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 나도 고배당’ 롯데하이마트, 일본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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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자 나도 고배당’ 롯데하이마트, 일본을 위하여?
  • 김인수 기자
  • 승인 2022.02.15 10: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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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친화 정책 차원”이라더니… 주주의 65%가 특수관계인
창사 이래 첫 희망퇴직으로 짜낸 실적에도 주주에게 퍼준 꼴
지배구조 최정점은 ‘일본기업’… “특수관계인을 위한 고배당”
롯데하이마트가 적자상황에서도 꼬박꼬박 고배당을 실시해 그 이유에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사진=롯데하이마트 홈페이지
롯데하이마트가 적자상황에서도 꼬박꼬박 고배당을 실시해 그 이유에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사진=롯데하이마트 홈페이지

롯데그룹의 계열사 가운데 주축을 이루는 롯데하이마트가 적자의 늪에 빠져 있지만 끊임없이 고배당 정책을 펼치며 오너 일가 등 특수관계인의 배만 불려 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문제는 롯데하이마트의 주주를 거슬러 올라가면 ‘일본’이라는 것입니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하이마트의 지난해 9월 30일 기준 주주구성은 롯데쇼핑(65.25%) 등 특수관계인의 지분이 65.39%입니다. 최대주주인 롯데쇼핑의 주주는 롯데지주(40.0%)를 비롯해 신동주·동빈 형제를 포함한 특수관계인이 61.89%를 소유하고 있습니다. 롯데쇼핑의 최대주주인 롯데지주는 최대주주 신동빈(13.0%) 회장, 2대주주 호텔롯데(11.1%) 등 특수관계인이 42.6%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롯데지주의 최대주주인 신동빈 회장은 대한민국 국적을 소유하고 있지만, 2대주주인 호텔롯데는 성격이 다릅니다. 호텔롯데의 주주구성을 보면 특수관계인이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는데요. 특수관계인은 일본 롯데홀딩스, 일본 광윤사, 일본롯데 계열사 등 일본기업이 99.28%를 소유한 일본기업입니다. 나머지도 호텔롯데 자기주식(0.17%), 부산롯데호텔(0.55%)로 구성돼 있습니다.

물론 롯데하이마트의 배당금은 최대주주인 롯데쇼핑과 특수관계인에게 지분에 따라 65.39%가 돌아갑니다. 하지만 롯데쇼핑을 통해 지배구조 최정점에 있는 일본기업의 부를 축적하는 밑바탕을 구성하고 있다는 의혹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합니다. 더욱 큰 문제는 적자가 나도 배당을 빼놓지 않고 꼬박꼬박 실시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롯데하이마트는 지난해 연간 매출액 3조8773억500만원으로 4.3% 줄었고, 영업이익도 1133억7500만원으로 29.6% 감소했다고 7일 공시했습니다. 당기순이익은 –524억9500만원으로 적자전환했습니다.

이런 대규모 적자에도 배당은 빼놓지 않았습니다. 롯데하이마트는 같은 날 현금배당결정 공시를 했습니다. 보통주 1주당 배당금은 1000원입니다. 지난해 보통주 1주당 1200원에서 300원 줄어, 배당금 총액은 231억3571만원입니다.

1주당 배당금 1000원과 배당금 총액 231억원은 전년(배당금 1200원, 총 배당액 283억원)에 비해서는 소폭 줄었습니다. 하지만 전년(2020년)에는 당기순이익이 287억원을 기록한 상태에서의 배당금입니다. 적자 상황에서의 배당금과는 질적으로 성격이 다릅니다.

전년도의 배당금도 살펴보면 터무니없는 고배당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당기순이익 287억원 중 283억원을 배당금으로 지출합니다. 배당성향은 무려 98.6%에 이릅니다. 배당성향은 회사가 벌어들인 당기순이익 중 현금으로 지급된 배당금 비율을 의미합니다. 결국은 순익의 대부분을 배당금으로 지출한 것입니다.

특히 2020년에는 창사 이래 첫 희망퇴직까지 실시하며 이룬 흑자전환입니다. 직원들을 내쫓아 이룬 이익의 성과를 특수관계인인 주주를 위해 사용한 것이라는 비판이 나올 만한 대목입니다.

앞서 2019년에도 적자 상태에서 대규모 배당을 실시했습니다. 당기순이익은 –999억원으로 사상 최대의 적자입니다. 하지만 이때도 1주당 배당금 1000원을 책정해 총 236억원을 배당금으로 지출했습니다. 지난해와 비교해 총 배당액만 차이가 날 뿐 동일한 주당 배당금입니다.

롯데하이마트의 이 같은 고배당은 2017년 주주친화정책을 강화하며 당기순이익 30% 수준의 배당성향을 유지키로 한 데서 비롯됐습니다. 이에 따라 현금배당 성향이 2016년까지는 9% 중후반대 수준에서 2017년 29.4%로 크게 오르더니, 2018년에도 47%로 껑충 뛰었습니다.

그러다가 2019년에는 적자상황에서도 배당을 실시하더니 2020년에는 98.6%의 배당성향을 실시하며 당기순이익의 대부분을 배당으로 지출한 데 이어, 지난해도 적자 상황에서 배당을 실시한 것입니다.

안정적 기반 속에서 주주친화 차원에서의 배당은 마땅하지만, 롯데하이마트의 고배당 정책은 적자 상태에서의 고배당이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오직 특수관계인을 위한 고배당 정책이라는 지적을 받을 대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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