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이 지난 1월 유가증권시장에서 8조원 넘게 팔아치웠지만 연기금의 국내주식 비중 하락은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1일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공시에 따르면 올해 1월 말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비중은 전년 말보다 0.2%포인트 하락한 21.0%로 집계됐다.
연기금은 지난 2∼3월 유가증권시장에서 7조6500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연기금이 1월 한 달간 8조원을 팔아치우고도 0.2%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감안할 때 국민연금의 3월 말 기준 국내주식 비중은 20.3∼20.7% 수준일 것으로 추산된다.
이에 따라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이탈 한도인 19%까지 떨어뜨리기 위해서는 10조원을 더 팔아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국민연금의 1월 말 기준 전체 운용자산은 855조2740억원으로 이 가운데 19%는 162조5000억원이다. 1월 말 국민연금 보유 국내주식은 180조원이므로 2월부터 17조5000억원을 팔아야 해 앞으로 10조원가량 매도 물량이 남았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주식 비중이 19% 밑으로 내려가면 국민연금이 자동으로 매도하는 금액이 줄어든다. 전략적자산배분(SAA) 이탈 허용범위 안으로 진입하기 때문이다. 국민연금의 올해 말 국내주식 목표비중은 16.8%이지만 SAA 이탈 허용범위로 현행 ±2.0%포인트를 두고 있어 14.8∼18.8% 안에서 움직일 수 있다. 이는 올해 말까지 맞춰야 하는 비중에 해당한다.
4월 말 기준으로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목표비중은 17.1%로 예상돼 사실상 15.1∼19.1%까지 허용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연금은 이달 말쯤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기금위)를 열고 SAA 이탈 허용범위를 늘리는 논의를 재개한다. 이탈 허용범위를 ±3.5%포인트까지 늘리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지만 결정되더라도 반대가 만만찮아 당장 시행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