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진 동창이 사외이사… 셀트리온의 ‘독립성’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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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진 동창이 사외이사… 셀트리온의 ‘독립성’ 논란
  • 김인수 기자
  • 승인 2022.03.29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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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응열 사외이사, 지배주주 서정진과 제물포고교 동창
회계처리기준 위반에 대한 감독의무 소홀 책임도 제기
현역 언론인인 정운갑 사외이사도 이해상충 위험 우려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최응열·정운갑 사외이사 선임으로 독립성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셀트리온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최응열·정운갑 사외이사 선임으로 독립성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셀트리온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명예회장의 고등학교 동창이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사외이사로 선임돼 독립성 훼손이 우려되고 있습니다. 사외이사는 회사의 경영진에 속하지 않는 이사로서, 대주주와 관련 없는 외부인사를 이사회에 참가시켜 대주주의 독단 경영과 전횡을 사전에 차단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 사외이사는 경영진과 최대주주로부터 독립돼 회사 상무에 종사하지 않는 이사를 이사회 구성원으로 선임해서 회사의 의사결정을 견제하고 감시합니다. 이러한 자리에 서정진 명예회장의 고등학교 동창이 선임되면서, 이사회가 경영진을 제대로 견제할 수 있겠느냐는 지적이 나옵니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지난 25일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최응열 선임의 건을 통과시켰습니다. 최 이사는 2018년 셀트리온헬스케어 사외이사로 처음 선임됐으며, 이번 주총에서 재선임됐습니다.

문제는 최 이사가 독립성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입니다. 최 이사는 제물포고등학교 1977년 졸업생으로 지배주주인 서정진 명예회장과 고교 동창입니다. 이에 의결권 자문사인 좋은기업지배연구소(CGCG)는 주총 전에 최 이사 선임에 반대를 권고했습니다. 한국적 상황에서 학연관계가 있는 후보는 사외이사로서 독립성이 부족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여기에 최 이사의 회계처리기준 위반에 대한 감독의무 소홀 책임도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지난 11일 증권선물위원회로부터 2018년도 결산기에 특수관계자 거래 주석 미기재, 해외유통사 매출 및 매출원가 과소계상, 국내 판매권 매각이익을 매출액으로 잘못 분류하는 등 회계처리기준을 위반해 과징금과 감사인 지정 3년, 담당임원 해임권고 등의 제재를 받았습니다.

2018년도 결산기는 최 이사가 사외이사이자 감사위원으로 활동했던 시기로서, 감사위원의 감독 소홀에 대한 책임이 있다는 것이 CGCG의 지적입니다.

CGCG는 “최응열 후보는 지난 11일 증권선물위원회로부터 제재를 받은 회계처리기준 위반을 제대로 감시하지 못한 책임이 있다”면서 “회사가 작성한 재무제표는 이사회에서 승인되며, 감사위원은 이에 대한 감사의무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따라서 CGCG는 최 후보에 대해 “학연으로 인한 독립성 부족 우려, 회계처리기준 위반에 대한 감독의무 소홀 등을 이유로 반대를 권고한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주주들은 최 후보의 손을 들어주면서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으로 재선임했습니다.

최 이사와 함께 현역 언론인인 정운갑 사외이사도 논란이 되고 있는데요. 현직 언론인으로서 이해상충 위험이 있다는 지적입니다. 정 이사는 매일경제 출신으로 현재 MBN 논설실장으로 재직 중인데요. 기업은 언론사와 밀접한 관계를 유지할 수밖에 없는데, 현직 언론인이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사외이사를 겸직한다면 이해상충의 위험이 존재한다는 것이 CGCG의 주장입니다.

정 이사 또한 최 이사와 함께 회계처리기준 위반에 대한 감독의무 소홀 책임도 문제가 됐습니다. 정 이사는 2018년 3월부터 현재까지 감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데요. 앞선 최 이사와 같이 회계처리기준 위반에 대한 감독의무 소홀로 지적을 받은 것입니다. 이들 두 사외이사의 임기는 이날(29일)부터 2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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