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인’ 김순자의 한성식품 김치, ‘곰팡이 무’로 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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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인’ 김순자의 한성식품 김치, ‘곰팡이 무’로 담갔다
  • 김인수 기자
  • 승인 2022.02.23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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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색되고 쉰내 나는 배추까지 사용… 공장에선 애벌레 알까지 나와
제보자 “대한민국 명인 명장 광고한 김치인데”… 직원들도 안 먹어
한성식품 “악의적 제보”라더니 “관리에 책임 있었다” 뒤늦게 사과
생산량의 70%는 수출, 나머지는 국내 종합병원과 리조트 등에 납품
김치명인 1호 김순자 회장이 이끄는 한성식품이 곰팡이가 핀 무로 김치를 생산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제보자 영상 캡처
김치명인 1호 김순자 회장이 이끄는 한성식품이 곰팡이가 핀 무로 김치를 생산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제보자 영상 캡처

국내 유명 김치제조업체인 한성식품이 곰팡이가 핀 무와 쉰내가 나는 배추로 김치를 만들고 있는 영상이 공개돼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특히 한성식품은 대한민국 식품명장·김치명인 1호인 김순자 대표가 이끌며 ‘명장 김치’ 제조업체로 유명한 곳입니다. 돈벌이를 위해 ‘명장’이라는 유명세를 악용한 것이라는 비난을 면키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곰팡이 무 영상은 공익신고자 A씨가 MBC를 통해 공개하면서 알려졌습니다. 해당 영상은 한성식품의 자회사가 운영하는 충북 진천의 김치공장에서 A씨가 지난해 10월과 올해 1월까지 수차례에 걸쳐 촬영한 것인데요.

영상에서 작업자들은 거뭇거뭇한 배춧잎을 여러겹 벗겨냈으나 배추 속까지 변색이 되어 있었습니다. 한 작업자는 “다 까면 못해. 아이고 까서 남는 것도 없네”라고 말했고, 추가로 가져온 배추들도 상태는 비슷했습니다. 작업자는 “아이고 더러워”라며 한숨을 쉬었습니다.

또 다른 작업자는 “쉰내가 난다”고도 했습니다. 문제는 회사에서 쉰내가 나는 배추로 김치를 만들어도 괜찮다고 했다는 것입니다. 작업자는 “쉰내 난다고 했더니, 쉰내 나는 건 괜찮대… 그런데 뭐라고 해 내가”라고 폭로했습니다.

김치에 들어가는 무도 상태는 마찬가지였습니다. 무 안쪽까지 황토색으로 변질이 되어 있는가 하면 보라색 반점들도 보였습니다. 이런 무로 김치를 만들고 있었는데요. 작업자는 “아이 더러워” “나는 안 먹어. 무가 다 그래요. 쓰레기만 나오지”라고 말합니다. 작업자들은 썩은 부분만 제거하고 김치를 만드는 것입니다.

해당 공장의 검수 보고서에도 이 같은 사실이 나옵니다. 올해 1월 17일 작성된 검수 보고서에는 배추에 대해 “내부 절단시 10개 중 8개가 썩어 있다”고 명시돼 있고, 지난해 6월 30일 무에 대해서는 “대부분 썩어 하얀 곰팡이가 관찰된다”고 명시돼 있습니다.

무와 배추 외에 해당 공장 위생 상태도 문제가 드러났습니다. 깍두기용 무를 담아놓은 상자엔 시커먼 물때와 곰팡이가, 완제품 포장 김치를 보관하는 상자엔 애벌레알이 달려 있었습니다. 냉장실에 보관 중인 밀가루 풀에도 곰팡이가 피어 있었습니다. 포장 직전에 이물질이 있는지 김치를 통과시키는 금속 탐지기의 윗부분에도 군데군데 시커먼 곰팡이가 보였습니다.

공익신고자 A씨는 “이런 걸 가지고서 음식을 한다는 자체가 너무 비양심적이다. ‘대한민국 명인 명장’ 이렇게 (광고를) 해서 (판매)하는 그 김치인데…”라면서 “(나는 이 김치) 못 먹는다. 국민들이 먹는 그런 음식인데, 내가 못 먹는데 남한테 어떻게 먹으라고 얘기할 수 있겠냐”라고 밝혔습니다.

한성식품은 처음에는 문제의 영상을 두고 ‘악의적인 제보’라고 주장했는데요. 결국에는 공장 4곳 중 자회사가 운영하는 1곳에서만 발생한 문제라며 뒤늦게 인정했습니다.

한성식품은 “관리에 책임이 있었다. 소비자들에게 사과한다”고 전했습니다. 또 “전체 매출 약 550억원 중 해당 공장 매출은 50억원 정도로, 10%가 안 된다”며 “즉시 시정조치 했고, 직영 공장 3군데의 제품들은 원재료 보관 창고가 달라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해당 김치공장에 대해 현장조사에 착수했습니다.

한성식품은 생산 김치의 70%를 미국 일본 등 30여개국에 수출하고, 국내 급식업체와 종합병원·리조트에 30% 납품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김순자 회장은 지난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원자재가 비싸져도 레시피를 안바꾼다”며 “나와 내 가족, 내 손주가 먹는데 거리낌없는 김치, 먹고 건강해질 수 있는 김치를 만들어야 하니까”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한편 현재 한성식품의 홈페이지는 접속량 초과로 차단된 상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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