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성수가 당긴 방아쇠, ‘김치프리미엄’은 없다? [사자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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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성수가 당긴 방아쇠, ‘김치프리미엄’은 없다? [사자경제]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1.04.23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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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경제] 각주구검(刻舟求劍). 강물에 빠뜨린 칼을 뱃전에 새겨 찾는다는 어리석고 융통성이 없음을 뜻하는 사자성어입니다. 경제는 타이밍입니다. 각주구검의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않게 경제 이슈마다 네 글자로 짚어봅니다.

토종 피자브랜드의 대명사인 성신제 대표. 가수 성시경의 삼촌이기도 하다. /사진=성신제 지지스코리아 대표
토종 피자브랜드의 대명사인 성신제 대표. 가수 성시경의 삼촌이기도 하다. /사진=성신제 지지스코리아 대표

“우리나라 음식문화의 진수를 피자와 접목시켰다.”

2000년 5월 8일, 닷새 뒤 개점 두 돌을 맞는 토종 피자 브랜드는 새로운 제품을 선보입니다. 김치를 잘게 썰어 볶은 뒤 토핑으로 얹은 피자 ‘김치프리미엄’. 퇴직금 7만2000원을 들고 쉰하나에 자신의 이름을 내건 창업자의 신작입니다. 30년 동안 두 번 성공하고 아홉 번 망한 사나이, ‘성신제’ 이야기입니다.

‘프리미엄’. 일정한 가격 따위에 여분을 더하여 얹어주는 돈을 일컫는 네 글자입니다. 하나의 화폐 가치와 같은 액수인, 다른 화폐 가치와의 차이를 뜻하기도 합니다. 2017년 가상화폐 붐이 일면서 ‘김치’라는 낱말과 결합, 해외보다 우리나라 거래소에서 코인 가격이 높을 경우 ‘김치프리미엄이 끼어있다’라는 표현이 쓰이기 시작했습니다.

23일 오후 2시 13분 기준 업비트에서 거래되고 있는 비트코인 시세.
23일 오후 2시 13분 기준 업비트에서 거래되고 있는 비트코인 시세.

은성수 금융위원장을 비롯한 정부 관계자의 잇단 가상자산 규제 발언으로 비트코인 가격이 폭락하며 곳곳에서 투매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김치프리미엄’ 또한 급격히 줄고 있습니다. 23일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에서 비트코인은 이날 오후 2시 13분 기준 1비트코인당 5700만원 안팎에서 공방을 벌이고 있습니다.

이날 오전 비트코인 가격은 이미 6000만원대가 붕괴되어 5900만원대에 거래됐는데 하락폭이 커진 것입니다. 지난 14일 8200만원을 넘겼던 데 견주면 일주일 새 2500만원 이상 폭락한 것입니다. 비트코인 가격이 나흘 연속 하락세를 보이면서 비트코인의 시가총액 역시 1조달러 아래로 주저앉았습니다.

특히 비트코인의 우리나라 거래소 가격은 해외보다 하락세가 더욱 가파른 상황입니다. 전문가들은 가상화폐 투자 열풍 속에 국내 가격이 해외보다 높게 거래됐던 현상이 정상화되는 과정으로 풀이합니다. 김치프리미엄 추적사이트 ‘scolkg’에 따르면 지난 7일 22%를 돌파했던 ‘김치프리미엄’은 이날 오후 2시 28분 기준 3%대로 급락했습니다.

23일 오후 2시 28분 기준 업비트와 바이낸스의 '김치프리미엄'. /자료=scolkg
23일 오후 2시 28분 기준 업비트와 바이낸스의 '김치프리미엄'. /자료=scolkg

