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에 투자자가 꼭 피해야 할 ‘공통 실수 20가지’ [조수연의 그래픽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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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에 투자자가 꼭 피해야 할 ‘공통 실수 20가지’ [조수연의 그래픽저널]
  • 조수연 편집위원(공정한금융투자연구소장)
  • 승인 2023.12.01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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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적 이론에 근거한 합리적인 태도와 함께 개인별 최적의 맞춤 투자전략 필요
/일러스트=조수연 편집위원
/일러스트=조수연 편집위원

2019년 이후 해외금리 연계 DLF, 라임, 옵티머스 등 수많은 사모펀드의 불공정 판매 파동이 은행과 증권사, 자산운용사 등 제도권 금융회사 주도로 이어지며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히고 큰 손실을 당한 금융소비자가 속출했다. 이 와중에 성과급 잔치까지 벌여 신뢰가 땅에 떨어진 금융회사를 피해 직접투자를 하려 해도 CFD 등 투자자를 농락하는 주가 폭락 사태가 이어지며 증권시장 불공정 거래 상황도 만만치 않다. 설상가상 최근에는 은행권이 판매한 홍콩 H지수를 기초 자산으로 한 ELS가 대규모 손실 구간에 진입하는 등 어느 곳 하나 금융소비자가 안심할 투자처는 없어 보인다.

자료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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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부터 지금까지 투자 상품의 손실이 발생하면 투자자는 늘 같은 패턴의 사후 대처를 반복해 안타까움을 준다. 손실 위험 설명을 안 했다거나 고령 등으로 위험을 이해하기 어려웠다거나 하는 등 스스로 금융에 무지한 약자라는 주장으로 손실 보상률을 높이려고 노력한다. 금융소비자 편이라 주장하는 단체들도 주로 약자를 위한 금융 당국과 금융회사를 상대로 한 시위, 기획 소송을 주로 하고 있어 예나 지금이나 금융소비자 보호는 사전 예방보다 사후 손실 보상 프레임에 갇혀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2021년 3월 25일 이후부터 금융소비자 보호 환경이 달라졌다. 이날은 금융소비자보호에관한법률(이하 금소법)이 발효한 날이다.

금소법에는 금융소비자의 책무가 명시돼 있어, 금융에 대해 알려는 노력을 무시하면 법으로 보호받을 확률이 낮아진다. 최근 문제가 되기 시작한 시중 은행이 판매한 홍콩 H지수 ELS는 내년 상반기 중 8조원의 만기가 도래한다. 홍콩 H지수가 2021년 2월 고점에서 현재는 절반 수준인 6000포인트를 오르내리고 있어 특별한 상황 반전이 없는 이상 투자자의 손실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벌써 해당 금융상품 가입자가 동요하고 있고, 금융감독원은 대대적인 불완전 판매 조사를 벌일 예정이다. 그렇게 되지 않기를 바라지만 만일 손실이 발생한다면 홍콩 H지수 ELS는 금소법 잣대를 들이대는 대규모 불공정 판매의 시범 사례가 될 전망이다.

금소법은 금융회사의 상품 판매와 관련한 의무 사항을 구체화함은 물론, 상품을 올바르게 선택하고 필요한 지식과 정보를 습득하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금융소비자의 책무를 규정하고 있다. 대부분 금융소비자는 이러한 의무 발생을 모르고 있을 것이다. 마치 도로교통법을 무시하고 건널목을 지나는 것처럼 큰 사고가 나더라도 본인 책임 비율이 높아져 제대로 보호받기 어렵다는 이야기다. 큰일을 당하기 전에 소비자는 금융을 최소한 이해하고 알아둬야 할 것이다. 자기 보호를 위한 금융 행태는 무의식적 습관처럼 체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러한 관점에서 세계적인 투자 관련 기관이 소개하는 투자자의 공통적 실수에 귀 기울여 보자. 좋은 투자 습관을 만드는 출발점이 될 것이다.

