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경제] 12·16 대책과 ‘공명지조(共命之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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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경제] 12·16 대책과 ‘공명지조(共命之鳥)’
  • 이광희 기자
  • 승인 2019.12.17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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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경제] 각주구검(刻舟求劍). 강물에 빠뜨린 칼을 뱃전에 새겨 찾는다는 어리석고 융통성이 없음을 뜻하는 사자성어입니다. 경제는 타이밍입니다. 각주구검의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않게 경제 이슈마다 네 글자로 짚어봅니다.

정상옥 전 동방대학원대 총장이 휘호한 교수신문 선정 올해의 사자성어인 ‘공명지조’(共命之鳥). /사진=교수신문 제공
정상옥 전 동방대학원대 총장이 휘호한 교수신문 선정 올해의 사자성어인 ‘공명지조’(共命之鳥). /사진=교수신문 제공

<교수신문>은 15일 2019년 기해년을 정리하는 올해의 사자성어로 ‘공명지조’(共命之鳥)를 선정했는데요. 공명지조는 아미타경을 비롯한 많은 불교경전에 등장하는 ‘한 몸에 두 개의 머리’를 가진 새로, 글자 그대로 ‘목숨을 함께하는 새’입니다. 서로가 어느 한 쪽이 없어지면 자기만 살 것 같이 생각하지만 실상은 공멸하게 되는 ‘운명공동체’라는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공명지조를 올해의 성어로 추천한 최재목 영남대 교수(철학과)는 “한국의 현재 상황은 상징적으로 마치 공명조를 바라보는 것만 같다. 서로를 이기려고 하고, 자기만 살려고 하지만 어느 한 쪽이 사라지면 죽게 되는 것을 모르는 한국 사회에 대한 안타까움이 들어 선정하게 됐다”라고 밝혔습니다.

올해의 사자성어가 선정된 다음날 국토교통부는 12·16 부동산대책을 발표했습니다. 문재인정부 2년7개월 만에 18번째 대책입니다. 홍남기 부총리는 “불로소득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예전보다도 훨씬 더 강력하게 반영되어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이번 대책을 바라보는 부동산업계의 반응은 다양합니다. 분양가 상한제 적용지역으로 추가된 지역 등 수도권은 가격 상승세가 멈출 것이라며 강력한 영향을 전망한 반면, “이미 오를 아파트는 다 올랐다”라며 가격하락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강남4구 주간 아파트가격 상승률. /자료=국토교통부
강남4구 주간 아파트가격 상승률. /자료=국토교통부

국민들의 시선은 아쉽다는 반응입니다. 누리꾼들은 “종부세 올립시다! 그래야 60만명 나머지5100만명은 상관없어요 강력 추진하세요!” “끝까지 보유세 중과세를 안 때리네...” “보유세 강하게 올리지 않는 이상 미친집값 절대 못 잡음” 등 더욱 강력한 요구를 쏟아내고 있습니다.

정부 비판과 함께 ‘증세’에 대한 반발 목소리도 나옵니다. “명분 만들어서 세금 걷기???” “속셈이 이거였잖아.. 증세” “이게 나라냐? 강도들이지. 집값은 지들의 정책실패지 투기꾼들이 아니다” 등등입니다.

정리하면 각자가 처한 상황에 따라 반응도 달라진다는 것입니다. 무주택 서민들은 집값이 떨어져 내집 마련의 꿈이 가까워지기를 간절히 바라고 세금을 더 내게 되는 부동산 부자들은 반발이 크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부동산 부자들의 잇속을 들여다보면 앞서 언급한 ‘공명조’처럼 자기만 살려고 하면 같이 죽게 되는 것을 모르는 한국 사회의 씁쓸한 단면을 보는 듯합니다. 공명조는 목숨을 함께하는 ‘운동공명체’라는 사실을 되새겨야 할 때입니다.

아무튼 이번 부동산 대책이 이전의 실패를 거울삼아 성공하는 계기로 삼는 전패위공(轉敗爲功)이 될지 지켜볼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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