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령·신분위장·마약류… 애경그룹 ‘3형제 리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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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령·신분위장·마약류… 애경그룹 ‘3형제 리스크’
  • 김인수 기자
  • 승인 2020.07.24 14: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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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남 채형석, 회사 공금 20억원 빼돌려 15억원 청탁… 징역 2년 6월 실형
차남 채동석, 가습기 살균제 사태 당시 신분을 ‘비서’라고 속이며 책임 회피
막내 채승석, 약 100회 걸쳐 프로포폴 불법 투약 혐의 피소… 돈 세탁 의혹도
애경그룹 홍대 사옥. /사진=애경그룹
애경그룹 홍대 사옥. /사진=애경그룹

지난 23일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 인수 포기를 공식 발표하면서 제주항공의 모기업인 애경그룹에 관심이 쏠립니다.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 인수를 포기하면서 이스타항공 직원 1600명이 길거리로 나앉을 위기에 놓이게 되면서 비난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제주항공은 2005년 애경그룹(75%)과 제주특별자치도(25%)가 공동으로 출자해 만든 저비용항공사(LCC)입니다. 현재 지분구조는 AK홀딩스 56.94%, 제주특별자치도 7.75%입니다. 고 채몽인 애경그룹 창업주의 고향이 제주도로 알려졌습니다.

채몽인 창업주는 부인인 장영신 애경그룹 회장과의 사이에 3남 1녀를 뒀습니다. 첫째 채형석 애경그룹 총괄부회장, 둘째 채은정 애경산업 부사장, 셋째 채동석 애경산업 부회장, 그리고 막내 채승석 애경개발 전 사장입니다.

논란이 되고 있는 이스타항공의 인수를 주도했던 인물이 제주항공의 실질적인 오너인 애경그룹 2세 채형석 총괄부회장인데요. 채형석 부회장에게 이목이 쏠리면서 애경그룹 2세이자 그의 형제들에게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상당수 오너가문 자녀들이 그렇듯이 애경그룹의 자녀들 또한 각종 논란으로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리스크를 초래했습니다. 채형석 총괄부회장은 ‘횡령 혐의’, 채동석 부회장은 ‘신분 위장’, 채승석 사장은 ‘마약류 복용 혐의’ 등 그동안 언론을 통해 보도된 재벌가 자제들의 행보와 많이 닮았습니다. 다만 둘째인 채은정 부사장은 특별한 리스크를 보이지 않았습니다.

사진 왼쪽부터 채형석, 채동석, 채승석
사진 왼쪽부터 채형석, 채동석, 채승석

채형석 총괄부회장은 2006년 11월 그룹 총괄부회장 겸 최고경영자로 취임하면서 그룹 경영전반을 책임지면서 제주항공도 직접 챙기는 등 항공에 애착이 깊었는데요. 그런 그가 2008년 12월 17일 회삿돈 수십억원을 횡령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등으로 서울 남부지검에 구속됩니다.

당시 검찰에 따르면 2005년과 2007년 두 차례에 걸쳐 회사 공금 20억원을 빼돌린 후 대한방직이 소유한 7만9000㎡의 토지 매입을 위한 협상에서 우선매수권을 달라는 청탁과 함께 대한방직 설범 회장에게 15억원을 준 혐의입니다. 애경백화점 주차장 부지를 사들여 주상복합상가를 지은 ㈜나인스에비뉴가 분양자 중도금 명목으로 은행 대출을 요청하자 이에 동의해주며 6억여원을 챙긴 혐의도 받았습니다. 결국 채 부회장은 2009년 4월 23일 징역 2년6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 받았다가 2009년 1월 23일 보석으로 풀려난 후 2010년 광복절특사로 사면 받았습니다.

게다가 2019년 5월에는 개인 명의로 소유하고 있던 구로동 소재 애경빌딩을 그룹 계열사 애경유화에 매각하면서 시세보다 높게 팔아 웃돈을 챙겼다는 의혹도 나왔습니다. 당시 부동산업계와 애경그룹 소액주주들은 채 부회장이 적정가보다 약 15% 비싼 가격에 애경빌딩을 매각했다고 지적한 것입니다. 이런 논란에 애경그룹 측은 “시세에 근거한 가격으로 거래됐다”며 의혹을 일축했습니다.

채 부회장은 앞서 ‘가습기 살균제’ 사태 당시에는 과학적 검증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책임을 회피해 그룹 전체 경영을 진두지휘하는 차기 총수로서 자질론이 불거지면서 여론의 뭇매를 맞기도 했었습니다. 채형석 총괄부회장은 지금까지 단 한 번도 피해자와 유족들에게 사과하지 않았고 보상에 대한 약속도 없었습니다.

가습기 살균제와 직접적인 관련 기업은 애경산업인데요. 채동석 부회장이 책임을 지고 있는 애경그룹 계열사입니다. 채동석 부회장은 이 사건 당시 자신의 신분을 ‘비서’라며 엉뚱하게 직급을 속여 비난을 한 몸에 받았습니다. 채동석 부회장이 2019년 4월 15일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와 전화 통화한 내용이 경향신문에 보도되면서 사건의 전말이 세상에 드러났는데요.

