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쪽짜리 방송 재승인’ 롯데홈쇼핑, 3연속 이어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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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쪽짜리 방송 재승인’ 롯데홈쇼핑, 3연속 이어갈까
  • 김인수 기자
  • 승인 2021.04.12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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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는 섹시한 게…” 등 잇단 방송사고로 두차례 방심위 제재
‘방송평가’ 감점 등 2019년에만 총 7건 법적 제재로 업계 최다
사진=롯데홈쇼핑
사진=롯데홈쇼핑

롯데홈쇼핑이 다음 달 정부의 TV홈쇼핑 재승인 심사를 앞두고 좌불안석입니다. 고질병인 사건 사고가 또 발생했기 때문인데요. 이미 앞서 두 차례 사건 사고로 3년짜리 조건부 승인을 받았는데, 이번에도 사고가 터져 3회 연속 조건부 승인을 받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는 분위기입니다.

롯데홈쇼핑은 3연속 조건부 재승인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준비하고 있다지만 연달아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제재 조치를 받은 것이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우려가 있어 이번에도 5년 승인을 장담할 수 없어 보어 보인다는 게 업계의 전망입니다.

홈쇼핑업계 빅4 가운데 나홀로 재승인을 받는 롯데홈쇼핑이 이번에도 조건부 재승인을 받을 경우 이미지에 상당한 손상을 입을 것으로 보입니다.

롯데홈쇼핑이 반쪽짜리 재승인을 받은 것은 2015년과 2018년입니다. 2015년에는 납품업체로부터 수억원의 뒷돈을 받은 혐의가, 2018년에는 뇌물 의혹사건에 연루된 혐의가 재승인 심사에 영향을 끼쳤다는 평가입니다.

2015년 사건은 이렇습니다. 당시 신헌 전 대표는 방송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납품업체로부터 금품을 받고 회삿돈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돼 징역 2년과 추징금 8800만원을 선고 받았습니다. 압수된 그림도 몰수됐습니다.

검찰에 따르면 신 전 대표는 롯데홈쇼핑 대표로 재직할 당시인 2008년 5월부터 2010년 7월까지 부하직원과 짜고 인테리어 공사대금을 부풀리는 방식으로 회삿돈 3억272만원을 횡령하고, 백화점 입점과 홈쇼핑 운영을 대가로 업체들로부터 1억3300만원 상당의 금품을 챙긴 혐의로 구속기소됐습니다. 신 전 대표와 같은 혐의 등으로 기소된 전·현직 임원 역시 모두 유죄판결을 받았습니다.

롯데홈쇼핑은 2018년에도 이례적으로 2연속 3년짜리 조건부 사업권을 받았습니다. 이 때는 전병헌 전 청와대 정무무석의 뇌물 의혹 사건이 연루된 것이 발목을 잡았습니다. 전병헌 전 수석은 국회 미방위 소속 의원이자 한국e스포츠협회 명예회장으로 활동하던 2013년 10월~2016년 5월 롯데홈쇼핑 등으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는데요.

검찰은 전 전 수석이 롯데홈쇼핑에게 방송 재승인 관련 문제 제기를 중단해 달라는 명목으로 3억원을 협회에 후원하게 한 것으로 봤습니다. 이 사건은 2심에서 무죄를 선고 받았으나, 500만원 상당의 기프트카드를 뇌물로 제공한 혐의 등은 유죄가 인정됐습니다. 관련 혐의 등으로 강현구 전 롯데홈쇼핑 대표는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았습니다. 아울러 롯데홈쇼핑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6개월간 매일 6시간 업무정지 처분을 받기도 했습니다.

이런 영향으로 롯데홈쇼핑은 2018년 TV홈쇼핑 재승인 심사에서 668.73점을 기록하며 역대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았습니다. 이는 2015년 3년짜리 재승인 당시 받았던 672.12점보다도 낮은 점수였습니다.

각종 사건 사고로 방심위 제재를 받았던 롯데홈쇼핑은 올해 재승인 심사를 앞두고 또 악재가 터졌습니다. 두 차례나 잇따라 방심위 제재를 받은 것입니다. 이제는 고질병이 된 분위기입니다.

지난해 10월 판매 방송에서 독일 스포츠 배낭 전문 브랜드 ‘도이터’의 라이선스 의류 제품인 구스다운을 판매하면서 도이터는 의류를 제조·판매하고 있지 않음에도 기술 제휴 등을 한 것처럼 표현하다 적발됐습니다. 이에 방심위는 1월 12일 롯데홈쇼핑에 법정제재인 ‘경고’ 조치를 내렸습니다.

또 같은 달 방송에서 “섹시하다는 건, 건강에 대해 우려가 그만큼 느껴지지 않는다는 거예요. 그게 여자인 거 같아요” “섹시하다는 게 여자한테는 건강하다는 거잖아요” 등 성 고정관념을 조장하는 발언을 그대로 송출했다가 제재를 받은 것인데요.

방심위는 1월 19일 롯데홈쇼핑에 행정지도인 ‘권고’를 결정했습니다. 광고심의소위는 “성적 매력과 여성성을 동일시하고, 여성은 외모를 통해 건강상의 문제점이 발현된다는 차별적 인식을 드러내고 있다”며 “생방송 중 돌발적인 발언인 점을 감안해 향후 양성평등 의식을 제고하기 위해 각별한 주의를 기울일 것을 강력히 권고한다”고 밝혔습니다.

1주일 새 2번이나 방송위 제재를 받은 것입니다. 이 같은 잇단 제재가 TV홈쇼핑 재승인 심사에서 마이너스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특히 롯데홈쇼핑은 방심위 제재를 가장 많이 받은 TV홈쇼핑업체라는 불명예를 가지고 있는데요. 방심위에 따르면 2019년 한 해 동안 방심위는 홈쇼핑 방송 총 132건에 대해 제재조치 등을 의결했는데, 이 가운데 ‘방송평가’에서 감점을 받은 법정제재는 41건, 행정지도는 91건이었습니다. 문제는 롯데홈쇼핑(관계자 징계 2건, 경고 1건, 주의 4건)이 총 7건으로 홈앤쇼핑과 함께 가장 법적 제재를 많이 받은 홈쇼핑 자리에 오른 것입니다.

방송평가는 과기부의 TV홈쇼핑 재승인 심사 항목 중 가장 높은 배점을 차지합니다. 따라서 방송평가에서 감점을 많이 받은 롯데홈쇼핑의 이번 재심사 과정에서 높은 점수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됩니다.

재승인 심사항목은 방송평가위원회 방송평가 결과(275점), 공적·공정성·지역사회적 필요성 및 타당성(120점), 공정거래 관행 정착 및 중소기업 활성화 기여 실적(260점), 시청자 및 소비자 권익 보호(100점), 조직·인력 운영 등의 적정성(70점), 방송 편성 등의 적절성(60점), 재정 능력 등(65점), 방송발전을 위한 지원계획(50점) 등 총 1000점 만점으로 구성되는데, 재승인을 받기 위해선 총 650점 이상을 받아야 합니다. 해당 점수를 채우지 못하면 조건부 재승인 혹은 재승인이 아예 거부될 수 있습니다.

롯데홈쇼핑은 2018년 5월 28일에 3년 기한의 TV홈쇼핑 재승인을 받아, 재승인 유효기간은 올해 5월 27일까지입니다. 롯데홈쇼핑의 운명이 한 달여 남았습니다. 2연속 3년부 재승인을 받은 롯데홈쇼핑이 올해도 ‘반쪽짜리’ 재승인을 받으면서 3연속 조건부 재승인이라는 꼬리표가 따라 다닐지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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