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근 일가’에 일감 몰아준 성우하이텍, ‘공정위 칼바람’ 맞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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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근 일가’에 일감 몰아준 성우하이텍, ‘공정위 칼바람’ 맞나
  • 서중달 기자
  • 승인 2023.10.20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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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 가족회사 리앤한·아이존 등 내부거래 비율 절반 넘어
일감 몰아주기·배당금 수익 독식 등 오너일가 사익 추구 비난
/성우하이텍
/성우하이텍

계열사를 거느린 국내 기업 가운데 내부거래 유혹에 빠지지 않는 기업이 있을까. 관계사에 일감을 몰아줘 손쉽게 매출을 올리고 은밀하게 오너 일가의 경영권 승계 자금 확보 수단으로 악용하고 있다는 보도를 자주 접하고 있으니 말이다.

오죽하면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이 지난달 공개적으로 중견기업의 내부거래 현황을 모니터링하고 위반혐의가 포착되면 신속하게 조사 및 시정조치하겠다고 포문을 열었을까. 공정위가 오뚜기그룹과 광동제약 등 꾸준히 제기돼 왔던 중견기업의 내부거래 의혹에 대한 조사 착수에 나서면서 업계가 바짝 수그린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업계에선 공정위의 다음 타깃이 일감 몰아주기 등 내부거래 지적이 끊이지 않았던 현대자동차 1차 협력사 성우하이텍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입을 모은다.

성우하이텍은 이명근 회장을 중심으로 성우홀딩스-성우하이텍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로 구성돼 있으며 오너 일가의 가족 회사 등의 매출에서 특수관계자와의 거래 비중이 이례적으로 높은 약점을 갖고 있다

성우하이텍의 지분 32.74%를 보유한 지배회사 성우홀딩스의 최대주주는 이명근 회장(83.61%), 리앤한(16.39%)인데 리앤한은 이 회장의 차녀 이아람씨 지분율 51.36%를 포함해 특수관계자가 지분 97.34%를 가진 사실상 오너 일가의 가족회사이다.

이명근 성우하이텍그룹 회장. /성우홀딩스
이명근 성우하이텍그룹 회장. /성우홀딩스

또 장녀 이보람씨가 지분 76%, 이회장이 19%를 보유한 아이존과 엠지엘 등도 가족회사와 마찬가지이다.

그런데 수입 의류 및 잡화 등의 도소매업과 자동차부품 제조업 등을 주사업으로 하고 있는 리앤한의 경우 최근 5년간 매출의 절반 이상이 특수관계 기업과의 거래로 이뤄졌다. 2018년 55.2%, 2019년 55.6%, 2020년 54.8%, 2021년 49.5% 및 2022년 50.3%의 내부거래 비율을 나타냈기 때문이다.

아이존은 자동차 부품 제조, 판매와 수출입업을 주요 영업하고 있는 곳으로 이곳의 내부거래 비중은 리앤한에 비해 더 심각하다. 2018년부터 총매출액 중 내부거래액이 차지한 비중이 90%를 넘고있다. 2020년의 경우 총매출액 약 337억원 중 내부거래가 약 331억원으로 98.1%를 차지하기도 했다.

오너일가의 가족회사 외에도 성우하이텍이 50.12% 지분을 보유한 계열사 아산성우하이텍의 내부거래 비중도 꽤 높은 편이다. 2018년 40.2%, 2019년 41.2%, 2020년 26.5%, 2021년 36%, 2022년 37.3%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수년째 오너일가의 사기업격인 관계사들이 내부거래를 통해 매출을 올림에 따라, 이명근 회장 일가는 자연스럽게 배당을 쌓아가고 있다.

성우하이텍은 최근 5년 내내 차등 없이 배당을 실시했다. 지분 32.74%를 갖고있는 최대주주인 성우홀딩스에 지급된 배당금은 2018년, 2019년 약 20억원, 2020년 약 13억원, 2021년 약 20억원, 2022년 약 26억원으로 5년간 약 101억원에 달한다. 이명근 회장, 배우자 민미라 씨(성우하이텍 지분 1.88%), 장녀 이보람 씨(성우하이텍 지분 3.33%)가 5년 동안 받은 배당수익도 각각 약 18억원, 약 6억원, 약 10억원 가량 될 것으로 추정된다.

2017년 지주회사로 전환한 성우홀딩스 역시 2018년부터 한해도 빠짐없이 배당을 지급해 왔다. 이에 따라 지분 83.61%를 보유한 최대주주 이명근 회장이 배당 수익을 독식해 왔다고 볼 수 있다. 이 회장의 배당 수익은 2018년 약 53억원, 2019년, 2020년 약 36억원씩, 2021년 약 22억원, 2022년 약 36억원이다.5년간 약 184억원 이상의 배당금을 받았다.

또 성우홀딩스 지분을 16.39% 보유한 리앤한(이아람 지분 51.36%) 역시 매년 수억원의 배당 수익을 받을 수 있었다. 성우하이텍의 내부거래 비중이 결코 낮다고 할 수 없는 상황에서 오너 일가가 배당 수익과 일감 몰아주기 지적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물론, 회사의 수익이 커지면 주주들에게 이익을 돌려주는 주주환원 차원에서 볼 경우 당연한 배당이지만, 사실상의 수혜자가 이명근 회장을 비롯한 오너일가라는 점은 사익추구라는 비난여론을 피할 순 없을 것이란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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