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공매도 무용지물’ 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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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공매도 무용지물’ 시스템?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1.02.16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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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탁결제원 대차거래계약 확정시스템, 외국인 옮겨 탈지 미지수
예탁결제원이 대차거래계약 확정시스템 구축계획을 밝혔지만 무차입 공매도 예방효과까지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사진은 예탁결제원 서울지사. /사진=한국예탁결제원
예탁결제원이 대차거래계약 확정시스템 구축계획을 밝혔지만 무차입 공매도 예방효과까지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사진은 예탁결제원 서울지사. /사진=한국예탁결제원

예탁결제원이 대차거래정보 보관 의무 지원을 위한 대차거래계약 확정시스템 구축계획을 밝혔지만 무차입 공매도 예방효과까지는 기대하기 어려워 ‘반쪽짜리’라는 지적이다. 예탁결제원은 다음달 8일부터 내국인 투자자를 대상으로 대차거래계약 확정절차를 자동화된 방식으로 처리할 수 있는 대차거래계약 확정시스템을 오픈한다고 어제(15일) 밝혔다.

금융기관 등 대차거래 참가자는 앞으로 이 시스템을 통해 대차거래계약을 확정하고, 대차거래계약 원본을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다. 아울러 대차거래 현황의 통합 조회도 가능하다. 그동안 차입자와 대여자는 메신저·전화나 이메일 등을 통해 대차거래계약을 확정했다. 그러다 보니 수기입력 과정의 착오나 실수가 무차입 공매도의 발생 원인이 되었다.

국회와 금융위원회는 이를 개선하기 위해 자본시장법에 ‘차입공매도를 위한 대차거래 정보 보관·보고의무’를 새로 만들고, 구체적인 사항은 시행령을 통해 오는 4월 6일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예탁원은 이번 대차거래계약 확정시스템 시스템 구축을 통해 자본시장법 시행령이 원활히 시행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것이다.

/자료=한국예탁결제원
/자료=한국예탁결제원

하지만 국내 증권대차거래 시장에서 공매도를 위해 증권을 빌리는 절대 다수인 외국인이 이 시스템을 이용할지는 미지수다. 해외 대차거래 이용자는 대차 플랫폼 시장에서 사실상 독과점적 지위를 지닌 이퀼렌드(Equilend)를 주로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퀼렌드는 모간스탠리, 골드만삭스 등 글로벌 IB들이 만든 회사다.

예탁결제원의 대차거래계약 확정시스템이 구축된다고 하더라도 이퀼렌드를 이용하는 외국인투자자가 대차거래 플랫폼을 옮길 가능성은 아주 낮다. 예탁결제원도 외국인투자자보다는 국내 기관투자가 가운데 소량 대차거래 주문을 이용하는 투자자를 주된 참여자로 보고 있다. 따라서 예탁결제원의 시스템은 고의·실수에 의한 무차입 공매도 예방은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과거 무차입 공매도로 제재를 받았던 골드만삭스도 이퀼렌드 시스템을 사용하면서 대차 데스크의 착오입력으로 결제사고가 발생했다. 대차거래계약 확정시스템 도입이 무차입 공매도 방지를 위한 현실성 있는 대책은 아니라는 뜻이다. 예탁결제원이 고의나 실수에 따른 무차입 공매도는 대차거래계약 확정시스템과 관련이 없다고 한계를 인정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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