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활동이나 기업의 수익 활동에도 정도가 있는 것입니다. 아무리 돈이 최고라지만 함께 살아가야 할 공동체 안의 우리 이웃인데, 과유불급입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12일 SNS(X, 옛 트위터)에 “아직도 이런 원시적 약탈 금융이 버젓이 살아남아 서민들의 목줄을 죄고 있는 줄 몰랐다”라며 분노한 글의 일부분이다. 국내 대형 은행과 카드 회사들이 세운 배드뱅크(상록수)의 행태를 지적한 것인데, 은행주가 ‘8천피’를 향해 달리는 국내 주식시장 불장의 열기를 누리지 못하는 이유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날 이재명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민간 부실채권 처리회사(배드뱅크)인 ‘상록수’가 2000년대 초반 카드 사태 당시의 연체 채권을 여전히 추심하고 있다는 언론 보도를 거론했다. 상록수는 ▲신한카드(지분 30%) ▲하나은행(10%) ▲IBK기업은행(10%) ▲우리카드(10%) ▲KB국민은행(5.3%) ▲KB국민카드(4.7%)가 주요 주주이다.
특히 상록수는 ‘새도약기금’에 참여하지 않으면서, 최근 5년간 420억원가량의 배당을 챙겼다. 새도약기금은 상환 능력을 상실한 연체자를 돕기 위해 소액 연체 채권을 정리해 주는 정부 정책이다. 2002년 카드 사태 때 정부 세금으로 도움받았던 카드회사와 금융기관들이, 대통령의 표현대로 ‘원시적 약탈 금융’의 구태를 버리지 못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본질이 돈놀이이니 금융이 원래 좀 잔인하기는 한데, 그래도 정도가 있다”라며 해결 방안을 찾아보라고 지시했다. 이에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금융기관과의 자발적인 협약을 통해 새도약기금 참여를 독려하고 있으며, 앞으로 주주들을 별도로 접촉해 동의를 구해 보는 방법을 검토하겠다고 보고했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진 날, ‘KRX은행지수’는 오후 1시 41분 현재 전날보다 2.10%(33.51p) 빠진 1560.07을 기록하고 있다. KRX 은행지수는 코스피와 코스닥에 상장된 은행주 10종목으로 구성된 섹터지수다. 구체적으로 ▲하나금융지주 ▲KB금융 ▲BNK금융지주 ▲신한지주 ▲기업은행 ▲제주은행 ▲iM금융지주 ▲JB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카카오뱅크로 구성된다.
KRX은행지수는 이번 달 들어 전날까지(4~11일) 1.18% 하락(1612.64→1593.58p)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가 12.76% 급등(6936.99→7822.24p)한 것과 비교된다. 물론 은행종목이 부진한 이유는 중동발 지정학적 위험이 장기화하면서 신용 리스크 우려가 동시에 커진 탓이다. 하지만 신용의 가혹한 잣대로 고객의 신뢰를 얻지 못하면 투심도 외면하는 법이다.
한편, 1997년 외환위기 이후 투입된 공적자금의 누적 회수율은 72.6%로 집계됐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 공적자금 전체 투입액은 168조7000억, 회수액은 122조4000억원으로 집계됐다. 1998년 4.3%에서 출발한 공적자금 회수율은 2006년 50%를 넘은 뒤 최근 5년간 완만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들어 1분기 회수액은 1610억원이다. 지난 3월 말 예금보험기금채권상환기금이 보유한 서울보증보험 주식 5855만주 가운데 300만주를 시간 외 대량매매 방식으로 매각해 회수한 금액이다. 다만 여전히 국민의 혈세인 40조원 이상은 돌려받지 못한 상태다. 은행의 원시적 약탈 금융 행태가 더욱 화나는 이유다.
이날 ▲계양전기 ▲에이프로젠 ▲성문전자 ▲에이프로젠바이오로직스 ▲계양전기우 ▲성문전자우 ▲코스모로보틱스 ▲모베이스전자 ▲엑세스바이오 ▲TPC로보틱스 ▲네오이뮨텍 ▲피델릭스 ▲큐로홀딩스 ▲유디엠텍은 상한가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전날 따따블(공모가의 4배 상승)을 기록한 코스모로보틱스는 2연상을 달렸다. 또 계양전기 우선주는 3연상, 피델릭스와 큐로홀딩스도 2연상이다.
양 주식시장은 동반 하락했다. 코스피 지수는 179.09p(2.29%) 빠진 7643.15로 사상 최고치 행진을 멈췄고, 코스닥은 28.05p(2.32%) 내린 1179.29로 장을 마감했다.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7.5원 급등한 1489.9원에 거래를 마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