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 사장은 오세훈 사람으로? ‘김헌동 재등판설’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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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 사장은 오세훈 사람으로? ‘김헌동 재등판설’ 주목
  • 김인수 기자
  • 승인 2021.09.09 11: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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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의회 추천 임추위원이 김헌동에 낮은 점수 줘 낙마시켜”
임추위 추천 2명은 오세훈 시장이 부적격 판정으로 맞대응
오 시장의 거부권은 ‘김헌동 카드’ 접지 않았다는 시그널?
SH 사장 자리를 놓고 시의회와 오세훈 시장이 갈등을 겪고 있다./사진=SH
SH 사장 자리를 놓고 서울시의회와 오세훈 시장이 갈등을 겪고 있다. /사진=SH

#1. SH 사장 1차 공모 - 오세훈 서울시장이 SH 사장 후보자로 지명한 김현아 전 새누리당 의원, 부동산 4건 보유와 “시대적 특혜” 발언 등 논란이 불거지자 자진사퇴.

#2. SH 사장 2차 공모 - 오세훈 시장이 SH 사장 공모 단계에서 응모를 제안한 김헌동 전 경실련 부동산건설개혁본부장, 임원추천위원회 심사단계에서 낙제점 받아 탈락.

#3. 2차 공모 최종 후보자 오른 한창섭 전 국토교통부 공공주택추진단장과 정유승 전 SH 도시재생본부장, 오세훈 시장이 ‘부적격’ 판정.

오세훈 서울시장이 SH(서울주택도시공사) 사장 자리에 지명했거나 제안했던 인사들이 잇따라 인사청문회 기회조차 얻지 못하면서 오세훈표 부동산 정책이 차질을 빚고 있습니다. 1·2차에 걸친 SH 사장 후보자들이 중도에 낙마하면서 이제는 3차 공모를 준비해야 하는데요.

하지만 3차 공모도 평탄하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옵니다. 서울시의회를 장악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들과 오세훈 시장이 강대강으로 맞서고 있기 때문인데요. 임원추천위원회 구성에서부터 부딪치는 모양새입니다. 임추위는 서울시의회 추천 3명, 시장 추천 2명, SH공사 이사회 추천 2명 등 모두 7명으로 구성됩니다.

이번 2차 공모에서 오세훈 시장이 SH 사장 자리에 응모를 제안했던 김헌동 전 경실련 본부장이 임추위 심사단계에서 낮은 점수를 받아 낙마한 데 대해, 시의원 추천위원들이 낮은 점수를 줬기 때문이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임추위에서 SH 사장 후보자로 추천한 2명에 대해 오세훈 시장이 거부권을 행사한 배경에는 시의원 추천위원들이 낮은 점수를 줘 탈락시킨 김헌동 전 본부장을 다시 기용하려는 의도가 아닌가 하는 추론도 나옵니다.

이를 종합해 보면 결국 서울시의회와 오세훈 시장이 힘겨루기를 하고 있는 모양새로 보입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실제로 오세훈 시장이 김헌동 전 본부장을 다시 SH 사장에 기용하려는 낌새가 보인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습니다.

2차 공모에서 최종 2인에 이름을 올린 한창섭 전 국토부 공공주택추진단장이 면접 절차에 따라 1순위로 올라, 기술고시 출신 국토부 관료로 실무적인 전문성까지 갖춰 지명하는 것이 옳다는 분석이 나왔으나 오세훈 시장이 거부권을 행사했기 때문입니다.

이를 두고 김헌동 카드를 접지 않고 있다는 시그널이라는 시각입니다. 김헌동 전 본부장도 3차 공모에 다시 응모할 의향이 아예 없지는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재응모 여부를 묻는 언론에 “지금은 모르겠고, 말하기 어렵다”라며 확실한 거부 의사를 밝히기 않은 것입니다.

오세훈 시장의 발언도 주목됩니다. 오 시장은 지난 3일 서울시의회 본회의에서 “평생을 시민운동에 종사하시면서 아파트값 거품빼기 운동에 전념했다”라며 “지금 부동산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상황 속에서 김 본부장님 같은 분을 모셔서 서울지역의 아파트 가격을 잡을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정책적 판단을 했다. 그래서 응모를 제안드렸고 다행스럽게도 그분이 거기에 응해주셨다”라고 말했습니다.

SH 사장 최종 후보에 오른 2명에 대해 비토를 한 것도 김헌동 전 본부장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의심을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김헌동 전 본부장이 탈락하자 서울시 고위관계자가 격노했다는 주장도 나왔는데요. 한 서울시 의원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미 특정인을 염두에 두고 서울시가 사전작업을 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든다”라고 지적할 정도였습니다.

일각에서는 김헌동 전 본부장이 3차 공모에 재지원할 것이란 관측과 함께 이를 위해 서울시가 SH 임추위 자체를 새로 구성하려고 시도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고 있습니다.

문제는 임추위는 법적으로 사장이 취임할 때까지 존속한다는 것입니다. 지방공기업법 시행령 제56조의3(임원추천위원회의 구성과 운영) 8항에 따르면 ‘추천위원회는 추천된 자가 임원에 임명되는 때까지 존속한다’라고 돼 있습니다.

하지만 2차 공모가 무산되면서 3차 공모 일정도 잡혀 있지 않고 있으며 임추위 존속 여부도 확정된 바가 없어, 새로운 임추위 구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시각도 나옵니다. 여기에 최종 후보자는 인사청문회를 거쳐야 하지만 이와는 상관없이 오세훈 시장이 SH 사장을 임명할 수 있습니다.

한편 지난 4월 7일 김세용 SH 사장이 퇴임한 이후 반년 가까이 사장 자리가 공석이 되면서 서울시 주택공급 정책이 차질을 빚고 있습니다. 네편 내편 편가르기 하는 서울시와 시의회의 힘겨루기에 애먼 시민만 고통을 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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