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텐’도 못 드는 급여… 신성통상의 ‘애국’은 남의 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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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텐’도 못 드는 급여… 신성통상의 ‘애국’은 남의 옷?
  • 김인수 기자
  • 승인 2020.04.22 14: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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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오롱FnC는 오너 4세 이규호 취임 1년 만에 ‘1조 클럽’ 탈락 수모
불매운동 직격탄 맞은 유니클로의 에프알엘코리아, 영업익 15% 추락
국내 10대 패션기업 분석, 여성 평균 근속연수 5년… F&F, 3년4개월 최하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지난해 아베의 경제보복으로 인한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패션기업까지 강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순수 토종 브랜드로 ‘애국 마케팅’을 펼쳤던 국내 기업의 실적이 급상승한 반면 일본 브랜드 기업은 사상 최악의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된 것인데요.

특히 국내 SPA브랜드 ‘탑텐’을 운영하는 신성통상과 일본 유니클로와 지유(GU) 브랜드의 에프알엘코리아 그리고 코오롱인더스트리(코오롱FnC)의 실적이 가장 눈에 띕니다.

신성통상은 최근 당일해고 논란 속에 자녀들을 채용한 것에 더해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정부차원에서 권장하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비웃기라도 하듯 버스를 대절해 단체회식을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비난을 한 몸에 받기도 했죠. 게다가 직장 내 욕설과 폭행, 심지어는 성희롱 논란까지 폭로되면서 주목받고 있습니다. 몇개월 새 천당과 지옥을 오간 듯합니다.

본지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분석한 결과 국내 10대 패션기업 중 가장 큰 이익을 올린 기업은 전년대비 영업이익이 무려 89.9%가 뛰어오른 신성통상이었습니다. 반면 가장 큰 추락을 맛본 기업은 코오롱FnC로, 전년대비 영업이익이 66.2%나 떨어졌습니다. 특히 코오롱FnC는 ‘1조클럽’에서도 제외되는 수모를 겪었습니다. 일본제품 불매운동의 직격탄을 맞은 에프알엘코리아는 영업이익이 14.9%나 하락했습니다. 8개사(에프알엘코리아와 이랜드월드는 미공시)의 여직원 평균 근속연수는 5.1년으로, 남자직원(6.7년)보다 1.6년이 적었습니다.

매출액 순위는 삼성물산 패션부문, LF, 에프알엘코리아, 신세계인터내셔날, 이랜드월드가 1조클럽을 유지했고, 한섬, 코오롱FnC, 신성통상, 에프앤에프(F&F), 신원이 뒤를 이었습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지난해 매출액은 1조5800억원으로, 전년보다는 0.9% 줄어들었습니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293억원을 기록해 16% 올랐네요. 직원들의 평균근속연수는 남자직원이 10.8년, 여자직원이 8.3년으로, 남녀 모두 업계 1위였습니다. 평균급여는 남 1억1000만원, 여 6900만원으로 격차가 62.7% 였습니다.

LF의 지난해 매출액은 0.7% 줄어든 1조4053억원이었습니다. 영업이익도 904억원으로, 전년보다 18.4% 감소했습니다. 직원들의 평균근속연수는 남녀 각각 5년, 4년입니다. 평균급여는 남직원 8300만원, 여직원은 이보다 약 20% 적은 6600만원입니다.

에프알엘코리아는 지난해에 1조3780억원의 매출을 올렸는데요. 이는 전년대비 0.35% 증가한 수치입니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1994억원으로, 14.9% 줄어들었습니다. 불매운동의 영향입니다. 특히 유니클로의 회계연도는 2018년 9월부터 2019년 8월까지로, 불매운동 기간이 두 달(7~8월)만 포함됐음에도 영업이익이 15% 정도 떨어진 것에 주목해야 합니다. 2020년 회계연도 결과가 나오면 훨씬 더 큰 타격을 입었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죠. 업계 또한 이같은 시각입니다. 유니클로는 불매운동 당시 일본 본사인 패스트리테일링의 오카자키 다케시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오래 가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 국민들을 자극한 데 이어 일본군 위안부를 조롱하는 듯한 TV광고를 게재하는 등 전혀 반성의 기미조차 보이지 않으며 불매운동에 기름을 부었죠.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전년보다 14.4% 오른 1조2824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습니다. 영업이익도 27.9% 뛰어 오른 867억원의 실적을 냈습니다. 직원들의 평균근속연수는 남녀 각각 7.3년, 4.2년으로, 차이가 무려 3년이나 났습니다. 평균급여는 여직원이 5200만원으로 남자직원(8200만원)의 63% 수준에 불과했습니다.

