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금 논란’의 아궁이는 없애지 못한 한샘 조창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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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당금 논란’의 아궁이는 없애지 못한 한샘 조창걸
  • 김인수 기자
  • 승인 2020.06.12 14: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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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사상 첫 매출 2조원 돌파했다가 ‘성폭력 사건’ 후 실적 급락
영업·당기순이익 모두 반토막으로 추락… 직원 줄이고 급여도 깎아
주가마저 폭락했는데도 배당금은 최고치 실적 때 올린 그대로 지급
사진=한샘 본사
사진=한샘 본사

1970년대 초 불을 지피는 아궁이를 없애고 입식 부엌을 들여 놓은 한샘이 정작 ‘배당금 논란’의 아궁이는 없애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가구·인테리어업계 선두인 한샘이 2017년 신입 여직원 성폭력 사건 이후 실적이 곤두박질치고 있으나 수익과는 무관하게 배당금으로 오너의 배를 두둑이 채워주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입니다. 업계 2위인 현대리바트와 정반대의 행보입니다.

본지가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분석한 결과 한샘은 연결기준 사상 첫 2조원의 매출을 달성한 이후 실적이 꾸준히 하락세에 있습니다. 순이익 또한 실적에 따라 계속해서 떨어지고 있는데요. 하지만 오너인 조창걸 명예회장은 순익이 좋아졌을 때 올랐던 배당금을 순익이 쪼그라들었는 데도 여전히 같은 금액의 배당금을 챙기고 있었습니다. 당연히 순익 대비 배당률은 상대적으로 올라가고 있는 것입니다.

조창걸 한샘 창업주(명예회장)
조창걸 한샘 창업주(명예회장)

한샘은 2013년 업계 최초로 매출 1조원(1조61억원)을 달성한 이후 꾸준히 실적이 오르면서 2017년에는 2조원을 돌파하면서 또 다시 업계 신화를 써나갔습니다. 하지만 2017년 11월에 신입여직원 성폭력 사건이 불거진 후 여론 악화로 매출이 급격히 하락세에 접어들었는데요.

한샘의 최근 5년간(2015~2019년) 매출액을 보면 2015년 1조7105억원에서 2016년에는 1조9345억원으로 2조원 턱밑까지 갑니다. 결국 2017년에 2조625억원으로 사상 첫 2조원을 돌파하는 기록까지 세웁니다.

하지만 그해 11월 신입사원 성폭력 사건이 불거지면서 여론 역시 급격히 악화합니다. 남자직원 3명이 20대의 여성 신입사원을 상대로 각각 불법촬영, 성폭행 및 성폭행 시도를 했다는 글이 온라인커뮤니티에 올라오면서 해당 사건이 세상에 알려졌고, 홈쇼핑 등 유통업계에서는 한샘 관련제품 방송을 연기하거나 중단하는 등 영업활동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했습니다.

논란이 커지자 당시 한샘 최양하 회장은 “직원을 적극적으로 돌보지 못해 뼈아프게 생각한다”면서 “중요한 것은 우리 직원을 제2, 제3의 피해에서 보호하는 일”이라며 머리를 숙였습니다. 그런데 정작 피해 여성은 급여 감봉에 악성댓글, 그리고 사내분위기 등에 시달리면서 결국 사건 한 달 만에 회사를 그만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반면 가해자 A씨는 정직 3개월에 지방 근무지 발령에 그칩니다. 결국 가해자 3명은 고소를 당했고, 2명은 유죄를, 1명(인사팀장)은 재수사명령을 받았습니다.

이런 일련의 사건 속에 한샘의 이미지는 추락했고, 불매운동 조짐까지 보이면서 고스란히 실적에 반영됐습니다. 이듬해인 2018년 매출액은 1조9285억원으로 2조원대가 무너지더니 2019년에는 1조6984억원을 기록하는데 그칩니다. 2017년에 비해 무려 17.7%나 빠진 것입니다.

영업이익도 2015년 1467억원에서 2016년 1596억원으로 급등하다가 성폭력 사건이 발생한 2017년에는 1405억원으로 급락합니다. 2018년에는 전년에 비해 무려 60%나 줄어든 560억원을 올리다가 2019년에는 558억원으로 더 쪼그라듭니다.