이번 김치프리미엄의 하락은 은성수 금융위원장의 발언이 결정적 방아쇠가 됐습니다. 은 위원장은 전날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오는 9월 가상화폐 거래소가 대거 폐쇄될 수 있다는 취지의 경고를 던졌습니다. 가상자산업계에서는 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 등 네 곳의 거래소 등록신청을 예상했으나 은 위원장은 “등록한 업체가 없다”라고 밝혔습니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며 가상화폐 투자자들의 공포심은 최고조로 치닫고 있습니다. 아울러 가상자산에 대한 정부의 어정쩡한 입장에 불만도 함께 고조되고 있습니다. 내년부터 이뤄질 가상자산 투자 소득에 대한 세금 부과가 그것입니다. 여기에 정부 안에서도 가상자산을 놓고 시각차가 존재해 논란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가상자산을 금융자산으로 보고 과세하는 것도 검토할 수 있다”라고 말한 적이 있는데, 은 위원장의 “내재가치가 없는 자산”이라는 발언과 결이 다릅니다. 최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도 “가상자산이 지급 수단으로 사용되는데 제약이 아주 많다”라며 “내재가치가 없다는 입장에 변화가 없다. 팩트라고 생각한다”라고 밝혔습니다.

가상화폐의 국내 거래소 가격이 해외보다 높은 '김치프리미엄'의 하락은 은성수 금융위원장(오른쪽)의 경고가 결정적 방아쇠가 됐다. /자료사진=금융위원회
가상화폐의 국내 거래소 가격이 해외보다 높은 '김치프리미엄'의 하락은 은성수 금융위원장(오른쪽)의 경고가 결정적 방아쇠가 됐다. /자료사진=금융위원회

이 같은 소식에 누리꾼들은 부동산으로 무너진 꿈을 또 한 번 짓밟는 일이라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안타까운 마음과 함께 신중한 투자에 대한 당부도 잊지 않습니다.

“부동산 폭등시켜 젊은 사람들은 봉급 받아서 꿈도 못 꾸게 할 만큼 가격 만들어놓고 지들은 헤헤거리고 있겠지? 젊은이들 푼돈으로 살려고 바둥바둥하는데 그런 건 또 눈꼴 시려 못 봐주겠다네? 에라이..” “가상화폐로 돈을 잃던 벌던 알아서 할 테니 LH나 제대로 조사하세요” “이렇게 이야기하면 좀 그렇지만, 니들이 2030세대 꿈을 박살냈다는 죄명을 가져가게 됐다. 그게 개꿈이던 소꿈이던...” “개미는 꿈도 못 꿔보냐? 형평성이란 자본주의자들의 입 발린 거짓말로 개미들 밟아 죽이는구나”.

“작년 12월 가격대까지 빠진다. 일단 팔고 기다려. 대부분 못 기다리더라... 그게 50%손실이냐..100억대 부자냐의 차이..그들이 기술, 차트 잘 봐서...노노....그들은 기다림의 미덕을 아니깐...! 결국 바보같이. 안 팔고.. 바보같이 잊고 있다가 어느날 보니 올랐다. 그들은 운이 좋은 거지” “역시나 인생은 한방이란 건 존재하지 않아” “사사건건 규제하냐 진짜. 그럼 경제를 좀 살려놓던가 20-30대가 잘못된 길에 들어선 게 아니라 너희가 개떡같이 하니깐 숨구멍 찾으러 다니는 거다”.

올해 1분기 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 등 4대 가상화폐 거래소 신규 가입자는 모두 249만5289명으로 나타났다. /사진=픽사베이
올해 1분기 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 등 4대 가상화폐 거래소 신규 가입자는 모두 249만5289명으로 나타났다. /사진=픽사베이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 등 가상화폐 거래소 신규 가입자는 249만5289명이었습니다. 연령별로 ▲20대 32.7%(81만6039명) ▲30대 30.8%(76만8775명) ▲40대 19.1%(47만5649명) ▲50대 8.8%(21만9665명) 순이었습니다. 가상화폐를 사기 위한 예치금은 1월 말 2516억6000만원에서, 지난달 말 5675억3000만원으로 125.5% 늘었습니다.

예치금 증가율은 특히 나이가 어릴수록 높았습니다. 같은 기간 20대는 154.7%(346억→881억원), 30대는 126.7%(846억→1919억원) 가량 예치금을 늘린 것입니다. 건강한 세대가 건강한 투자시장으로 흘러가길 바라봅니다. 아홉 번 넘어지고 열 번 일어난 사나이, 성신제가 2030세대를 응원합니다.

“넘어졌는데 일어나지 않으면 그것이 실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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