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포나루] ‘당일해고’하고 회식하는 신성통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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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포나루] ‘당일해고’하고 회식하는 신성통상
  • 김인수 기자
  • 승인 2020.04.13 17: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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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코로나19 확산으로 미국과 유럽 바이어들의 대규모 주문 취소와 베트남, 미얀마, 인도네시아 공장이 가동 중단한데 따른 어쩔 수 없는 인원감축이다.“

“(버스 대절 단체회식 논란과 관련) 격려 차원에서 회식을 가진 것이다.“

국내 SPA브랜드 탑텐을 운영하는 신성통상이 최근의 논란들과 관련해 내놓은 극과 극을 달리는 해명인데요.

앞부분은 지난 7일 수출본부 55명을 당일 해고해 비판여론이 들끓자 내놓은 해명이고, 뒷부분은 최근 한 언론을 통해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정부가 강도 높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권장하는 가운데 가진 버스 대절 단체회식이 논란이 일자 나온 해명입니다.

지난 7일 직장인 블라인드 앱에는 당일 해고로 피 말리는 긴장감 속에서 안절부절 못한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와 논란이 확산됐습니다. 문제는 당일 해고, 그것도 전화로 통보하면서 논란이 커졌는데요.

논란이 확산되자 신성통상 측은 구조조정 사실을 시인하면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베트남 등 공장가동 중단과 바이어들의 주문 취소에 따른 자구책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즉, 인력감축으로 매출 하락을 조금이나마 상쇄하자는 의도였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 신성통상의 실적은 좋았습니다. 매출은 전년대비 11% 늘어난 5722억원, 영업이익도 80% 증가한 395억원을 기록했는데요. 일본제품 불매운동에 따른 유니클로 매출 타격의 반사이익이었죠.

그런데 올해 코로나19 때문에 매출 감소를 핑계로 구조조정, 그것도 당일 전화로 해고 통보를 하자 직원들의 불안감은 커졌는데요.

이런 와중에 신성통상은 버스까지 대절해 단체회식을 가져 분노를 사고 있습니다. 그것도 정부에서 강력히 사회적 거리 두기를 권고하는 시점에 말입니다. 게다가 돈을 아끼기 위해 구조조정까지 하는 마당에 단체회식이라니….

이유도 어이가 없습니다. 주말 매출이 좋아서, 회장님 기분이 좋아서랍니다. 직원들은 반강제적으로 끌려갔다는 말도 나옵니다. 알려진 단체회식은 세차례입니다. 3월 30일과 4월 7일은 버스를 대절해 단체회식을 가졌고, 4월 3일에는 임원급 인원이 워커힐호텔에서 회식을 가진 것입니다. 특히 워커힐호텔 회식은 야외연회장에서 진행해 주민의 민원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번 회식 건에 대해 신성통상 측은 “격려 차원”이라고 설명합니다. 무엇을 격려했던 것일까요? 앞선 설명대로 주말 매출이 좋아서? 아니면 회장님 기분이 좋아서? 직원들은 당일 해고로 하루아침에 길바닥에 주저앉을까봐 불안에 떨고 있는데 뭐가 그렇게 격려를 할 게 있었을까요?

한편으로 이번 구구조정에는 염태순 회장의 둘째 사위가 관여했다는 직원들의 주장도 나왔습니다. 한 직원은 “이번 해외사업부 권고 사직 당시 ‘누구를 해고할 것이냐’에 대한 명단을 작성해 인사팀에 넘긴 장본인이 둘째 사위인 수출구매본부 이사”라고 주장했습니다.

신성통상은 대표적인 가족회사로 알려져 있는데요. 현재 신성통상에는 창업주인 염태순 회장과 동생인 염권준 부회장, 염 회장의 장녀 염혜영 부장, 차녀 염혜근 차장, 첫째 사위 에이션패션 박희찬 대표, 그리고 이번 구조조정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사고 있는 둘째사위와 외아들 염상원 과장 등 총 7명의 가족이 근무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히 외아들 염상원 과장은 올해 1월 입사한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직원들은 경영위기를 해고라는 명분으로 고통을 온몸으로 받고 있는데, 염태순 회장 일가는 직원들의 피눈물에 개의치 않는 모양새입니다.

회사는 오너일가가 세웠지만 직원들의 피땀이 없었다면 지금의 영광이 있었을까요? 신성통상은 애국마케팅으로 빛을 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모두가 힘든 코로나19 시국에 당일 해고에 단체회식 논란까지. 신성통상은 애국기업일까요,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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