이랜드월드 또한 실적이 큰 폭으로 하락했는데요. 매출액은 전년보다 18.2% 떨어진 1조1769억원, 영업이익도 48% 추락한 1233억원을 기록했습니다.

한섬의 실적은 상당히 좋아졌습니다. 매출액은 29.7% 오른 9946억원을 기록해 1조클럽을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영업이익도 전년보다 22% 상승한 957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직원들의 평균근속연수는 각각 5년7개월, 4년4개월입니다. 평균급여는 남 6400만원, 여 5200만원입니다.

코오롱FnC의 실적이 주목되는 데요. 이웅열 코오롱그룹 전 회장의 장남이자 오너 4세인 이규호 최고운영책임자(COO)가 이끌며 경영성과 시험대에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2018년 11월 취임 후 1년간의 상과로 평가 받는 지난해 실적은 썩 좋지 않습니다. 코오롱FnC의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보다 7% 하락한 9729억원을 기록해, 2010년부터 9년간 유지해오던 1조클럽에서 탈락하고 말았습니다. 영업이익도 135억원으로, 66.2% 떨어졌습니다. 업계에서 가장 큰 하락 폭입니다. 남녀 평균근무기간은 각각 9.6년, 6.4년이고, 평균급여는 6200만원, 5200만원으로 격차가 가장 적습니다.

신성통상은 지난해 일본제품 불매운동의 덕을 가장 많이 보며 큰 폭의 실적 개선을 나타냈습니다. 매출액은 9398억원으로, 전년보다 15.1% 올랐고, 영업이익은 471억원으로 무려 89.9%나 수직 상승했습니다. 유니클로 대체제품으로 이름을 올리며 반사이익의 효과를 톡톡히 본 결과입니다. 하지만 최근 각종 불미스러운 논란에 휩싸이면서 역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며 다시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남녀 평균근속연수는 각각 4.9년, 3.7년입니다. 남녀 평균급여는 4600만원, 4000만원으로 10개사 중 최하위입니다.

에프앤에프도 상당한 실적개선을 이뤘습니다. 매출액은 37% 오른 8851억원, 영업이익도 74.3% 상승한 1590억원을 기록했는데요. 특히 영업이익 1000억원대는 에프앤에프가 유일합니다. 의류부문 남녀 평균근무연수는 각각 2년5개월, 3년4개월로 가장 낮습니다. 평균급여는 남녀 각각 6900만원, 5300만원입니다.

신원은 지난해 매출액이 6710억원으로, 전년보다 8.7% 올랐고, 영업이익도 32.5% 상승한 114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사무직과 생산직 등 남녀 평균 근무연수는 6년이고, 특히 생산직 여직원의 경우는 9.47년이나 됐습니다. 직원의 평균급여는 사무관리직과 생산직의 남지직원은 5670만원 수준인 반면 여직원은 사무관리직 3860만원, 생산직 4400만원으로 편차가 컸습니다.

패션기업은 상대적으로 다른 업종에 비해 여직원이 남직원보다 많습니다. 그런데도 타 직종에 비해 여직원들의 근무연수가 짧은 것은 각종 차별 때문이라는 지적이 많습니다. 업무와 무관한 잡일에 육아휴직을 내면 권고사직이 뒤따른다는 제보도 종종 듣습니다. 특히 직장 내 성희롱 등 성범죄 사건도 빼놓을 수 없는 문제입니다. 차별은 언젠가 부메랑으로 온다는 것을 잊지 않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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