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축소 권고’는 한시적 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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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당축소 권고’는 한시적 조치?
  • 이경호 기자
  • 승인 2021.02.08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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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원회, EU 등 사례 내놓으며 적극 해명
금융당국이 '은행 배당축소 권고'가 지나친 간섭이라는 불만에 대해 해외 사례를 들며 적극 해명하고 나섰다. /사진=픽사베이
금융당국이 '은행 배당축소 권고'가 지나친 간섭이라는 불만에 대해 해외 사례를 들며 적극 해명하고 나섰다. /사진=픽사베이

금융당국이 ‘은행권 배당축소 권고’는 스트레스테스트 결과에 따른 것으로 금융규제운영규정에 따라 의결을 거쳐 내린 행정지도라고 밝혔다. 은행들에 배당을 이익의 ‘20% 이내로 하라’는 권고가 당국의 월권이자 관치라는 지적이 확산하자 해명에 나선 것이다.

금융위원회는 8일 이 권고 조치가 한시적인 것으로 대부분 해외 금융당국이 실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자본관리 권고안은 국내 은행지주회사 및 은행이 코로나19 위기극복을 위해 충분한 손실흡수능력을 유지·제고하려는 목적이라고 했다.

금융위는 배당제한이 국제기준에 반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도 유럽연합(EU)과 영국 등 해외 금융당국도 배당제한 등을 권고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당국은 바젤위원회 조사결과 전 세계 주요 30개국 중 27개국이 코로나19에 따른 배당제한 등 자본보전 조치를 실시 중이라고 설명했다.

금융위는 별도 조치를 취하지 않은 나머지 3개국도 배당에 대한 사전승인제도를 운영하고 있어 실질적으로는 배당제한 조치를 취한 것과 동일한 효과라고 덧붙였다. 예컨대 EU는 순이익의 15%, 영국은 25% 이내에서 배당을 권고하고 있다. 이는 주요 EU 은행의 평상시 배당성향이 40% 수준이라는 점에서 한국(최근 5년 평균 24% 수준) 보다 엄격한 수준이다.

금감원 스트레스테스트 분석 체계. /자료=금융감독원
금감원 스트레스테스트 분석 체계. /자료=금융감독원

당국이 시행한 스트레스테스트 시나리오가 지나치게 보수적이라는 비판에 대해서는 통상적인 경제 전망치보다 더 비관적인 위기상황(tail-risk)을 고려해 설정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밝혔다.

이번 스트레스테스트 시나리오는 IMF(국제통화기금)의 스트레스테스트 분석방법을 준용해 금감원이 한국은행과 함께 설정했다. IMF는 현재 금융여건 하에서 발생 가능한 미래 경제성장률 분포 중 하위 5% 분위에 해당하는 성장률을 설정하고 있다.

금융위가 상정한 이번 스트레스테스트 시나리오는 1997년 외환위기(경제성장률 -5.1%)보다 더 큰 강도의 위기상황을 가정했다. 첫번째는 U자형 장기회복을 전제로 글로벌 경기둔화 등으로 2021년 마이너스 성장 확대 후 2022년에 회복(2021년 -5.8%, 2022년 4.6%, 2023년 상반기 5.9%)을 가정했다. 두번째 L자형 장기침체 가정은 2021년 마이너스 성장 확대 후 2022년에도 제로성장(2021년 -5.8%, 2022년 0.0%, 2023년 상반기 0.9%)하는 시니리오다.

당국은 배당제한 권고에 따라 은행의 신용도가 하락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선 무디스 등 해외 신용평가사는 배당제한 권고가 은행의 신용도에 긍정적이라고 평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무디스는 2021년 2월1일 신용전망(Credit Outlook) 보고서에서 “한국 금융당국의 배당 제한 권고가 은행의 자본 확충을 위한 신용등급에 긍정적”이라며 “당국의 가이드라인이 한국 내 은행들의 자본 적정성이 안정적으로 유지될 것이라는 무디스의 전망을 강화한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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