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는’ LG폰, 독주하는 삼성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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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는’ LG폰, 독주하는 삼성폰
  • 이경호 기자
  • 승인 2021.04.05 1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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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스마트폰 사후 서비스는 지속… “삼성, 시장 독점으로 소비자 피해 우려”
왼쪽부터 LG V50과 삼성전자 폴더블폰./사진=각 사
왼쪽부터 LG V50과 삼성전자 폴더블폰./사진=각 사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을 철수한다. 1995년 휴대전화 사업을 시작한 지 26년 만의 철수다. 이로써 삼성전자 스마트폰 쏠림이 심한 국내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독점 수준으로 재편될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5일 이사회에서 모바일 사업을 종료하기로 결정했다. 종료하는 시점은 7월 31일이다.

LG전자는 휴대폰 사업 경쟁이 심화하고 사업부진이 지속적으로 이어진 것을 영업 종료 사유로 들었다. LG전자 측은 “해당 사업 철수로 내부자원 효율화를 진행하고 핵심사업으로 역량을 집중해 사업구조를 개선하겠다”고 설명했다. 또 “사업은 철수하지만 구매 고객과 기존 사용자가 불편을 겪지 않도록 충분한 사후 서비스를 지속한다”고 밝혔다.

앞서 LG전자는 지난 1월 20일 사업의 매각을 포함해 모든 가능성을 검토한다고 밝히고 다양한 사업 조정 방안을 검토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LG전자는 사업 매각을 위해 베트남 빈그룹, 독일 자동차그룹 폭스바겐 등과 접촉했으나 논의에 진전이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LG전자는 1995년 ‘화통’이라는 브랜드로 휴대전화 사업을 시작한 이후 2000년대 초에는 초콜릿폰, 샤인폰, 프라다폰 등이 세련된 디자인으로 큰 인기를 누리며 연간 판매량 1000만대(2005년), 세계 스마트폰 점유율 3위(2008년)에 오르는 전성기를 맞기도 했다. 하지만 스마트폰으로의 전환이 늦어지면서 부진의 늪에 빠졌다. 2010년 첫 스마트폰 출시 후 2014년 출시한 G3로 한때 흥행하는 듯했지만 이후 G4, G5, V10, V20 등이 기술적 오류로 흥행을 이어가지 못하면서 부진의 늪에 빠지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벨벳, LG 윙 등 프리미엄 스마트폰으로 반전을 노렸지만 잇따라 흥행에 실패하면서 적자기조가 더욱 굳어졌다.

2015년 2분기 시작된 적자는 지난해 4분기까지 23분기 연속 이어졌다. MC사업부는 누적 적자만 5조원에 달한다.

LG전자는 휴대폰 사업은 종료하더라도 미래 준비를 위한 모바일 기술의 연구개발은 유지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3700여명의 MC사업본부 직원은 LG전자의 다른 사업본부 및 LG 계열회사 인력 수요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재배치키로 했다. 오는 7월 출범하는 자동차 부품 업체 마그나 인터내셔널과 전기차 파워트레인(동력전달장치) 분야 합작법인 등에 전환 배치될 것으로 보인다.

LG전자 관계자는 “6G 이동통신, 카메라, 소프트웨어 등 핵심 모바일 기술은 차세대 TV, 가전, 전장부품, 로봇 등에 필요한 역량이기 때문에 CTO부문 중심으로 연구개발을 지속할 것”이라며 “특히 2025년쯤 표준화 이후 2029년 상용화가 예상되는 6G 원천기술 확보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LG폰이 철수함에 따라 국내시장에서는 삼성폰이 독주체제를 갖출 것으로 보인다. 5일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 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2월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LG전자의 점유율은 10%였다. 지난해 1월(18%)과 2월(14%) 대비 각각 8, 4%포인트 떨어진 수치이다.

LG전자와는 대조적으로 삼성전자 점유율은 1월 61%(전년 대비 5%p 상승), 2월 69%(전년 대비 4%p 상승)로 늘었다.

LG전자 스마트폰 사용자들이 아이폰보다는 이미 익숙한 안드로이드 OS(운영체제)를 가진 삼성전자로 이동할 가능성이 더 크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여기에 중국 스마트폰은 국내에서 약한 신뢰도 때문에 새로 진입하기가 어렵다는 이유도 있다.

이 때문에 앞으로 시장점유율에서 우위를 점한 삼성전자가 단말기 가격 책정이나 프로모션에서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아 결국 소비자에게 피해가 돌아올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 시장의 경쟁 실종으로 출고가가 높아지거나 저성능의 상품만 출시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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