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월 27일 LG화학에서 2차전지 부문만 물적 분할해서 상장한 LG에너지솔루션(이하 LG엔솔)이 다시 자본시장에서 회자하고 있다. 최근 대통령이 중복상장 폐해를 지적하면서 ‘L자 들어간 주식은 안 산다’라는 말을 인용했기 때문이다. 과거 LG엔솔이 분할 상장할 당시 투자자를 배신했다는 여론에도 LG그룹은 쪼개기 상장을 밀어붙였다. 이 때문에 LG엔솔은 중복상장이 거론될 때면 단골로 등장하는 원조 중복상장 사례로 각인됐다.
이처럼 LG엔솔이 진앙인 ‘L자 주식’에 대한 대통령의 경고는 엉뚱한 웅덩이에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같은 ‘L자 주식’인 LS그룹이 에식스솔루션즈의 상장을 즉각 철회했고, HD현대로보틱스, SK에코플랜트 등도 중복상장 추진에 대한 악화한 분위기를 파악하며 노심초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최근 발표한 LG엔솔의 지난 실적이 화젯거리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2023 하반기 이후 전기차 캐즘(chasm, 일시적 수요 정체) ▲메탈가격 하락으로 인한 판매가 인하 ▲중국 2차전지 업체와의 글로벌 경쟁 심화 등 전반적 영업환경 악화가 지속됐으나, 적극적 설비 증설을 추진하며 고정비용이 증가했다. 특히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2022년 4분기 이후 처음으로 다시 적자 전환하고 말았다. 게다가 미국 첨단제조세액공제(AMPC)가 3328억원으로 이를 제외하면 지난 4분기 영업이익은 4548억원 적자다. 다만,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1조원을 돌파한 1조3461억원으로 전년 대비 133.9% 증가했다고 알렸는데, AMPC를 제외한 실제 영업이익은 기대에 미치지 못할 확률이 매우 높다.
이 같은 기업 자체 홍보와는 별개로 시장은 매우 엄격한 평가를 주가로 보여준다. LG엔솔의 주가 수익률은 지난 1년간 매우 처참하다. 약 1년인 52주 동안 KOSPI는 105%, 전기·전자 업종은 177% 상승했지만, LG엔솔은 약 18% 상승하는 데 그쳤다. LG엔솔 투자자는 동일 업종 투자자보다 약 160%의 수익률 격차를 보여 어마어마한 상대적 박탈감에 시달렸을 것임이 틀림없다.
이뿐만 아니라 LG엔솔에 대한 기업분석가의 평가도 후하지 않다. 가장 최근인 유진투자증권의 LG엔솔 보고서는 목표주가를 직전 58만원에서 41만원으로 29%나 하향 조정했다. LG엔솔의 올해 영업실적과 순이익 전망이 좋지 않다고 전망했기 때문이다. 이 보고서 예측대로 LG엔솔 주가는 41만원대에서 움직이고 있다. 원성이 쌓이면 저주가 된다는 속설이 있다. LG엔솔의 주가 부동 증상은 중복상장의 저주가 드리운 것인지 모르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