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지 않고 ‘폭탄’으로 돌아온 공매도, 무엇이 문제인가 [오인경의 그·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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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지 않고 ‘폭탄’으로 돌아온 공매도, 무엇이 문제인가 [오인경의 그·말·이]
  • 오인경 후마니타스 이코노미스트
  • 승인 2025.04.14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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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매도 전면 재개 ‘2주간의 일지’ (상)
/일러스트=이미지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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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주식시장이 하루아침에 급변동 장세로 돌변했다. 국내외 증시에서 최근에 보여준 일일 변동 폭은 대부분의 시장에서 역대급 기록이었다. 그만큼 공포와 탐욕이 시시각각으로 교차했다. 한국 증시도 때마침 공매도 재개와 대통령 탄핵 선고가 맞물리면서 극도로 혼란스러운 급등락이 이어졌다. 수많은 투자자로부터 뿌리 깊은 불신과 지탄의 대상으로 전락한 공매도 제도는 1년 반에 가까운 금지 기간 이후 마침내 재개된 탓에 인위적으로 억제된 공매도 물량이 한꺼번에 분출되면서 예상 밖으로 공매도 거래대금이 급증하는 모습이었다.

/그래픽=오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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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증시는 지난해 여름부터 일찌감치 해외 증시와 차별화되는 부진을 거듭해 온 탓에 이번에 공매도가 재개되더라도 그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게 많은 전문가의 공통된 전망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최고 권력의 리더십 공백 사태와 맞물린 정치적 불확실성과 각종 정책 대응 부재, 극심한 내수 경기 침체 등이 트럼프가 우악스럽게 밀어붙이는 관세 폭탄과 맞물리며 다시금 하방 압력을 가중하는 형국이다.

그동안 한시적이나마 공매도를 전면 금지한 이유는 주로 외국인 투자자들의 불법적인 공매도에 대한 의심 때문이었다. 그렇기에 이번에 공매도가 재개되더라도 예전보다는 조금 더 차분한 모습으로 공매도 제도를 활용할 것이라는 기대조차 없지는 않았다. 그러나 공매도 금지 당시부터 이미 높은 대차 잔액을 유지해 온 일부 고평가 종목군들에 대한 공매도는 여전히 거세게 쏟아져 나왔다. 불법 공매도로 인한 주가 왜곡 현상이 완화되리라는 일부의 기대보다는 인위적인 공매도 금지에 따른 공매도 억제 물량이 예상보다 훨씬 많았다고도 볼 수 있다.

/그래픽=오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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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팬데믹 사태 이후 금지되었던 공매도는 ​2021년 5월부터 재개된 바 있다. 그 당시 공매도 거래대금이 증시 전체 거래대금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대략 2∼7% 수준이었으며, 2차전지 관련주가 폭등했던 몇몇 시기를 제외하면 추세적으로 큰 변화를 보이지는 않는다. 다만 올해 들어 재개된 공매도 거래대금 규모는 예년에 비해 확연히 증가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코스피 시장에서는 공매도 재개 직후부터 시장 전체 거래대금의 13%를 초과할 만큼 공매도 거래가 왕성한 모습이다. 그만큼 시장 자체가 요동치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그래픽=오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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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돌아보면, 공매도 거래대금이 급증했던 거래일은 대부분 2023년 7~8월에 집중적으로 발생했음을 아래 차트로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그럼에도 공매도 거래가 가장 활발했던 ‘상위 10거래일’ 가운데 최근 거래일이 세 차례나 추가되었다. 그만큼 공매도에 대한 시장 수요가 강한 셈이다. 공매도 거래대금이 폭발적으로 증가한 날에는 시장 전체 거래대금도 동반해서 급증하는 경향이 많다. 시장 전체 거래대금에서 공매도 거래대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날은 이번에 공매도가 재개된 이후 더욱 빈번하게 관찰된다.

/그래픽=오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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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매도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부분은 이처럼 ‘시장 전체에서 공매도 거래가 차지하는 비중’이 많고 적음에서 비롯되는 게 결코 아니다.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라는 말처럼, 공매도 거래가 집중되는 종목을 중심으로 극성스러운 공매도가 집요하면서도 지속적으로 발생한다는 게 진짜 문제다. 공매도가 재개된 지난 2주일 동안에 공매도 거래가 집중적으로 발생한 종목들만 대충 살펴봐도 이 점을 쉽게 알 수 있다.

​한국거래소에서 매일 집계하는 ‘공매도 상위 50개사’의 공매도 거래대금을 살펴보면 해당 종목 전체 거래대금에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한다는 걸 금세 파악할 수 있다. 투자심리가 최근처럼 극도로 위축된 데다가 연일 신용 담보 부족 사태로 불가피하게 손절매하는 물량이 쏟아질 경우는 공매도의 위력은 훨씬 배가 된다. 해당 종목 거래대금 가운데 20% 혹은 30%에 육박하는 거래가 공매도 세력의 주도로 이뤄진다면 해당 종목의 주가는 공매도 세력이 원하는 흐름에서 쉽게 벗어나기 어렵다.

/그래픽=오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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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군다나 특정일마다 공매도 거래대금 비중이 최상위인 종목들만 따로 살펴보면 공매도가 주식 시세에 끼치는 영향력이 얼마만큼 막강한지를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최근의 공포스러운 분위기가 정점에 달했던 지난 9일의 공매도 거래대금 비중만 살펴봐도 그렇다. 하루 전체 거래대금의 30∼40%에 해당하는 엄청난 물량이 공매도를 주도하는 세력에 의해 거래될 경우, 대개의 투자자는 위축되기 마련이다. 공매도 물량이 난폭하게 쏟아지는 모습을 바라보면서 해당 종목이 고평가된 탓에 ‘공매도의 순기능’을 살려서 그 종목을 매도한다고 생각할 투자자가 얼마나 되겠는가. 대개의 투자자는 ‘공매도를 빙자한 시세조종 목적’으로 해당 종목의 주가를 고의로 떨어뜨린다고 생각하기 마련이다.

/그래픽=오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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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글에서는 최근 들어 공매도 대금이 폭발적으로 증가한 2차전지 테마주들을 중심으로 ‘공매도 잔액과 주가와의 상관관계’를 자세히 살펴볼 예정이다. 이러한 종목들이 과연 불법적이면서도 악의적인 공매도 거래 때문에 주가가 약세인지, 단지 기업 실적에 비해 지나치게 고평가 때문에 주가가 제자리를 찾아가는지를 보다 뚜렷하게 보여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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