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경제 주체 가운데 가계 부문의 여윳돈이 1년 사이에 51조원 가까이 쪼그라든 것으로 나타났다.

4일 한국은행이 내놓은 <2023년 자금순환>(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부문 순자금 운용 규모는 41조4000억원으로 나타났다. 1년 전(39조9000억원)보다 1조5000억원 늘어난 것이다. ‘순자금 운용액’은 금융자산 거래액(자금 운용)에서 금융부채 거래액(자금조달)을 차감한 값으로, 빌린 돈을 제외하고 예금과 주식 등의 자산으로 굴린 여유자금을 뜻한다.

지난해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순자금 운용액은 158조2000억원으로, 1년 새 50조8000억원 감소했다. 2019년 92조5000억원 이후 4년 만에 최소치다.

같은 기간 자금조달 역시 74조5000억원에서 36조4000억원으로 축소됐다. 2009년 통계 편제 이후 가장 적은 수준이다. 주택자금 관련 대출 증가세에도, 대출금리 상승 등으로 가계 신용대출 및 소규모 개인사업자 대출 등 기타 대출이 줄어든 탓이다.

자금 운용은 194조7000억원으로, 1년 새 88조8000억원 감소했다. 여유자금 감소로 예치금 및 채권 운용 규모가 줄었고, 지분증권 및 투자 펀드 운용은 감소 전환했다. 부문별로 금융기관예치금은 128조8000억원으로 18조2000억원 감소했고, 채권은 25조5000억원으로 9조원 줄었다.

이경호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