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 많은 ‘중흥건설·넷마블·세아’ 재무구조 평가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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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 많은 ‘중흥건설·넷마블·세아’ 재무구조 평가받는다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2.05.19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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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은행이 특별 관리하는 ‘주채무계열’ 편입… 평가 결과 미흡하면 구조조정 추진
대우건설 인수로 빚이 많이 늘어난 중흥건설이 채권은행의 재무고조 평가를 받는 기업집단에 포함됐다. /사진=뉴스웰DB
대우건설 인수로 빚이 많이 늘어난 중흥건설이 채권은행의 재무고조 평가를 받는 기업집단에 포함됐다. /사진=뉴스웰DB

“21위로 무려 26계단이나 뛰어올랐다.”

지난 2월 9일, 공정거래위원회 지정 대기업집단 순위가 나오자 모두가 놀랍니다. 대우건설의 새 주인이 된 중흥그룹이 47위에서 20위권 이내까지 넘보게 된 것입니다. 이는 2월 1일 현재 소속 계열사들의 공정자산(지난해 3분기 결산기준)을 합계해 매긴 순위입니다. 반면 대우건설은 중흥건설에 인수되며 공정위 지정 대기업집단에서 빠지게 됐습니다.

1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중흥건설과 넷마블, 세아 등 3개 기업집단(계열)이 ‘주채무계열’에 새로 편입됐습니다. 주채무계열이란 <은행업감독규정>에 따라 빚이 많은 계열을 주채권은행으로 하여금 통합 관리하게 하는 제도를 뜻합니다. 금감원은 해마다 32개 계열기업군을 주채무계열로 지정하는데, 이들 3개 집단이 지난해 진 빚이 많이 늘었다는 이야기입니다.

은행이 빚을 많이 진 기업집단에 빌려준 돈이 해마다 늘고 있다. /자료=금융감독원
은행이 빚을 많이 진 기업집단에 빌려준 돈이 해마다 늘고 있다. /자료=금융감독원

주채무계열 선정 기준은 전년 말 총차입금이 전전년도 명목 국내총생산(GDP)의 0.1% 이상이고, 전년 말 은행권 신용공여잔액이 전전년 말 전체 은행권 신용공여(포괄적 빚) 잔액의 0.075% 이상인 계열기업군입니다. 올해로 따지면 ‘지난해 말 총차입금이 1조9332억원 이상이면서, 은행권 신용공여액이 1조763억원 이상’입니다.

빚이 많은 이들 주채무계열 32곳은 계열사 간 지급보증을 통한 신규여신 취급이 불가능하게 되고 기존에 있던 지급보증도 해소해야 합니다. 또 채권은행으로부터 재무구조 평가를 받아야 합니다. 평가 결과 미흡한 계열은 부채를 줄이고 수익성을 높이는 재무구조개선 약정 등을 맺어 구조조정을 추진합니다.

이번 주채무계열에 편입된 3곳 가운데 넷마블과 세아는 인수합병(M&A) 등 투자 확대에 따른 총차입금이 늘어난 영향입니다. 중흥건설은 앞서 언급한 대로 대우건설 인수가 가장 큰 영향을 끼쳤습니다. 반면 중흥건설에 인수된 대우건설은 주채무계열에서 빠졌습니다. 해운업 실적 호조로 빌린 돈을 많이 갚은 HMM과 장금상선도 신용공여가 줄어 제외됐습니다.

중흥건설과 넷마블, 세아 등 3개 기업집단(계열)이 ‘주채무계열’에 새로 편입됐다. /자료=금융감독원
중흥건설과 넷마블, 세아 등 3개 기업집단(계열)이 ‘주채무계열’에 새로 편입됐다. /자료=금융감독원

총차입금 기준으로 빚이 많은 상위 5대 주채무계열은 현대자동차, SK, 삼성, 롯데, LG 순이었습니다. 1년 사이에 SK가 삼성보다 빚이 더 늘어난 것입니다. 전체 32개 주채무계열의 주채권은행은 모두 6개로, ▲우리은행(10개) ▲KDB산업은행(8개) ▲하나은행(6개) ▲신한은행(5개) ▲국민은행(2개) ▲SC제일은행(1개) 순입니다.

이들을 포함한 전체 은행권의 지난해 말 기준 신용공여액은 모두 277조1000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1년 사이에 빌려준 돈이 21조2000억원(8.3%) 더 늘어난 것입니다. 여기에 회사채, 기업어음(CP) 등 시장성 차입까지 더한 총차입금은 546조3000억원이었습니다. 전년보다 25조2000억원(4.8%)이 증가했습니다.

현대자동차가 지난해에 이어 빚이 가장 많은 주채무계열로 지정됐다. /사진=현대자동차그룹
현대자동차가 지난해에 이어 빚이 가장 많은 주채무계열로 지정됐다. /사진=현대자동차그룹

금감원은 앞으로 주채권은행의 재무구조 평가 때 정성평가에서 재무제표에 반영되지 않은 ‘잠재 리스크’를 충분히 반영하는 등 엄정한 평가가 이뤄지도록 유도한다는 계획입니다. 경영진의 위법행위 및 사회적 물의 야기, 공정거래법 위반 및 분식회계, 우발채무 위험 등도 재무구조 평가 때 꼼꼼하게 챙겨본다는 이야기입니다.

금감원 관계자는 “재무구조 평가 결과가 부채비율 구간별 기준점수 미만인 계열은 재무구조개선약정을 체결하고, 기준점수의 110% 미만인 계열은 정보제공약정을 체결한다”라고 말했습니다. 최근 은행의 잇단 횡령 사고로 금융감독 당국도 여론의 비난에서 자유스럽지 못합니다. 건강한 투자환경을 위해 제대로 된 평가와 감독이 필요한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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