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경제] ‘짝퉁 공장’ 중국의 ‘괄목상대(刮目相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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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경제] ‘짝퉁 공장’ 중국의 ‘괄목상대(刮目相對)’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0.01.10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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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경제] 각주구검(刻舟求劍). 강물에 빠뜨린 칼을 뱃전에 새겨 찾는다는 어리석고 융통성이 없음을 뜻하는 사자성어입니다. 경제는 타이밍입니다. 각주구검의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않게 경제 이슈마다 네 글자로 짚어봅니다.

7일(현지시간) CES 2020에 참석한 장석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2차관이 행사에 참가한 한 국내 중소기업의 제품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7일(현지시간) CES 2020에 참석한 장석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2차관이 행사에 참가한 한 국내 중소기업의 제품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선비라면 사흘을 떨어져 있다 만났을 땐 눈을 비비고 다시 대해야 할 정도로 달라져 있어야 하는 법입니다.(士別三日, 卽當刮目相對)”

중국 삼국시대 오나라 장군 여몽이 평소 자신을 경시했던 재상 노숙에게 한 말입니다. 이는 무술만 연마하고 학식이 없던 여몽이 당시 임금 손권의 당부에 열심히 학문을 갈고 닦은 자신감이었습니다.

‘괄목상대(刮目相對)’. 눈을 비비고 상대방을 대한다는 말로, 다른 사람의 학식이나 재주가 몰라볼 정도로 나아졌음을 뜻하는 말입니다. 우리 시간으로 내일(11일) 폐막하는 세계 최대 IT 전시회 CES 2020에서 중국의 ‘괄목상대’가 눈에 띕니다.

세계 디스플레이시장에서 중국에게 추격당한 우리 기업들이 ‘접는 화면’으로 주도권을 되찾는가 싶었는데, 중국 기업들이 CES에서 똑같은 제품들을 선보였습니다.

레노버에 합병된 모토롤라가 내놓은 접는 화면의 폴더폰, 옆으로 접었다 펼칠 수 있고 키보드가 없는 노트북, 위아래로 접는 건 물론 손목에 감을 수도 있는 스마트폰 등등.

세로형 TV. /사진=삼성전자
세로형 TV. /사진=삼성전자

삼성이 개발한 세로로 돌려보는 TV도 출시 8개월 만에 중국 제품이 등장했고, LG가 지난해 내놓은 화면을 말아 올리는 TV도 중국기업이 비슷한 기능을 구현해냈습니다. 이제 베끼는 수준을 넘어 기술의 격차를 추격하는 속도도 점점 빨라지고 있습니다.

한편 첨단기술의 해외유출 방지 전담조직인 국가정보원 산업기밀보호센터가 지난 10년간(2008~2018년) 적발한 국내 첨단기술 해외유출 사건 364건 중 절반 이상이 중국으로 유출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한국산업기술보호협회(KAITS) 회장을 맡고 있는 박희재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교수는 “기업 임직원이 회사 기밀을 USB 등에 담아 퇴직한 후 경쟁사에 가거나 창업해 활용하는 경우도 있다”라며 “산업기술 유출사건 중 80%가량이 전·현직 임직원에 의해 발생한다”라고 밝혔습니다.

우리 기업 인재들이 밤잠을 잊은 채 쌓은 공든 탑을 한순간에 앗아가는 기술유출. 눈을 비비고 다시 봐야겠습니다.

카카오프렌즈가 'CES 2020'에 참가해 차린 부스에 외국인 관람객이 모여 있다. /사진=카카오IX
카카오프렌즈가 'CES 2020'에 참가해 차린 부스에 외국인 관람객이 모여 있다. /사진=카카오I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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