당기순이익도 같은 양상을 보이는데요. 2015년에 1147억원에서 2016년 1275억원으로 상승세를 타다가 2017년에 959억원으로 축소됩니다. 그러다가 2018년에는 900억원에서 2019년에는 전년에 비해 반토막도 안 되는 427억원으로 폭락합니다.

수익은 폭락수준이지만 오너인 조창걸 명예회장의 배당금은 굳건했습니다. 수익이 늘어날 때는 배당금도 같이 늘었지만 수익이 대폭 줄어들어도 배당금 지출은 변함이 없었던 것입니다.

배당금 지출 내역을 보면 2015년 180억8000만원에서 2016년에는 198억8800만원으로 소폭 증가합니다. 수익 증가에 따른 이익 배분인 셈이죠. 최고 실적을 거둔 2017년에는 211억5500만원으로 훌쩍 뜁니다. 현금배당성향도 전년도 15.6%에서 22.1%로 대폭 상승합니다. 2018년부터는 매출액,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모두 하락하지만 배당금은 211억5500만원으로 동일합니다. 특히 2019년에는 당기순이익이 전년에 비해 반토막 이하로 뚝 떨어졌지만 역시 배당금은 211억5500만원으로 같은 금액이 지출됩니다. 현금배당성향은 무려 49.5%에 이릅니다. 당기순이익의 절반을 현금배당했다는 것입니다.

지분율에 따라 배당금이 분배되는데요. 조창걸 명예회장의 지분율은 15.45%입니다. 2015년부터 2019년까지 5년간 챙긴 현금배당금은 156억7000만원입니다.

반면 현대리바트의 경우는 순익이 줄어들면 현금배당금액도 줄이면서 한샘과는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습니다. 최근 3년간(2017~2019년) 현대리바트의 당기순이익은 369억5400만원→388억8100만원→194억466만원을 기록했습니다. 배당금은 각각 20억1100만원→58억3300만원→30억1700만원으로, 당기순이익이 감소하면 배당금 지출액도 줄인 것입니다.

조창걸 명예회장과는 달리 직원들은 고통을 감내하는 모습입니다. 직원 수도 줄고 급여도 줄어든 것인데요. 실적이 최고치에 도달했던 2017년 총 직원 수는 3033명에서 2018년에 2885명으로 줄어들다가 2019년에는 2525명으로 급감합니다. 직원 평균 급여는 2017년 4700만원에서 2018년에 5200만원 수준까지 올랐으나 2019년에는 4600만원으로 대폭 하락합니다.

그렇지만 조창걸 명예회장은 3년간 급여가 각각 6억7700만원에서 6억5200만원, 6억5000만원으로 소폭 줄어드는데 그칩니다.

3년간 한샘 주가 추이.
3년간 한샘 주가 추이.

한샘 주가도 큰 영향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2017년 11월 사내 성폭력 사건이 발생할 때쯤 17만원 선이던 주가는 계속 하락해 2018년 10월에는 4만원 선까지 추락합니다. 현재는 점차 회복세를 보이면서 6월 11일 8만9400원에 장을 마쳤습니다.

한편 조창걸 명에회장의 손자인 휘현군과 일현군은 2015년 9월 주식 3만6915주 씩을 아버지 조원찬(조창걸 명예회장 외아들)으로부터 상속 받아 미성년 주식부호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는데요. 당시 주식가치로 105억원에 달했습니다. 이들의 당시 나이는 각각 12, 11세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들이 주식을 상속 받은 연유로 아버지인 조원찬이 2012년에 사망함에 따라 이에 따른 상속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두 손자는 지분에 따라 수천만원씩 배당금을 받기도 했습니다.

조휘현·일현군은 2018년 10월 8일 보유하고 있던 주식을 모두 매각했습니다. 이들의 모친인 김현수도 보유하고 있던 한샘 주식 3만9687주 전량을 처분했습니다. 세모자가 한샘 주식을 전량 처분한 것에 대해 한샘 측은 “개인적인 처분”이라며 말을 아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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