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 끄는 낙하산? 출근 못한 윤종원 기업은행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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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 끄는 낙하산? 출근 못한 윤종원 기업은행장
  • 김인수 기자
  • 승인 2020.01.03 11: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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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책은행 중 유일하게 10년 동안 내부 출신 기록 ‘끝’
노조 “낙하산에 모피아”… 문 정권, 인사 원칙 깨졌나
윤종원 IBK기업은행장
윤종원 IBK기업은행장

신임 IBK기업은행장으로 임명된 윤종원 청와대 전 대통령실 경제수석비서관을 두고 안팎으로 시끄럽습니다. 적폐 논란까지 일며 험로가 예상됩니다.

가장 큰 논란의 핵심은 촛불혁명으로 탄생한 문재인 정권에서 이뤄진 ‘낙하산’이라는 것인데요. 촛불의 본질은 ‘적폐 청산’인데, 이를 퇴색시키는 ‘보은인사’를 했다는 것입니다.

기업은행장은 그간 10년 동안 내부 출신으로 채워졌습니다. 국책은행(산업·수출입·기업은행) 중 유일한 자랑이었죠. 하지만 이번에 그 기록이 깨진 것인데요.

기업은행은 1961년 설립 이후 정권 교체 때마다 낙하산 논란에 시달리다가 2010년 내부 출신 조준희 행장이 들어서면서 낙하산 고리를 끊었습니다. 이후 권선주·김도진 전 행장까지 3연속 내부 출신 행장을 배출했습니다.

그러다가 이번에 다시 관료 출신의 낙하산 논란이 일고 있는 것인데요.

게다가 신임 윤종원 행장은 금융 분야 경력이 전무하고 중소기업에 대해서 비전문가라는 것도 낙하산 인사라는 의구심을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윤 신임 행장은 서울대 경제학 학사, 미국 UCLA 경제학 박사를 받고 재정경제부 경제정책국 종합정책과장,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 대통령실 경제금융비서관, 국제통화기금(IMF) 상임이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사 등을 역임한 경제전문가로 평가 받고 있습니다.

금융권 경력이 없는 전통적인 관료입니다. 때문에 노조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히고 있는데요.

기업은행 노조는 “윤종원은 청와대 낙하산에 기획재정부 출신의 모피아이며 금융분야 관련 경력이 전무하다. 이는 은행을 모른다는 뜻”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또 “중소기업에 대해서도 비전문가이며, 문재인정부 경제정책 실패의 책임을 물어 경질된 인사”라고 비판했습니다.

김형선 기업은행 노조위원장은 “총선까지 윤 신임 행장의 출근 저지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도 했습니다.

이번 관료 출신의 낙하산 논란은 예전의 민주당 행보와도 어긋납니다.

민주당이 야당 시절인 2013년 12월 허경욱 전 기획재정부 차관을 기업은행장으로 내정하자 정무위 소속 민주당 의원 전원은 성명을 발표하고 “관치는 독극물이고 발암물질”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결국 박근혜 정부는 내부 출신이자 여성인 권선주 행장을 임명합니다.

인터넷에서도 “낙하산 아닌 적임자다” “적폐다” 등 찬성과 반대 의견이 엇갈리며 후끈 달아오르고 있습니다.

현 정부는 적폐청산을 사명으로 여기며 낙하산과 보은 인사를 강력하게 비판하며 원칙을 강조해 왔습니다. 능력이 있다면 내외부가 중요치 않지만 인사 원칙은 지켜야 한다는 것이 중론입니다.

윤종원 신임 행장은 3일 첫 출근을 시도했지만 노조의 반발에 부딪혀 발길을 돌려야 했습니다.

허권 금융산업노조위원장은 “낙하산 인사는 적폐 중 적폐”라며 자진사퇴를 촉구하자, 윤 행장은 ““함량미달 낙하산이 아니다”라고 맞서며 10분 만에 되돌아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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