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투증권 김남구 회장, 수백억 말아먹고 ‘푼돈’에 쩔쩔맸다? [조수연의 그래픽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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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투증권 김남구 회장, 수백억 말아먹고 ‘푼돈’에 쩔쩔맸다? [조수연의 그래픽저널]
  • 조수연 편집위원(공정한금융투자연구소장)
  • 승인 2023.07.21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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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금융 파트너 핀테크 기업, ‘공짜’로 부리고 기술탈취 의혹… “공정위, 철저히 조사하라”
/일러스트=조수연 편집위원
/일러스트=조수연 편집위원

지난 5일 금융당국이 발표한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 개선 방안’은 은행권 경쟁 촉진 및 구조개선이 중점 내용이다. 그 추진 방안의 하나가 금융위원회의 금융혁신지원특별법에 따른 ‘혁신 금융서비스’이다. 금융위는 금융회사만 수행하던 핵심 금융서비스를 핀테크 기업이 위탁받아 직접 수행할 수 있는 지정대리인 제도를 2018년 5월부터 핵심사업으로 운영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 핀테크 기업의 간곡한 내용이 담긴 공정거래위원회 신고가 혁신금융서비스를 무력화할 우려가 있어 주목된다.

그 주인공은 김남구 회장이 경영하는 국내 최대 증권계열 한국투자금융지주의 자회사 한국투자증권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3월 말 기준 총자산 71조원으로, 국내 증권사 가운데 2위 규모이며 한국투자신탁을 모태로 한국 자본시장 역사와 노정을 같이하는 금융회사다. 또한 올해 1분기 금융지주 순이익 3010억원의 87%를 담당하는 한국투자금융지주 그룹사 내 절대적 위상을 가진 증권사다. 그만큼 한국투자증권의 행태와 평판은 한국투자금융지주, 나아가 한국 자본시장 이미지에 직접적 영향을 준다. 그런데 한국투자증권의 평판에 악영향을 줄 불공정행위가 한 핀테크 기업에 의해 공정위에 신고됐고,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이에 대해 철저한 조사를 촉구했다.

/자료=금융위원회
/자료=금융위원회

주요 내용은 이렇다. 금융위는 2021년 12월 17일 핀테크 기업 ‘인덱스마인’을 지정대리인으로 선정했는데, 그 협업금융회사가 한국투자증권이었다. 한국투자증권 증권계좌를 인덱스마인이 운영하는 플랫폼과 연동하고, 이 플랫폼에서 예탁금 또는 포인트를 활용하여 주식 매매거래를 하는 웹 기반 트레이딩 시스템이 혁신금융으로 인정받았다.

/자료=인덱스마인 홈페이지
/자료=인덱스마인 홈페이지

2021년 11월 25일 언론 보도에는 금융투자 옴니채널이라는 설명과 함께 한국투자증권과 공동 운영하는 ‘어니언’이라는 앱을 소개하고 있다. 어니언은 영어 earning과 on의 합성어로 ‘수익을 키우자’라는 의미라는데, 어니언 앱에서 인덱스마인이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하고 거래는 한국투자증권 계좌로 연결한다. 그러나 금융당국이 혁신금융으로 지정할 만큼 전도양양할 것 같던 인덱스마인과 한투증권의 협업 프로젝트는 불과 1년 만에 깨지고 말았다.

/자료=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자료=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인덱스마인의 신고 내용 따르면 2020년 4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2년 6개월간 금융당국 업무규정에 따라 한국투자증권과 업무제휴 및 위탁계약 업무를 체결하고 이행했으나, 2년 3개월간은 무보수로 일했다. 한투증권은 나머지 6개월도 무보수에 가까운 1800만원 만 지급했다며 인덱스마인은 관련 증거들을 공개했다. 인덱스마인은 한투증권에 배타적 용역 제공을 위해 발생한 지출과 비용이 최소 12억원을 넘었다고 한다. 또 한국투자증권은 계약을 일방적으로 해지했으며, 인덱스마인이 제시한 기술 요소와 아이디어를 포함한 웹트레이딩 서비스를 카카오 뱅크에 탑재해 기술을 탈취한 혐의도 주장했다. 인덱스마인은 이 같은 내용의 불공정거래행위를 조사해달라고 지난달 공정위에 신고했다. 이에 경실련은 공정위의 철저한 조사를 촉구했다.

공정위가 조사에 나서야 불공정 여부가 확정될 것이므로 법적 다툼은 앞으로 진행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이다. 그러나 한국투자증권의 증권업계 위상을 감안할 때 이러한 IT 용역 행태는 관행 여부를 떠나 핀테크 기업의 증권사 또는 금융사와의 협업을 위축시킬 것이 틀림없다. 더 나아가 한국투자증권의 이러한 행태는 금융당국이 의욕적으로 추진하는 혁신금융을 통한 은행 경쟁 촉진 계획에 차질을 줄 수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치근 미래에셋 계열 멀티에셋자산운용의 홍콩 부동산에 400억원을 투자했다가 90% 상각으로 대규모 투자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비해 인덱스마인이 못 받았다고 호소하는 용역 비용은 불과 12억원이어서 씁쓸하다. 참고로 한투증권 2022 회계연도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4000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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