사업기간 안에 관련기업으로의 기술이전을 완료합니다. 이를 통해 연구단별 10억원 이상의 기술료를 확보해 소부장 산업의 공급망 구축에도 이바지한다는 전략입니다.

정병선 과기정통부 차관은 “소재혁신선도프로젝트는 사업기간 내 100대 핵심품목(기술)과 연계된 대형 기술이전 완료라는 도전적 목표와 산학연 역할분담과 정책지정을 통한 공공(연) 책임성 부여 등 혁신적 연구개발 수행방식을 도입해 국내 소재연구 혁신의 기폭제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습니다.

/자료=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자료=과학기술정보통신부

이 같은 소식에 누리꾼들은 정부의 노력을 환영하며 ‘기술유출’에 대한 장치 마련도 요구합니다.

“저번 일본 규제에서 느낀 것처럼 필수 부품들은 우리 스스로 자립해 만드는 것의 필요성을 알았고 거기서 멈추지 않고 자체적으로 만든다니 좋은 실행력이네요. 막대한 자금과 노력이 들어간 만큼 좋은 실적 기대하고 또 이런 실적들이 다른 나라들에게 빠져나가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저렇게 엄청난 자본과 노력으로 개발 완료된 기술을 절대로 중국에게 탈취당해서는 안 된다. 해커 조심하고 산업스파이 조심하고 기술을 빼돌리는 중국 이직 기술자 감시 잘해라. 걸리면 무기직역에 곤장 100대”.

‘기술자립’은 충분히 가능하다며 기초과학에 대한 지원을 강조합니다.

“질화갈륨온다이아몬드 rf tr나 국방용 전고체배터리 등을 보면 충분히 가능할 듯...” “일본은 삼성폰도 현대차도 쓰지도 타지도 않는다... 그동안 경제적 속국이었던 시기를 탈피할 때이고 앞으론 경제적 우위를 점할 수 있도록 발전해나가야 할 것이다.. 반드시 그리 될 것이다” “기초과학에 투자하고, 연구원들 대우 좀 높여주고, 이과 우대정책을 우선하지 않으면 사상누각일 수 있습니다”.

오늘의 ‘베댓’입니다.

“30여년 전부터 해왔어야 할 일인데, 그동안 친일정부와 친일대기업들 때문에 못했지. 개발을 해도 개발비 거둬들일 소비가 없으면 말짱 황이라, 그동안 국내 재벌들이 모두 일본 것만 쓰고 국내 중소기업 다 죽여서 이리 늦어진 거다. 이제는 제대로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서로 상생하는 시스템 만들어보자”.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사업장. /사진=삼성디스플레이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사업장. /사진=삼성디스플레이

오늘 업계에 따르면 중국 최대 스마트폰 제조업체인 화웨이가 차기 폴더블폰에 삼성디스플레이 패널을 탑재하기로 했습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로써 삼성 휴대폰에만 국한된 폴더블 패널 판매망을 다각화할 수 있게 됐습니다. 특히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주목받고 있는 세계 폴더블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을 것으로 보입니다. 수출의 필수조건은 기술자립입니다.

오늘은 나라의 자립, 독립을 위해 서른아홉의 삶을 바친 이육사가 태어난 지 116돌이 되는 해입니다. 그는 시인이었지만 말과 글보다 앞세운 게 있었습니다.

“행동은 말이 아니고, 나에게는 시를 생각한다는 것도 행동이 되는 까닭이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