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민 피눈물 짜는 ‘수협 비리’, 금감원에 칼 쥐여 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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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민 피눈물 짜는 ‘수협 비리’, 금감원에 칼 쥐여 줘라
  • 서중달 기자
  • 승인 2024.05.31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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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조금 장기 유용에 부산선 수협 조합장이 140억 불법 돈세탁 가담
“중앙회 정기 감사만으론 감독에 한계, 금감원 직접 제재로 바꿔야”
수협중앙회 표지석. /수협중앙회
수협중앙회 표지석. /수협중앙회

지역 수협과 수협중앙회의 내부통제 시스템에 나사가 완전히 풀린 모양새다. 올해 들어 임직원 비리와 불법 행위가 꼬리를 물며 그야말로 ‘비리 백화점’을 방불케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임직원이 은행자금을 개인적으로 유용하거나 고객 자산을 횡령한 것은 물론이고, 수협 조합장이 거액의 도박사이트 운영 수익금을 불법 세탁하는데 가담한 혐의로 기소되는 일까지 발생하며 도덕적 해이가 도를 넘어섰다는 지적이다.

지난 1월 제주의 한 수협 예산관리부서 30대 직원 A씨는 2020년부터 3년간 70여 차례에 걸쳐 회삿돈 9억원을 횡령한 혐의가 드러나 최근 구속영장이 발부됐다. 경찰 조사 결과, 이 직원은 수산물촉진사업과 해녀 안전보험사업, 조업 쓰레기 수거사업 등 세금이 들어간 보조금 사업까지 담당하며 돈을 빼돌린 것이 확인됐다. 특히 이 직원은 유용한 자금을 도박·유흥비로 사용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더했다.

수협중앙회는 당시 감사를 통해 해당 직원이 지인 등 여러 차명계좌를 이용하고 입금내역과 영수증 등을 조작해 장기간 자금을 빼돌린 사실이 있었음에도 전혀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내부통제 시스템이 허술했다.

횡령 사건이 있었던 해당 수협에선 지난달 또다시 직원 2명이 수천만원대 보조금을 유용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들 직원은 2022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어촌계 지원 보조금이나 공공요금 등 1200여만원을 지급하지 않고 주식, 코인 투자 자금으로 유용하다가 한번에 몰아 지급하는 방식으로 감시망을 피했다. 이 같은 사실은 횡령 사고 직후 수협 중앙회의 감사에서 적발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월 부산에서는 도박사이트 조직 총책의 수익금 140억원을 불법 세탁해 준 60대가 조합장에 당선된 것으로 밝혀져 지역사회를 경악케했다. 부산지검에 따르면 60대 B씨는 조합장 당선 전 자금 인출책인 아들을 통해 도박사이트 조직 총책의 수익금을 현금으로 받아 어선과 부동산을 사들이는 등 돈 세탁에 가담했다. 당시 검찰은 B씨가 총책의 자녀가 성인이 되면 이를 처분해 돈을 돌려주고 투자수익은 자신이 갖기로 하는 약정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지난달에는 강진군 소재 수협에서 직원이 7000만원 상당의 인건비를 횡령했다는 의혹이 터졌다. 이 사건은 해당 수협이 수협중앙회에 감사를 요청해 알려지게 됐다.

지역 서민금융기관 역할을 하는 수협, 새마을금고 등 상호금융에서 해마다 비리와 불법이 반복되는 이유는 상대적으로 허술한 내부통제와 감독체계에 원인이 있다는 주장이 오래전부터 있어 왔다. 수협은 농협과 마찬가지로 중앙회와 별개 조직인 단위조합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중앙회로부터 관리·감독을 받고 있긴 하지만, 조합장을 선출하며 독자적인 별도법인으로 운영된다.

수협중앙회는 내부 정관에 따라 단위조합을 격년 단위로 정기 감사하고 있지만 역부족인 상황이다. 부족한 전문인력으로 연간 40여곳을 대상으로 감사를 실시해야 해 실효성이 떨어진다. 또 단위조합장이 중앙회장 선거에서 투표권을 갖고 있기 때문에 중앙회가 일선 단위조합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는 구조도 한계로 지적되고 있다.

이로 인해 금감원이 지난해 말 금융위에 건의한 상호금융업계 조합 직원의 횡령·배임 사고와 관련해 금감원이 직접 제재할 수 있도록 하는 관련 법을 개정하자는 의견에 힘이 실리고 있다. 강훈식 의원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법 개정안을 지난해 말 대표 발의했지만, 21대 국회에서 처리되지 못하고 자동폐기됐다. 22대 국회에 재발의되면 여야간 이견없이 처리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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