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날 에너지를 충전한 6일 코스피 지수가 7천피를 넘어 ‘8천피’를 향해 씽씽 날아가는 가운데, 웃지 못하는 주식이 있다. 검은 머리 미국인 김범석이 창업, 뉴욕 주식시장에 상장한 ‘쿠팡’이다. 4년 3개월 만에 분기 기준 가장 큰 영업손실을 기록한 탓이다. 이에 따라 대한민국 주식시장에 상장한 ‘탈팡 수혜주’에도 투자자들의 눈길이 쏠린다.
쿠팡 모기업 쿠팡Inc가 이날(한국 시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연결 기준 쿠팡Inc의 1분기 매출은 85억4000만달러(12조4597억원, 분기 환율 1465.16원 기준), 영업손실은 2억4200만달러(3545억원)를 기록했다. 1년 전보다 매출은 8%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2337억원 흑자에서 적자로 전환한 것이다.
특히 이 같은 영업손실은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 6790억원의 절반을 웃도는 수준으로, 2021년 4분기(영업 적자 4800억, 당기순손실 5220억원) 이후 가장 큰 규모다. 사실상 ‘어닝 쇼크’ 직후 쿠팡 주가는 뉴욕증시 시간 외 거래에서 종가(주당 20.76달러)보다 5% 넘게 빠진 19달러 안팎에 거래되고 있다.
앞서 공정거래위원회가 쿠팡의 ‘동일인’으로 지정한 김범석 쿠팡Inc 의장은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개인정보 유출) 사고 발생 이후에도 대다수 기존 고객과 와우 회원은 이탈하지 않았다”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1분기 로켓배송 등 프로덕트커머스 부문 활성 고객 수는 2390만명으로, 석 달 새 70만명 감소했다. 이에 따라 국내 증시에서는 ‘탈팡 수혜주’가 주목된다.
탈팡 수혜주는 곧 ‘새벽 배송’ 관련주다. 지난 2월 대형마트와 기업형슈퍼마켓(SSM)의 영업제한 시간(0시~오전 10시) 내 온라인 배송을 허용하는 <유통산업발전법> 개정 소식이 전해지자, 이마트(139480)와 롯데쇼핑(023530), CJ대한통운(000120) 주가가 급등한 이유다. 이에 쿠팡의 실적 발표가 나온 날, 이들 종목의 주가 상승 기대는 컸다.
하지만 이들 세 종목은 코스피 지수 사상 최고치 경신에도 웃지 못했다. 이마트는 전 거래일보다 2.46%, 롯데쇼핑은 4.84%, CJ대한통운은 1.58% 하락 마감한 것이다. 이는 새벽·야간 배송 근로시간을 제한하는 입법이 추진되면서 그 비용이 결국 소비자에게 전가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 영향으로 보인다.
한국상품학회의 <택배 사회적 대화기구 합의의 소비자·소상공인 영향 분석>에 따르면, 야간 배송 시간제한에 따른 근무 시간 단축과 인력 충원 등을 고려할 때 택배 개당 ‘1061원의 수수료 인상’이 불가피한 것으로 추산됐다. 특히 “현재 논의가 택배기사에 한정돼 있지만, 물류센터·간선 운송 등 전체 공급망으로 규제가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라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여기에 대형마트의 부진이 깊어진 것도 원인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3월 백화점 매출은 1년 새 14.7% 늘었지만, 대형마트 매출은 15.2% 줄었다. IBK투자증권 남성현 연구원은 “사치재 채널 성장성은 견고해지고 필수 소비재는 하락하는 전형적인 K자 양극화 현상이 고착화하고 있다”라고 풀이했다. 탈팡 행렬에도 수혜주가 힘을 못 쓰는 이유다.
이날 ▲SKC ▲유안타증권 ▲드림시큐리티 ▲HB테크놀러지 ▲KBI메탈 ▲파워넷 ▲워트 ▲해성옵틱스 ▲루멘스 ▲젠큐릭스 ▲파인디앤씨 ▲한울앤제주 ▲뉴인텍 ▲케스피온은 상한가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KBI메탈은 4연상, 파워넷과 케스피온은 2연상을 달렸다.
양 주식시장은 희비가 갈렸다. 코스피 지수는 447.57p(6.45%) 급등한 7384.56으로 또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고, 코스닥은 3.57p(0.29%) 내린 1210.17로 장을 마감했다.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7.7원 내린 1455.1원에 거래를 마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