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플러로 사라진 13.5조, 현대차 vs 애플 누구 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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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플러로 사라진 13.5조, 현대차 vs 애플 누구 책임?
  • 이광희 기자
  • 승인 2021.02.08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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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협력 중단’ 공시에 투자자 “멘붕”… 현대차 임원 14명은 ‘자사주’ 고점에 팔아치워
애플과 자율주행 전기차 협력 중단 소식에 현대차그룹 주요 5개 기업의 시가총액이 하루 새 13조5000억원이나 연기처럼 증발했다. /사진=현대자동차그룹
애플과 자율주행 전기차 협력 중단 소식에 현대차그룹 주요 5개 기업의 시가총액이 하루 새 13조5000억원이나 연기처럼 증발했다. /사진=현대자동차그룹

“자율주행차량 개발에 대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지 않다.”

이 한마디에 하루 새 13조5000억원이 현대자동차 배기구로 사라졌습니다. 글로벌 IT 공룡기업인 애플과의 ‘전기자동차 맞손’에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던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오늘(8일) 공시를 내놨습니다. 두 그룹 간의 협력설이 모락모락 연기처럼 나온 지 딱 한 달 만입니다. 주식 투자자들은 들끓었고 시장은 길 잃은 ‘투심’을 정확히 반영했습니다.

현대차그룹주 투자자들이 멘붕에 빠지며 코스피지수마저 3100선을 허무하게 내줬습니다. 8일 현대차그룹과 애플의 자율주행 전기차 협력이 중단됐다는 소식이 여의도를 강타한 것입니다. 이날 현대차(005380)는 1만5500원(6.21%) 하락한 23만4000원, 기아차는 이보다 2배가 넘는 14.98%(1만5200원)가 썰물처럼 빠지며 8만6300원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이밖에 현대모비스(012330)와 현대위아(011210), 현대글로비스(086280)도 각각 8.65, 11.90, 9.50% 빠졌습니다. 앞선 공시로 이들 5개 기업의 시가총액만 하루에 13조5000억원이 날아간 것입니다. 그동안 애플카 개발 시 수혜를 입을 것이란 기대에 부풀었던 관련 부품주도 동반 추락했습니다.

현대자동차 최근 한달간 주가 추이. /자료=한국거래소
현대자동차 최근 한달간 주가 추이. /자료=한국거래소
현대차그룹과 관련 부품주 8일 종가.
현대차그룹과 관련 부품주 8일 종가.

구영테크(053270)를 비롯, 화승알앤에이(013520) 모베이스전자(012860), 상신브레이크(041650)는 이날 각각 17.50, 12.42, 9.71, 11.90% 급락했습니다. 코스피지수도 29.39p(0.94%) 하락한 3091.24에 장을 마감했습니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에 대해 “애플카 관련 논란 속 자동차 업종이 급락했고, 반도체 업종마저 부진하자 낙폭을 확대했다”라고 풀이했습니다.

이날 주가 폭락에 현대차그룹주를 매수한 개인 투자자들은 분노를 터뜨리고 있습니다. 애초 지난번 공시에 ‘자율주행 전기차 사업 관련 다수의 해외 기업들과 협업을 검토하고 있으나 아직 결정된 바가 없다’라고 언급하면서 마치 애플과의 협상도 진행 중인 것처럼 얘기하더니, 이제 와서 애플과 협의를 진행하지 않고 있다고 딱 잘라 부인했기 때문입니다.

