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구·구자홍·구자엽·구자은 회장, '첫 재판' 운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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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삼구·구자홍·구자엽·구자은 회장, '첫 재판' 운명은?
  • 김인수 기자
  • 승인 2021.08.09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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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삼구, 계열사 동원해 총수 일가 지분율 높은 회사에 부당 지원
구자홍·구자엽·구자은, 직접 관여해 계열사 설립하고 통행세 받아
사진 왼쪽부터 박삼구, 구자홍, 구자엽, 구자은/사진=각 사
사진 왼쪽부터 박삼구, 구자홍, 구자엽, 구자은/사진=각 사

박삼구 전 아시아나그룹 회장, 구자홍 LS니꼬동제련 회장, 구자엽 LS전선 회장, 구자은 LS엠트론 회장. 각종 회사에 피해를 끼친 혐의로 기소돼 이번 주에 재판 받는 총수들입니다.

박삼구 전 회장은 계열사 부당 지원 및 횡령·배임 혐의로 기소됐으며, LS家의 구자홍·구자엽·구자은 회장은 일감몰아주기 혐의로 일괄 기소되는 운명을 맞았습니다. 다만 LS그룹의 총수 3명은 지난달 열린 공정거래위원회를 상대로 한 소송에서 일부 승소하는 결과를 낳아 재판에 어떤 영향을 줄지 관심이 쏠립니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박삼구 전 회장은 오늘(9일), 구자홍·구자엽·구자은 회장은 내일(10일) 첫 공판이 진행되는데요. 이들은 모두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에서 재판을 받습니다.

이들 4명은 앞선 공판준비기일에서 변호인을 통해 혐의를 부인하는 입장을 밝혔지만 이번 정식 재판에서는 어떤 결과가 도출될지 이목이 모아집니다. 이들은 공판준비기일에 직접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지만 이번 재판에는 출석 의무가 있어 재판에 나와 어떤 진술을 할지도 관심사입니다.

우선 박삼구 전 회장은 그룹 계열사를 부당하게 동원해 총수 일가 지분율이 높은 회사를 지원토록 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박 전 회장은 공정위가 검찰에 고발하면서 수사가 진행됐고, 결국 재판에 넘겨졌는데요.

법원은 “피의사실과 같은 죄를 범했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고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어 사유와 필요성이 인정된다”며 지난 5월 13일 박삼구 전 회장을 구속했습니다.

검찰에 따르면 박삼구 전 회장은 2015년 12월 그룹 지주사이자 주요 계열사들의 모기업인 금호산업의 지분 인수를 위해 그룹 4개 계열사 자금 3300억원을 인출해 사용했습니다. 이듬해에는 계열사 주식을 헐값에 매각하는 등 지원도 했습니다.

또 2016년에는 아시아나항공이 보유하고 있던 금호터미널 주식 100%를 특수목적법인 금호기업(현 금호고속)에 2700억원에 저가 매각하도록 했습니다.

2016년 8월부터 2017년 4월까지는 금호산업 등 계열사 9곳을 동원해 금호기업에 무담보 저금리로 총 1306억원을 대여하도록 했다는 의심도 받고 있습니다.

여기에 아시아나항공의 기내식 독점 사업권을 1333억원이라는 저가에 스위스 게이트그룹에 넘기고 그 대가로 1600억원 규모의 금호고속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인수하도록 한 혐의도 있습니다.

박삼구 전 회장과 공모한 혐의를 받는 금호그룹 전 전략경영실 기획재무담당 상무 윤모씨, 전 전략경영실장 박모씨, 아시아나항공 전 재무담당 상무 김모씨 등과 금호산업 법인도 기소됐습니다.

LS그룹 총수 일가도 박삼구 전 회장과 마찬가지로 공정위의 검찰 고발에 의해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이들이 검찰에 고발된 것은 2018년인데요. 공정위는 그해 6월 18일 “LS그룹 총수일가가 직접 관여해 LS글로벌을 설립하고 LS니꼬동과 전기동을 거래하는 회사들로부터 통행세를 받는 방식 등으로 부당지원 했다고 보고 LS그룹 계열사 4곳에 과징금 263억6000만원을 부과하고 경영진과 법인을 고발하도록 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고발된 인물은 구자홍 LS니꼬동제련 회장, 구자엽 LS전선 회장, 구자은 LS니꼬동제련 등기이사 및 전 부사장, 도석구 LS니꼬동제련 대표이사, 명노현 LS전선 대표이사, 전승재 전 LS니꼬동제련 부사장 등입니다.

검찰은 2020년 6월 LS그룹 총수들이 계열사에 21조원 상당의 일감을 몰아준 혐의로 일괄 기소하고 도석구 LS니꼬동제련 대표, 명노현 LS전선 대표, LS전선 소속 직원과 주식회사 LS, LS니꼬동제련, LS전선 법인도 함께 재판에 넘겼습니다.

이들은 2006년부터 2019년 12월까지 약 14년간 통행세 수취 법인 LS글로벌에 총 233만톤, 17조원 상당의 국산 전기동 일감을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해 약 1500만 달러(한화 약 168억원)를 부당 지원한 혐의입니다. 이들이 LS글로벌에 몰아준 전기동 일감은 국내 전기동 시장 물량의 약 40%에 해당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LS전선이 2006년 1월부터 2016년 12월까지 LS글로벌로부터 4조원 상당의 38만톤 수입전기동을 매입하면서 마진을 고액으로 책정하는 방식으로 부당지원한 혐의도 있습니다.

여기에 2017년 공정위 조사 당시 이 마진 부분을 삭제한 허위자료를 제출한 것으로도 전해졌습니다.

한편 LS그룹 측은 공정위를 상대로 한 통행세 논란 소송에서 지난 7월 22일 일부 승소했는데요. 서울고등법원은 LS니꼬동제련에 대해서는 과징금 전액, LS는 33억2600만원을 초과하는 금액, LS글로벌인코퍼레이티드에는 6억8000만원을 초과하는 금액을 취소한다고 선고했습니다.

다만 LS니꼬동과 글로벌에 대한 공정위의 시정명령 등 나머지 청구에 대해서는 기각, LS전선에 대해서는 모든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이번 LS그룹의 일부 승소로 3년간 끌어왔던 통행세 소송 재판이 어떤 방향으로 흐를지 초미의 관심사입니다.

하지만 최근 공정과 정의가 화두인 만큼 박삼구 전 회장을 비롯해 LG그룹 총수 3명에 대한 판결이 가볍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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