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라임 ‘특혜 환매’… 미래에셋·유안타로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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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라임 ‘특혜 환매’… 미래에셋·유안타로 확산
  • 이경호 기자
  • 승인 2023.08.31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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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온산제련소
고려아연 온산제련소

‘라임 사태’가 터지기 직전 고려아연이 특혜성 환매를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채널A 등 보도에 따르면 2019년 10월 라임자산운용이 환매 중단을 선언하기 한두 달 전 한 상장사에 특혜성으로 환매를 해줬다고 금융감독원이 언급한 기업이 고려아연인 것으로 확인됐다. 라임이 자체 자금으로 불가능하자 다른 펀드에 있는 자금을 끌어와 ‘돌려막기’로 고려아연의 투자금 50억원 중 일부를 환매해줬다는 것이다.

재계 서열 28위 영풍그룹의 주요 계열사인 고려아연은 비철금속 제련기업이다. 고려아연은 라임 사태 직후 2020년부터 특혜 환매 의혹에 휩싸였다. 환매 중단 피해자들이 사건의 핵심 인물인 이종필 전 라임 부사장이 자신과 재벌 3세 등 소수를 위한 펀드를 설계하도록 하고 특혜를 부여했다고 주장하고 나서면서다.

이 전 부사장 요청으로 대신증권이 2019년 4월 개설·판매한 '테티스 11호' 펀드는 환매 조건 등이 이례적으로 가입자에 유리하게 설계됐다. 일반 고객이 가입한 펀드는 매월 20일에만 환매가 가능했지만 테티스 11호는 환매 주문이 언제든 가능했고 주문 나흘 후에 입금을 해줬다. 가입자가 부담하는 환매수수료와 판매보수도 낮았다.

테티스 11호는 다른 펀드에서 본격적인 환매가 시작되기 전인 2019년 6월에 환매가 이뤄져 총 275억원이 빠져나갔다. 테티스 11호 가입자는 이 전 부사장과 영풍그룹 최기호 창업주의 3세인 최민석 고려아연 상무 등 6명에 불과했다. 최 상무는 김부겸 전 국무총리의 사위로, 김 전 총리의 둘째달 김지수씨와 2015년 결혼했다.

의혹에 대해 고려아연 측은 “라임 사태와 관련해 상당액을 회수하지 못하고 피해를 입은 상태”라며 “특혜를 받은 바 없다. 당시 위험하다는 소문이 나 팔았다”고 밝혔다.

한편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부장검사 단성한)는 31일 오전 미래에셋증권과 유안타증권을 압수수색했다. 라임펀드가 대규모로 환매를 중단한 2019년 10월 직전인 같은 해 8~9월 유력 인사나 특정 기업에 특혜성으로 자금을 돌려줬다는 의혹을 규명하기 위함이다. 검찰은 이들 증권사가 다른 고객들이 투자한 펀드 자금을 불법으로 끌어와 환매 자금을 마련했다는 의혹을 수사 중이다.

검찰은 특혜성 환매 의혹을 받는 김상희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고려아연 등에 대한 금감원 검사 결과 자료 등을 바탕으로 의혹을 조사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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