이번 협력이 깨진 이유에 대해 미국 CNBC는 일본 투자은행인 다이와캐피털마켓 책임자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습니다. 정성엽이라는 이름의 책임자는 “협력과 관련한 정보가 중간에 새어나간 것 때문에 애플이 불편해진 것 같다”라며 “현대나 기아 관점에서 보면 이해 충돌의 소지가 있다”라고 분석했습니다. 그러면서 “끝이 아닌 잠정적인 협상 중단일 수 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현대자동차의 아이오닉 브랜드 제품 라인업 렌더링 이미지. 맨 오른쪽이 전기차인 '아이오닉5'. /사진=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의 아이오닉 브랜드 제품 라인업 렌더링 이미지. 맨 오른쪽이 전기차인 '아이오닉5'. /사진=현대자동차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누리꾼들은 현대차 주가 거품에 대해 갑론을박하고 있습니다. 현대차와 애플의 협의 중단에는 오히려 잘된 일이라며 잘못된 보도와 주가조작에 대한 책임을 강화하는 관련법도 만들자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주가 올리려고 설친 조동아리 덕분에 떡락시키는 클라스 오지네요” “현대가 입을 가볍게 놀린 대가네. 보안을 최우선으로 삼은 애플이라는데 나 같아도 현대차는 팽이다” “지금부터 기아차 만원으로 떨어질까.. 옛날에 기아 만원에 샀는데” “현대차 노조가 하는 짓거리를 보면 주가도 지나치게 고평가된 거 같다” “이 공시로 몇 달 만에 몇십조 오른 거 먼저 말해야 상도덕 아니냐” “오른 게 얼만데? 더 떨어져야 됨”.

“안하는 게 현기도 좋은 일이다. 지금같이 차 개판으로 만들고 애플이랑 소송 붙으면 골로 간다 주제 파악 좀 하고 지금 생산하는 차들 품질이나 올려라” “현대가 수소 전기차는 선도한다. 기술 핵심은 똑똑한 우리나라 두뇌가 있음.~~~ 언론플레이 하는 애플.. 일본에도 찔러본다지.. 애플도 기술은 다 됐나보다” “현대차는 애플 없어도 이미 세계 5위다 . 4분기 실적을 한번 봐라” “애플과 자율주행차 협의를 하고 있지 않다 애시당초 말 나왔던 게 전기차 플랫폼만 납품한다고 했었는데 교묘하게 위장전술로 전기차 말은 빼고 발표하고 계속 협의 중일 듯”.

“ㅉㅉㅉ 현대차그룹 차로도 국민 등치고 또 주식으로도 국민 등치는구나. 기업 간의 미확인된 소식을 기사화를 장시간 방치하는 등 탈법적인 행태를 보이며 내부정보를 아는 관계인은 주식을 매도하는 등 주가조작이 아닌가 의심된다고 하고 싶다! 금융당국은 철저히 조사하고 이런 일이 없도록 법을 정비하고 또 찌라시로 인한 기업 간의 중요한 협력의 성패가 바뀌는 듯한 행태가 생기지 않도록 보안관련 법을 기업과 보도하는 측의 책임도 물을 수 있도록 하라”.

지난해 3월 코로나로 현대차 주가가 떨어질 당시 정의선 수석회장(사진)과 함께 자사주 매입에 나섰던 임원 가운데 14명이 주가가 고공행진하던 지난달 대거 처분한 사실이 알려져 공분을 사고 있다. /사진=현대차그룹
지난해 3월 코로나로 현대차 주가가 떨어질 당시 정의선 수석회장(사진)과 함께 자사주 매입에 나섰던 임원 가운데 14명이 주가가 고공행진하던 지난달 대거 처분한 사실이 알려져 공분을 사고 있다. /사진=현대차그룹

한편 현대차 임원들은 현대차 주가가 고공행진 중이던 지난달 중순 보유주식을 대거 처분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오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차 임원 14명은 지난달 6일부터 이날까지 보유하고 있던 자사주 3537주(우선주 포함)를 팔아치웠습니다. 매도 규모는 약 8억6122만7000원으로, 평균 매도단가는 약 24만7200원(우선주 제외)이었습니다.

앞서 지난해 3월 코로나로 현대차 주가가 떨어질 당시 정의선 수석회장과 임원 200여명은 자사주 매입에 나섰습니다. 당시 현대차 주가가 6만8900원(지난해 3월 23일)이었으니 지난달 주식을 처분한 임원들은 3배 가까이 차익을 챙긴 셈입니다. 지난 한달 간 현대차와 기아차 주식 1조7000억원을 사들인 동학개미들의 ‘피눈물’인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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