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상품 설명 대폭 강화하고 실손보험 만족도 높여야”
‘소비자가 메리츠화재로부터 고개를 돌린 것은 단기적인 현상만은 아니었으며, 차라리 일찌감치 청약 철회한 소비자가 승리자였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소비자주권)가 13일 최근 3년간 계약유지율이 타 손해보험사에 비해 월등히 낮은 메리츠화재를 향해 뼈 아픈 쓴소리를 내놨다. 소비자들이 청약 이후 뒤늦게 계약 내용을 살펴본 후 불만족을 느껴 해지하면서 보험료를 돌려받지 못하는 것보다 '청약철회가 빠를수록 이득'이라는 다소 자극적인 제목의 자료를 발표한 것이다. 보험계약은 청약 후 30일과 보험증권 수령 후 15일 중 빠른 날까지 조건없이 청약을 철회하면 보험금을 돌려받을 수 있다.
소비자주권에 따르면 메리츠화재의 청약 철회 비율이 주요 손해보험사 가운데 가장 높고, 보험상품 중 계약유지율이 높은 편인 실손보험의 3년차 유지율도 타 보험사에 비해 최대 10%포인트 이상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비대면 가입 채널에서의 청약 철회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아 이에 대한 개선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조사 대상인 최근 3년간 신계약 1000만건 이상의 대형 손해보험사 5곳 가운데 메리츠화재의 청약철회 비율은 3.71%로 삼성화재보다 1.3%포인트가 높았다. 3년간 체결된 1383만3301건 중에서 51만3052건의 청약이 철회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메리츠화재는 비대면과 대면 채널 모두 평균이상의 청약철회 비율을 보였지만, 특히 비대면 채널의 경우 타사에 비해 두드러지게 높았다. 판매 채널별 청약 철회율은 홈쇼핑에서 판매한 상품이 11.3%를 차지해 5개사 평균의 1.3배였고, 다이렉트 채널은 9.81%로 평균의 1.7배에 달했다.
계약유지가 잘되는 실손보험의 3년차 유지율도 82.1%로, 93.9%를 유지한 DB손보보다 11.8%포인트가 낮았다. 소비자주권은 타 보험사 실손보험 유지율이 2년간 3.3% 가량 감소했지만, 메리츠화재는 같은 기간 8.2%가 하락해 소비자 만족도가 낮음을 반영하는 것으로 해석했다.
소비자주권은 이와 관련해 “보험 유지율은 그 자체로 소비자들이 얼마나 만족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라며 “메리츠화재가 비대면 가입채널의 상품설명을 대폭 강화하고, 실손보험 고객 만족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비대면 채널에서의 높은 청약 철회율을 소비자의 단순 변심으로만 변명하긴 힘들어 보인다”며 “소비자가 계약상 반드시 알아야 할 중요 내용을 판매과정에서 빠뜨리지 않아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소비자주권은 특히 타사보다 10%포인트 가량 낮은 실손보험 계약유지율에 대해서도 “의료자문을 통한 보험금 부지급, 자체적으로 해결되지 않는 높은 대외 민원율 등 잠재적 문제를 개선해 고객 만족도를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