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 일가에 초저가 공급… 세아특수강에 ‘과징금 철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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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 일가에 초저가 공급… 세아특수강에 ‘과징금 철퇴’
  • 서중달 기자
  • 승인 2023.09.25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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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시정명령과 함께 검찰에 고발 조치
세아창원특수강 창원공장 전경. /사진=세아그룹
세아창원특수강 창원공장 전경. /사진=세아그룹

세아창원특수강이 총수 일가가 소유한 계열사 CTC에 저가에 물량을 공급한 부당내부거래 행위가 적발돼 수십억원의 과징금을 물고 검찰 조사를 받게 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기업집단 ‘세아’ 소속 ‘세아창원특수강’이 스테인리스 강관 재인발업체인 계열회사 CTC에게 원소재인 스테인리스 강관을 다른 고객사들에 비해 상당히 낮은 가격으로 판매한 부당내부거래 행위에 대하여 시정명령 및 과징금 32억원(잠정)을 부과하고 세아창원특수강을 고발하기로 결정했다고 25일 밝혔다.

세아창원특수강은 선재, 봉강, 강관 등 다양한 형태의 스테인리스 제품을 생산하는 회사이고, CTC는 세아창원특수강으로부터 원소재인 스테인리스 강관을 구매하여 이를 재인발(강관의 외경과 두께를 줄이기 위하여 작은 구멍을 통해 강관을 잡아당겨 가공)한 후 판매하는 회사이다.

세아는 특수강 제조·판매를 주된 사업으로 하는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으로, 2023년 기준 자산총액 11조7000억원, 계열회사 수 28개, 자산총액 기준으로 재계 42위이다. 고 이윤형 선대 회장의 아들인 이태성 세아홀딩스 사장이 지배하는 세아홀딩스 체제와 이태성의 삼촌인 이순형 세아그룹 회장이 지배하는 세아제강지주 체제로 나뉜다.

이태성 사장은 세아홀딩스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해 개인회사 HPP를 설립하고 CTC를 인수하게 했다. CTC를 통해 벌어들인 자금으로 HPP가 세아홀딩스 지분을 취득하게 하기 위해서다.

세아창원특수강은 CTC가 세아그룹에 편입되기 전부터 CTC에게 스테인리스 강관을 판매해 왔는데, 총수일가 이태성의 개인회사 HPP가 2015년 11월 CTC를 인수하자 이듬해 1월부터 2019년 6월까지 CTC의 수익 개선을 위해 자신이 공급하는 스테인리스 강관을 타 경쟁사 대비 상당히 낮은 가격으로 판매함으로써 CTC를 지원했다.

세아창원특수강은 CTC에게 상당히 유리한 물량할인 제도를 신설하고 이를 통해 CTC에게 최대 할인을 적용하는 방법으로 CTC에게 스테인리스 강관을 저가로 판매했다. 세아창원특수강은 CTC와 사전 협의를 통해 물량할인 제도를 설계했는데 CTC가 구매하는 품목만을 대상으로, 사실상 CTC만이 달성 가능한 물량 수준에서 이례적으로 높은 수준의 최대 할인구간을 설정했다.

정상 할인액인 kg당 400원보다 훨씬 낮은 kg당 1000원 할인을 적용, CTC에 제공된 할인은 세아창원특수강에겐 영업적자가 발생하는 수준이었다. 이로 인해 CTC가 계열회사로 편입되기 전인 2012~2015년에는 영업이익률이 20~30% 수준을 유지해 왔으나, 지원행위 직후인 2016년에는 영업이익률이 마이너스 5%로 급감했다.

세아창원특수강은 2016년 1분기부터 2019년 2분기까지 12회에 걸처 스테인리스 강관 저가 판매를 통해 CTC에게 26억5000만원의 과다한 경제상 이익을 얻었다. 이 같은 지원금액은 CTC 매출총이익 81억원의 32.6%, 영업이익 43억원의 61.3%에 이르는 등 CTC의 이익에서 큰 비중을 차지했다.

CTC는 타 경쟁사 대비 상당한 가격 경쟁력을 갖추게 되면서 매출액 규모가 크게 증가했다. 지원행위 이전인 2015년에 92억원이던 매출액은 2016년 153억, 2017년 263억원 등으로 크게 상승했고, 2018년부터는 업계 매출액 1위 사업자로 부상했다.

공정위는 “이번 조치는 물량 할인 제도라는 외형을 갖췄더라도 계열사 지원을 목적으로 설계·시행되는 등 그 자체가 합리성이 없는 것이라면 부당 내부거래에 해당할 수 있음을 확인한 것”이라며 “대기업집단 계열회사들이 특수관계인 개인회사를 지원함으로써 궁극적으로 특수관계인에게 부를 이전시키고, 특수관계인의 계열회사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시킨 행위를 적발 및 제재하였다는 데 의의가 있다”라고 밝혔다.

공정위는 세아특수강과 HPP에 각각 21억2200만원, 11억54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세아창원특수강을 검찰에 고발조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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