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이라더니 일본해?… 하이트진로의 ‘두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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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이라더니 일본해?… 하이트진로의 ‘두 얼굴’
  • 김인수 기자
  • 승인 2020.05.04 11: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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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대표기업 자존심 걸고”… 일본해 깃발 달고 진로아메리카 통해 미국 누빈다
민족자본·토종기업 수식어 홍보로 수혜 받고… 전범기업 미쓰비시 계열 기린맥주 수입
국내 주류업체 빅3 가운데 유일하게 일본해·리앙쿠르암초 표기…역사의식은 어디에?
진로아메리카 위치지도
진로아메리카 위치지도

하이트진로가 국내 주류업체 빅3 중 유일하게 ‘동해’를 ‘일본해’로 ‘독도’를 ‘Liancourt Rocks’(리앙쿠르암초)로 표기해 논란이 예상됩니다.

특히 하이트진로는 ‘순수 토종 기업’이라고 홍보하면서 지난해 일었던 일본제품 불매운동의 수혜기업으로 우리나라 국민들로부터 큰 사랑을 받아온 터라 역사의식을 의심케 하는 이런 행태에 비난이 더욱 거셀 것으로 보입니다.

하이트진로는 지난해에도 하이트진로홀딩스와 서영이엔티가 일본해와 리앙쿠르암초로 표기된 위치정보 지도를 사용해 논란이 일자 지도를 수정한 바 있었는데요. 하지만 지적이 없었던 해외법인은 여전히 일본해와 리앙쿠르암초로 표기된 지도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지난해 지적이 있을 당시 자사의 웹사이트를 전면적으로 살펴보고 수정한 것이 아니라 지적이 있었던 것만 고치고 있어 그야말로 ‘눈가리고 아웅’하는 격이 아닌지 의심스러운 대목입니다.

본지가 4일 하이트진로의 해외법인 위치정보 사이트를 확인한 결과 ‘진로 재팬’ 웹사이트에 본사(진로 재팬)의 위치는 지도 확대보기가 안 되는 약도로 처리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진로 아메리카’는 자사제품의 판매처인 도매유통업체(32곳), 레스토랑 & 바(50곳), 시장 & 상점(50곳)은 영어로 Sea of Japan과 Liancourt Rocks로 표기하고 있었습니다.

반면 온라인 상점 중 spec's(주류 원스톱 상점)와 BevMo(주류 대형마트 형태의 와인샵)는 한글로 일본해와 리앙쿠르암초로 표기하고 있었으며, BinnY's(주류 소매업체)는 영어로 East Sea-Sea of Japan으로 병행 표기했으나, 독도는 아무리 지도를 크게 해도 독도 명칭은 없이 독도 지명만 영어로 표기하고 있더군요.

온라인 주류소매 업체인 BinnY's를 제외한 나머지 위치정보들은 지도를 크게 확대해야만 일본해와 동해가 병행(Sea of Japan(East Sea) 또는 일본해(동해) 표기 됐지만 독도는 여전히 리앙쿠르암초(Liancourt)로 표기하고 있었습니다.

진로아메리카의 일본해와 리앙쿠르암초 표기 지도
진로아메리카의 일본해와 리앙쿠르암초 표기 지도

리앙크루 암초는 1849년 독도를 처음 발견한 프랑스 포경선 리앙쿠르(Liancourt)호의 이름을 본 따 불렸던 데서 기인합니다. 문제는 리앙쿠르 암초는 일본이 독도를 다케시마로 표기하기 앞서 국제사회에 한·일간 중립적 명칭을 사용한다는 핑계로 퍼뜨린 용어라는 것입니다.

여기에 더해 독도와 일본 중 가장 가까이 있는 시마네현의 5개 부속섬인 ‘니시노시 섬’, ‘나카노시마 섬’, ‘지부리 섬’, ‘마츠시마 섬’, ‘도고지 섬’은 일본어와 영어로까지 병행 표기하는 친절함도 보이고 있었습니다. 시마네현은 독도를 자기네 땅이라고 우기면서 ‘다케시마(독도)의 날’을 제정해 행사까지 벌여 논란을 빚고 있는 지역이죠.

또 ‘서해’는 중국에서 부르는 명칭인 ‘황해’(Yellow Sea)로 표기하고 있었는데요. 황해는 중국이 황하(黃河)에서 유출되는 황색의 혼탁한 물질 때문에 바닷물이 누렇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서해가 올바른 표현인 것이죠.

해당 지도는 구글 지도 글로벌 사이트에서 서비스하는 지도를 구글 지도 한국 사이트로 바꾸지도 않고 그대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구글은 ‘글로벌 사이트’에서 일본해와 리앙크루암초 표기가 논란이 일자 2012년부터 ‘구글 지도 한국 사이트’(.co.kr/maps)에 동해와 독도로 표시되게끔 개정한 바 있는데, 하이트진로는 이를 무시하고 글로벌 사이트를 그대로 사용하고 있는 것입니다.

하이트진로 박문덕 회장은 홈페이지 인사말에서 ‘1924년 순수 민족자본으로 설립된 진로’, 또 연혁에서는 ‘1970년 순수 토종기업으로’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게다가 경영철학 중 ‘정통·대표성 계승’이라는 핵심가치에는 ‘하이트진로人은 리딩 기업의 자부심을 가지고 업무를 수행하며 대한민국 대표기업으로서의 자존심을 걸고 글로벌 경쟁에 임한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박문덕 회장이 밝히고 있듯이 하이트진로는 토종기업입니다. 그래서 지난해 아베 정권의 경제침략 당시 일본기업으로 오명을 받고 있는 롯데주류에 대한 반사이익을 봤던 기업입니다.

하지만 하이트진로는 그동안 민족자본과 토종기업이라는 이름으로 수혜를 보면서도 정작 이에 걸맞지 않는 행동으로 논란을 빚기도 했었는데요. 일제강점기 시대에 최악의 전범기업 중 하나인 미쓰비시그룹 계열사인 기린맥주를 수입하면서 대대적인 광고까지 했었습니다. 미쓰비시중공업은 2018년 우리나라 대법원으로부터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패했으나 배상에는 여전히 묵묵부답인 기업입니다. 특히 2016년에는 배우 송해교가 전범기업인 미쓰비시 자동차 광고 모델 제의를 거절해 큰 박수를 받았기도 했었죠.

여기에 세계 최대 소비지역인 미국에서는 일본해 깃발을 달고 누비고 있기까지 합니다.

앞에선 토종기업이라며 애국마케팅으로 수혜를 보면서 뒤에선 일본해와 전범기업 계열사 맥주를 수입해 판매하는 등 이중적인 얼굴을 보이며 대한민국 국민들을 우롱하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마저 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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