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남도 차남도 미덥잖다? 코스맥스에 짙은 ‘서성석 회장의 수렴청정’ 그림자 [조수연의 그래픽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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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남도 차남도 미덥잖다? 코스맥스에 짙은 ‘서성석 회장의 수렴청정’ 그림자 [조수연의 그래픽저널]
  • 조수연 편집위원(뉴스웰경제연구소장)
  • 승인 2026.01.15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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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수 늦깎이 창업에 뒤늦게 승계 이슈… 이병만-병주 줄다리기 속 ‘모권’ 강화 주목
코스맥스 이경수 회장의 장남 이병만과 차남 이병주로의 승계 구도, 일단 서성석 회장의 수렴청정? /일러스트=조수연 편집위원
코스맥스 이경수 회장의 장남 이병만과 차남 이병주로의 승계 구도, 일단 서성석 회장의 수렴청정? /일러스트=조수연 편집위원

화장품업계 ODM(제조자 개발 생산) 세계 1위라는 코스맥스. 코스맥스를 창업하고 성공적으로 자리매김한 이경수 회장은 서울대학교 약학과 전공으로 제약회사에 입사했다가, 광고회사에서 광고 기획을 맡은 뒤 다시 제약사 마케팅 담당 임원을 지낸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다. 그러나 1946년생으로 46세라는 늦은 나이인 1992년에 창업했기에 최근 코스맥스의 승계 이슈가 급물살을 타고 있는 듯하다.

자료 1. /출처=코스맥스비티아이 분기보고서
자료 1. /출처=코스맥스비티아이 분기보고서

지난해 말 이경수 회장의 장남 이병만과 차남 이병주는 각각 코스맥스 부회장과 지주회사인 코스맥스비티아이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코스맥스그룹은 2014년 화장품을 전담하는 코스맥스와 비화장품 성장 사업을 전담하는 지주회사 코스맥스비티아이로 인적 분할했다. 코스맥스비티아이가 코스맥스 지분 27.23%를 보유해 최대 주주로 자리하고 있으며, 국민연금이 13.37%, 그리고 싱가포르 국부펀드와 정부가 합쳐 11.73%를 들고 있다. 기관 지분이 약 25%로 최대 주주 지분까지 53%를 확보, 주력 기업 코스맥스의 경영권은 안정적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코스맥스그룹 경영권을 쥐는 성패는 지주회사 코스맥스비티아이의 지배구조에 달려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통상 기업승계라고 하면 부모에서 자녀로 지분을 이동하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최근 관찰된 코스맥스비티아이의 지분 구조 변화는 이러한 상식과 비교할 때 아주 낯설다. 공시 자료에 따르면 장남 이병만은 19.95, 차남 이병주는 10.52%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다만, 지분 9.43%를 보유한 코스엠앤엠은 차남 이병주가 100% 지분을 보유한 회사로 파악되므로 이병주의 실질 지분은 장남과 동일한 19.95%이다. 1세대 경영자는 아직 2세대 승계권자를 결정하지 않았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게다가 공시 자료가 확인해 주는 지주회사의 지배주주는 이들의 모친인 서성석 회장이다.

자료 3. /출처=코스맥스 분기보고서
자료 3. /출처=코스맥스 분기보고서

공시 자료는 또한 경영권 변화에 대한 단서를 준다. 이경수 회장은 2020년 3월 코스맥스비티아이 대표이사 자리를 차남 이병주에게 넘긴 뒤 2023년 3월에는 지분을 정리하고, 부인 서성석이 지분 20.62%를 확보하며 최대 주주로 등장한다. 공시 자료에 따르면 이후 대표이사 자리는 장남과 차남 간에 줄다리기하는 모양새다. 필자 추측에 내부적으로 부부 회장 간에 두 자제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는 듯하다. 이는 곧 부부 회장 각각의 코스맥스의 비전에 대한 견해 차이를 보여준다고도 할 수 있겠다.

자료 4. /출처=코스맥스비티아이 주식 등의 대량 보유 상황보고서(2025.11.05.)
자료 4. /출처=코스맥스비티아이 주식 등의 대량 보유 상황보고서(2025.11.05.)

이러한 가운데 서성석 회장은 최근까지 지속적으로 보유 지분을 늘리고 있으며, 지난해 11월 5일 보유 지분은 22.61%까지 강화했다. 여러 가지 정황으로 미루어 무슨 일인지 코스맥스그룹의 승계 방향은 부-자 간 수직이 아니라 일단 부(夫)-부(婦) 간 수평으로 진행된 상황이다. 지난해 10월 기업가 전문지 <포춘코리아>와 인터뷰에 따르면 서성석 회장은 코스맥스그룹 창업부터 총무, 인사 등 내부 경영을 전담해 왔으며, 이경수 회장과의 부부 경영을 놓고 전형적인 코프리너십(Copreneurship)이라고 평가했다. 서성석 회장의 경영 참여를 정당화하는 첫 화점 포석으로 볼 수 있겠다.

자료 5. /출처=코스맥스 및 코스맥스 비티아이 분기보고서
자료 5. /출처=코스맥스 및 코스맥스 비티아이 분기보고서

현 상황은 두 아들을 지주회사와 주력 기업 대표이사로 내세우고, 지배주주인 서성석 회장은 두 회사에서 비등기 상근(실권은 있고, 책임은 피하는) 임원으로 그룹의 인력 관리(HR)를 전담하고 있다. 이경수 회장은 지배주주는 아니지만, 두 기업에서 그룹경영총괄을 맡았다. 기업 경영에 인사가 만사라는 격언은 아주 중요한 의미가 있다. 필자가 보기에 서성석 회장은 코스맥스와 코스맥스비티아이는 각각 두 자제와 외부인이 경쟁하는, 또는 경쟁하는 공동대표 체제를 만들어 독특한 견제형 경영 구조를 형성했다. 다른 기업에서 왕왕 볼 수 있는 2세 경영자에 의한 전횡의 폐단을 견제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그러나 지배주주이면서 인사권을 쥔 서성석 회장은 가급적 경영 일선에 드러나지는 않지만, 코스맥스그룹이 크게 주목받는 기업집단으로 자리매김한 만큼 그의 건전한 의도와는 달리 조선 왕조에서 여러 문제를 생성했던 ‘수렴청정’의 오해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은 각오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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