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6세 김익래의 ‘다우키움 경영 복귀’ 큰 그림은 ‘언론 장학생’? [조수연의 그래픽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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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세 김익래의 ‘다우키움 경영 복귀’ 큰 그림은 ‘언론 장학생’? [조수연의 그래픽저널]
  • 조수연 편집위원
  • 승인 2026.05.06 09: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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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SG증권 사태 당시 비난 쇄도 트라우마… 사내이사 유지, 지분 매수 시도 이어 ‘아군’ 만들기 의혹
76세 김익래의 ‘다우키움 경영 복귀’ 큰 그림은 ‘언론 장학생’? / 일러스트=조수연 편집위원
76세 김익래의 ‘다우키움 경영 복귀’ 큰 그림은 ‘언론 장학생’? / 일러스트=조수연 편집위원

2023년 SG증권발(發) 주가 폭락사태 당시 키움그룹의 지주 격인 다우데이타 주식을 김익래 전 회장은 140만주어치 팔아치워 605억원의 주식 매각 대금을 거머쥐었다. 그가 매도한 뒤 며칠 뒤인 같은 해 4월 24일 SG증권 창구에서는 8개 종목의 대량 매도 주문이 쏟아지며 다우데이타 주가는 하한가를 기록했다. 주식은 파는 사람이 있으면 사는 사람이 있다. 즉, 주식 매매에서 이익을 보는 사람이 있으면 손실을 보는 사람이 있다. 이를 제로섬 게임이라 하는데, 김익래 전 회장이 선매도한 주식을 매수한 사람은 그가 계속 보유했을 때 봤을 막대한 손실을 떠안았을 것이어서 시장의 비난이 쏟아졌다. 신기에 가까운 그의 선매도 솜씨는 당시 주식시장 관계자들의 의심을 사기에 충분했다.

비록 검찰의 불기소 처분을 받았지만, 본인의 그룹 주식을 매도해서 주가 폭락으로 이익을 챙긴 김익래 전 회장의 모습을 지켜본 언론은 경악했고 비판 기사를 쏟아냈다. 평생 승승장구해 온 김 전 회장은 이러한 비판에 곤욕을 치렀음에 틀림이 없다. 다만 한가지 긍정적 평가는 즉각 책임지겠다는 그의 태도였는데, 김익래 전 회장은 주식 매각 대금을 사회에 환원하고 경영에서 물러나겠다고 약속했다. 물론 검찰 수사에 대비하고 매몰차게 비판하는 언론을 잠재우는 효과를 도모했음은 당연해 보인다.

김익래 예강희망키움재단 설립자. /일러스트=조수연 편집위원
김익래 예강희망키움재단 설립자. /일러스트=조수연 편집위원

김익래 전 회장은 시간이 걸렸지만, 약속대로 사회 환원을 시작했다. 2023년 선매도 사건이 발생하고 2년여가 지난 시점인 지난해 6월 20일 예강희망키움재단(이하 예강재단)을 설립했다. 예강(霓岡)은 김 전 회장의 호로 한자 뜻풀이로는 ‘무지개가 뜨는 언덕’이다. ‘쌍무지개처럼 희망을 주고 기댈 언덕’이 되겠다며 ▲취약계층의 건강 격차 및 교육격차 해소, 정신건강 및 정서 안정 ▲재난 재해 및 공중보건 위기 시 긴급 지원을 목적 사업으로 한다고 명시했다.

자료 1. /출처=예강희망키움재단
자료 1. /출처=예강희망키움재단

그러나 사업 개시 약 10개월이 지난 지난달 20일, 예강재단은 애초 천명한 사업목적과 다소 어긋나는 뜻밖의 사업을 시작했다. 언론인을 꿈꾸는 대학생을 전문성과 공공성을 갖춘 미래 인재로 키운다며 ‘예강 저널리즘스쿨’ 프로그램을 개시한다고 공고했다. 그러면서 대상자는 취약계층으로 제한했다. 추측하건대 과거 선매도 사건 당시 김익래 전 회장은 과도한 공격을 받았다는 트라우마가 ‘전문성과 공공성’이 있는 언론인이 필요하다는 생각으로 발전했을 수 있다. 그러나 증권인으로 기본적 도의와 투자자 신뢰를 저버린 그의 처지에서 ‘전문성과 공공성’을 추구한다는 것은 설득력이 크게 떨어진다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

과거 삼성언론재단이 언론인의 해외연수 등 지원 사업을 실시한 적이 있으나 폐지했고, 한국언론진흥재단도 취약층 대학생 대상의 언론인 육성은 하지 않는 것으로 필자는 알고 있다. 특히 김익래 전 회장의 취약층 대학생 지원이라는 선한 의도와는 달리 어려운 처지의 그들을 ‘언론인’으로 육성하겠다는 생각은, 학비 지원을 미끼로 자기 생각에 동조하는 언론인을 키우려 한다는 오해를 사기에 충분하다.

자료 2. /출처=각 사 2025 사업보고서 참고하여 작성
자료 2. /출처=각 사 2025 사업보고서 참고하여 작성

다소 무리한 발상이라는 비판이 있을 수 있음에도 예강재단은 왜 언론인 육성에 나섰을까? 다우키움그룹은 장남 김동준 키움증권 이사회 의장이 그룹 지배구조 정점인 이머니 지분을 사실상 100% 지배하고 있어 승계는 완성한 모양새다. 이머니는 2003년 다우데이터에서 금융 부문이 분할해 지배구조 정점에 위치하게 됐는데, 김동준 의장은 자본금 8억3000만원(실제로는 45.18%인 약 3억7499만원)으로 2025년 기준 공정위 서열 49위 기업집단을 통치하고 있다. 다우데이터 기준으로도 자본금 191억5000만원(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63.26% 지분 기준 121억원)으로 자산 82조원 이상의 기업집단을 지배하는 놀라운 자본 효율성을 보여주고 있다. 지배구조 건전성에 대한 언론의 지원은 대부분 재벌이 갈증을 느끼는 부분이다.

또한 선매도 사건 이후 자진 경영 퇴진을 공언했던 김익래 전 회장은 회장직은 내려놨으나 경영 참여는 멈추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각 사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김 전 회장은 다우키움그룹의 지분도에서 린치핀인 다우데이터 사내이사를 계속 유지하고 있다. 최근에는 다우키움그룹 주요 기업 4사가 48.34% 지분을 가지고 있는 사람인을 지분율 8.39% 획득 목표로 공개매수를 시도했고, 김 전 회장 지분율은 6.26%포인트 증가한 9.65%로 공시했다. 김익래 전 회장은 사람인의 비상근 사내이사이다. 전반적인 상황이 그의 기업가로서 야망이 식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한다. 즉, 그의 경영 후퇴 약속은 지켜졌다고 보기 어렵다.

여기에 취약 계층 대학생을 언론인으로 육성한다는 발상은 손자병법의 군쟁편에 등장하는 전략을 연상시킨다. ‘그 까닭에 우회하여 이득으로서 적을 유인하라(故迂其途, 而誘之以利)’라는 전략이다. 이러한 전략을 감안하면 김익래 전 회장이 설립한 예강재단이 ‘전문성과 공공성’을 갖춘 언론인 육성에 나섰다는 소식은 심상치 않다. 76세의 나이로 산전수전 다겪었으나 언론 트라우마가 있을 노익장 기업가가 미래가 창창한 젊은 대학생들에게 어떤 모범을 보여줄지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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