자료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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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적 공인 투자 분석사 인증 단체인 CFA(Chartered Financial Analyst) 인스티튜트는 투자자가 공통으로 가장 많이 하는 20가지 실수를 소개하고 있다. 찬찬히 읽어보면 대부분 수긍이 가는 얘기이지만, 잘못된 버릇은 어려워서가 아니고 인간이기에 쉽게 고치기 어렵다. 그래서 반복적으로 읽고 점검해야 한다. 이 가운데 이해하기 어려운 항목을 몇 가지 해설해 본다.

자료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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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첫 번째 실수는 시장의 미래 성과는 아무도 알 수 없으므로 과도하게 기대하지 말아야 하며, 사람마다 인생 목표와 기대치(위험)도 다르므로 타인의 기대치를 자기 투자에 인용하는 것은 어리석다는 것이다. 네 번째 실수는 단기 투자 성과 지향은 잘못된 것이며, 다음은 단기적 투자 성과를 추구하는 투자자는 최신 유행하는 뉴스와 테마를 좇아 고점 추격 매수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여덟 번째 실수는 절세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투자 성과라는 점이다. 또 홍콩 H지수 ELS 사례처럼 위험을 모르고 또는 과도하게 부담하지 말라는 점을 열 번째 실수로 지적한다.

자료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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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세 번째 실수는 과거 수익 궤적을 좇아 새로운 투자를 하면 위험하다는 것이며, 열네 번째는 절묘한 매매 타이밍을 추구하는 투자보다는 장기투자가 성과 면에서 유리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아주 중요한 열다섯 번째 실수는 거래상대방인 금융회사나 금융상담사는 해당 상품에 대한 사전 조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어 열여섯 번째는 많은 투자자가 나쁜 금융상담사와 투자하는 우를 범하고 있으며, 열여덟 번째는 왕왕 투자가가 물가 상승을 고려하지 않은 명목 개념의 투자 성과를 중시한다는 것이다. 투자 성과는 꼭 실질 개념으로 점검해야 하는데 말이다. 끝으로 대부분 투자자는 미래를 알 수 없다고만 하지, 스스로 무엇을 할지는 얘기를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위기가 오는 것은 막을 수 없지만, 이에 대응해 현금 비중을 늘리는 등 포트폴리오 조정을 하는 것은 투자자의 몫이기 때문이다.

이 같은 20가지 투자자의 공통 실수를 네가티브에서 포지티브로 맥락을 전환해 CFA가 제안하는 이상적 투자 행위를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먼저 올바른 투자 행위는 개인의 인생 계획과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투자 목표를 설정하는 것에서 출발해야 한다. 목표 달성을 위해 감정을 배제한 생애 투자계획과 전략을 세워 분산투자를 통해 실천하고, 정기적으로 점검하며 계속 수정·보완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 과정에서 단기적인 이익 추구와 뇌동 매매를 지양하고, 물가와 세금 등 비용을 고려한 실질 개념의 투자 성과를 추구해야 한다. 또한 과도하지도 과소하지도 않은 적당한 수준의 위험을 부담하며 특히 금융 행위를 할 때 중요한 수단으로 금융상담가와 금융상품의 사전 조사를 잊지 말아야 한다.

결국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한 법률이나 CFA의 20가지 실수가 그리는 바람직한 투자자는 근본적으로 과학적 투자 이론에 근거한다. 즉, 합리적인 투자자는 자신의 투자 여건과 투자 성향(효용 함수)을 알고, 시장의 투자 기회를 파악하여 개인별로 만족하는 최적의 투자 방법을 선택한다. 이때 투자 방법은 위험과 기대수익에 의한 분산투자이다.

과학적 투자 이론은 금융상담과 상품 등 금융 산업의 수요와 공급 행태, 그리고 이를 규제하는 법 제도의 원리로 작용한다. 분산투자 이론, 자본시장가격(CAPM) 이론 등이 노벨상을 받고 과학적 투자 이론으로 불리는 이유다. 세상 이치가 언뜻 보면 무관해 보이는 것들이 내면에서는 단단한 연결 고리를 가지고 있다. 과학적 투자 이론은 금융소비자가 자신을 알고 금융 시장을 알고 긴 호흡으로 투자해야 한다는 태도를 전제조건으로 한다. 이 원리와 전제조건을 벗어나는 투자 행위는 모두 실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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