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종하늘도시 날벼락’ 동부건설의 추락, 이제 시작? [이슈&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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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종하늘도시 날벼락’ 동부건설의 추락, 이제 시작? [이슈&웰스]
  • 최석영 탐사기획에디터
  • 승인 2024.07.10 07: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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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만5000㎡ 주상복합 1300가구 건설, 300억원 날리고 눈물의 ‘손절매’
지난해 토지자금 대출만 3000억원 넘어 사업 계속할수록 손실 눈덩이
“신용도 다소 떨어지는 중견 건설사, 이번 사업장 실패는 이미 예견돼”
/그래픽=뉴스웰
/그래픽=뉴스웰

동부건설이 인천 영종하늘도시에서 추진 중이던 1300가구가 넘는 주상복합 사업을 전격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계약금만 약 300억원 이상을 날리는 결정이지만, 사업을 계속 추진하다간 더 큰 손실을 볼 것이라는 위기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해 6월부터 올해 6월, 오는 12월 등으로 분양 일정을 미루며 버텼지만, 지역 내 미분양 사정과 주택시장 분위기가 만만치 않자 결국 결단을 내린 겁니다.

9일 업계와 언론보도 등을 종합하면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동부건설의 100% 자회사인 와이제이글로벌개발이 요청한 영종하늘도시 RC3블록(인천시 중구 중산동 1958-11·12번지)에 대한 주택사업계획 승인을 지난 5일 취소했습니다. 동부건설은 2021년 대지면적 6만5081㎡에 달하는 이 지역을 한국토지주택공사(LH)로부터 3025억원에 낙찰받았습니다. 그리고 최고 지상 49층, 6개동 총 1296가구 규모로 주상복합 아파트를 건설할 계획이었습니다. 그러나 부지 매입 3년 만에 사업을 아예 포기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은 것이죠.

동부건설의 이 같은 결정은 현재의 부동산시장 상황과 무관치 않습니다. 지난 연말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사태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이 꽁꽁 얼어붙었고, 올해 초부터 매월 ‘O월 위기론’이 언급되면서 건설업계가 줄도산 공포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다행히 옥석 고르기가 진행돼 지금은 시장이 다소 안정화됐지만, 대형과 중소 건설사간, 그리고 지역간의 양극화로 인해 어려운 기업과 지역은 여전히 난항을 겪고 있습니다.

실제 지난해 상반기 대우건설이 미분양 우려로 후순위 대출보증(브리지론) 440억원 손실을 감수하고 울산 주상복합 개발사업의 시공권을 포기한 것을 시작으로, 올해에는 수도권 사업지역에서도 손절매 사례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지난 1월에는 우미건설 계열사 심우건설이 인천 가정2지구에 2022년 사전공급으로 짓던 ‘인천가정2 우미린’ 278가구 아파트 사업을 전면 취소했고, 지난달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노선 운정역 초역세권인 경기 파주시 운정3지구 B3·4블록 아파트 사업이 무산됐습니다. 이 사업 시행사 DS네트웍스는 주택사업계획승인까지 받았지만, 공사비 문제로 시공사를 구하지 못하면서 사업이 엎어졌습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분양시장 침체와 PF 경기를 고려했을 때, 사업 리스크 선제적 관리 차원에서 사업 취소를 결정하는 업체들이 속속 나타날 것”이라며 “동부건설의 경우 신용도가 다소 떨어지는 중견사인데다 이번에 추진하던 사업장도 미분양 악명이 높은 인천지역 영종하늘도시여서 이미 실패가 예견된 사업이었다”라고 분석했습니다.

업계에선 동부건설의 유동성에 대한 우려도 많습니다. 인천 영종하늘도시 RC3블록뿐 아니라 인천 검단신도시 2-1-3-1 공구 사업으로 지난해 토지 매매자금 대출액만 3000억원을 넘겼기 때문이죠. 게다가 매입한 땅값이 평당 1500만원이고, 치솟은 공사비 등을 감안하면 3.3㎡당 분양가가 적어도 2500만원 이상이어서 분양 또한 걱정됩니다.

또 동부건설은 지난해 GS건설과 함께 시공한 인천 검단신도시 아파트 현장에서 지하주차장 붕괴 사고로 인해 영업정지 처분도 받은 상태죠. 서울시와 국토교통부로부터 각각 1, 8개월의 영업정지를 받았는데, 다만 현재는 법원으로부터 집행정지 가처분이 인용된 상태입니다. 안정적인 사업이 불가능한 상태란 의미이죠.

이런 어려움을 반영하듯 동부건설의 올해 1분기(1.1~3.31) 실적도 지지부진 합니다. 매출은 4197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4032억원에 비해 소폭 올랐지만, 영업이익이 마이너스(-) 186억원을 기록한 것입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국내 부동산시장은 악성으로 분류되는 준공미분양 주택이 (지난 5월 기준으로) 1만3000가구를 넘어서는 등 좀처럼 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라면서 “동부건설의 영종하늘도시 사업 포기는 현명한 판단이다. 이젠 보릿고개를 헤쳐나갈 컨틴전시 플랜을 가동해야 할 때이다”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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