전화 통화에서 피해자가 “부회장님 맞으세요?”라고 묻자, 채동석 부회장은 “아니요. 비서인데요. (부회장은) 오늘, 내일은 청양 공장에 가시고요”라고 답했던 것입니다. 채 부회장은 13분간 통화에서 끝까지 자신의 신분을 밝히지 않았습니다.

애경산업 측은 채 부회장의 신분 위장에 대해 “피해자가 처음에 신분을 밝히지 않아 부회장님도 비서라고 얘기했던 것”이라는 이상한 변명을 내놓았습니다.

채 부회장은 또 가습기 살균제 판매에 있어서 책임이 없다는 투의 책임 회피성 발언을 해 논란이 되기도 했습니다.

채 부회장은 피해자와 통화에서 “1차적인 게 나라에서 (가습기메이트 판매를) 허가해 줬고, SK가 우리에게 (가습기메이트를) 넘겼고 우리는 그걸 모르고 팔았기에 1차 그게(책임이) 없다. 우리가 만든 게 아니다”고 말한 것입니다.

하지만 채 부회장의 말과는 달리 검찰은 애경산업이 가습기메이트 표시광고·제품 라벨·용기 선택을 SK케미칼과 함께 논의하고, 가습기메이트 원료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업체를 SK케미칼에 소개한 사실도 확인하는 등 애경산업이 가습기메이트 제조에 깊숙이 관여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가습기메이트는 클로로메틸이소티아졸리논(CMIT), 메틸이소티아졸리논(MIT) 등이 포함된 가습기살균제로, SK케미칼이 제조하고 애경산업에서 2001년부터 판매한 제품입니다. 환경단체에 따르면 가습기메이트 제품을 사용한 피해자 가운데 사망자는 39명으로 집계됐는데요. 옥시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사망자 수입니다.

채동석 부회장은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로부터 애경산업의 ‘조사 무마’ 목적 뇌물 제공 과정에서 관여했는지를 조사해 달라는 내용으로 고발도 됐습니다. 실제로 애경산업은 국회의원 보좌관 출신 브로커 Y씨에게 ‘가습기 살균제 사건 조사를 무마해 달라’는 취지의 부탁과 함께 6000만원의 뇌물을 건넨 혐의로 지난해 9월 1심 재판에서 징역 2년 실형을 선고 받았습니다.

특히 채동석 부회장의 차녀 채수경씨의 SNS 발언이 애경그룹 가습기 살균제로 불똥이 튀면서 곤욕을 치렀는데요. 지난 6월 뉴욕 인종차별 항의 집회에 참여했다며 “단 한 번도 폭력적인 광경은 보지 못했다. 방관자도 가해자라는 말이 있다”고 인스타그램에 올린 글이 문제가 됐습니다. 해당 게시물에 “방관자도 가해자. 애경그룹 가습기 사건에 대해서는 한마디라도 한 적 있느냐” “가습기 피해자들은 모른 척 방관하면서 다른 인종 아픔에만 공감하느냐” 등 비난성 댓글이 달린 것입니다. 채수경씨는 “피해자들이 보상받아야 마땅하다고 믿고 지지한다. 아버지와 대화도 해봤고 의견도 공유했지만, 부족하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용기 내서 공적으로 목소리 내지 못한 점 죄송하다”고 답변을 남긴 후 계정은 비공개로 전환됐습니다.

막내인 채승석 애경개발 전 사장은 재벌 2세들에게 유행처럼 번졌던 일명 ‘우유주사’로 불리는 ‘프로포폴’ 투약 혐의로 말썽을 빚었습니다. 채승석 전 사장이 프로포폴을 투약했다는 내용이 알려진 것은 지난해 12월 20일 서울중앙지검 강력부에서 수사하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부터입니다. 채 전 사장은 검찰 수사를 받던 그해 11월 사표를 냈습니다. 검찰이 재벌 2세들에게 프로포폴 투약의혹이 제기된 서울 청담동 한 성형외과를 수사하던 중 채 사장의 혐의를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채 전 사장은 2017년 9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약 100회에 걸쳐 프로포폴을 불법 투약한 혐의를 받았습니다. 또 불법 투약 사실을 은폐하기 위해 거짓 진료기록부를 작성하게 한 혐의도 있습니다. 채 전 사장은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위반 등 혐의로 지난 5월 27일 기소됐습니다. 지난 21일 열린 첫 공판에서 채 전 사장은 공소 사실에 대해 모두 인정했습니다.

앞서 2015년에는 채승석 전 사장의 ‘돈 세탁’ 의혹도 나왔습니다. 채 전 사장이 자신의 운전기사 통장을 통해 6년간 20억원을 입금했다가 현금화해 빼내는 수법을 이용한 것으로 알졌습니다.

한편 장영신 애경그룹 회장은 2000년 제16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새천년민주당 후보로 서울시 구로구 을 선거구에 출마해 당선됐으나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이듬해인 2001년 대법원에서 선거 무효 판결을 받으면서 의원직을 상실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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